이 세상에는 야만만 어둠 속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야만이 흔하지 않아 뉴스가 되고 짐승이 거리를 휘저으며 여기저기 흘린 침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아 기억에 남을 뿐입니다. 제 멋에 겨워 깔롱지며 돌아다니는 짓이 우스꽝스럽지만 누구도 입이 더러워질까 말을 하지 않을 뿐입니다. 평범한 시민은 그들을 피합니다. 젊은 시절 응징이 답이라고 느끼며 태권도를 배웠던 치기는 사라졌습니다. 그들을 무시하는 방법은 들을 말을 듣고 아름다운 것을 보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습니다. 시인이 갈무리하여 들려주는 말이 '유언'이란 시입니다. 어둠 속에 둘 시가 아니라고 믿습니다.
유언
“구하고 난 나중에 나갈게.
우리 승무원은 마지막이야.”
-故 박지영 승무원
“빨리 여기서 빠져나가.”
-故 남윤철 단원고 교사
“내 구명조끼 니가 입어.”
-故 정차웅 단원고 학생
“지금 빨리 아이들 구하러 가야 되니
길게 통화 못해. 끊어.”
-故 양대홍 사무장
“걱정하지 마.
니네들 먼저 나가고 선생님 나갈게.”
-故 최혜정 단원고 교사
‘세월호 사건’에 대해 여러 번
시 청탁을 받았지만 결국 쓰지 못했다.
이 이상의 시를 어떻게 쓰겠는가.
눈물이 마음에 쓴 녹을 닦아냅니다. 소금물은 녹을 더 쉽게 만든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유언을 듣고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시인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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