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 김태형 지음. 갈매나무 간행 4

무주이장 2023. 12. 27. 09:42

행복을 좌우하는 몇 가지 조건들 1

 

 저자는 행복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고 주관적 심리에 달린 것도 아니라면서 행복은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객관적인 조건이 구비되어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고 주장합니다. 그가 제시하는 조건을 보겠습니다.

 

 첫째, 생존의 권리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사회적 존재로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고 합니다. 생존의 권리가 보장되는가 그렇지 않은가는 사회가 어떠한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쉽게 이해가 가시지요? 부연하면 개인의 생존을 국가가 책임지는 사회는 생존 불안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사람들 사이가 화목하답니다. 그 예의 한 가지로 정부가 적절한 과세 제도로 부의 재분배 기능을 잘하면 된다는 설명입니다. 또한 불평등한 인간관계는 갈등과 불화의 근본 원인입니다. 상대적으로 평등한 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이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생존불안에서 해방되면 삶의 질이 올라가기 때문에 행복에 크게 기여합니다. 그러나 국가가 모든 국민의 생존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행복의 충분조건이 아니라 필수 조건입니다. 책에서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면서 특히 조심할 지점이 저자의 필요조건을 충분조건으로 오해하지 않는 것입니다.

 

 둘째는 즐거운 노동입니다. 노동은 한 사람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또한 자신의 가치를 판단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이 밖에도 사회관계나 삶의 의미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처럼 노동이나 직업은 자기 정체성, 자신의 가치에 대한 판단, 사회관계, 삶의 의미 등을 좌우함으로써 행복에 영향을 미칩니다. 자신의 노동을 소명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행복하다고 합니다. 다음으로 건강한 인간관계 속에서 노동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더 행복합니다. 그러나 노동이나 직업을 소명으로 여기는 것이나 직장에서 맺는 인간관계가 마음먹기에만 달려 있을까요? 여러분의 경험은 답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김 소장은 노동을 소명으로 여길 수 있으려면 마음먹기가 아니라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우리는 직업 선택을 할 때, 제일 먼저 돈을 생각합니다. 저임금의 노동은 사람의 가치마저 평가절하하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직업 선택의 자유란 최소한 돈을 목적으로 직업을 선택하지 않고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합니다. 그러려면 최소한 어떤 직업을 선택해도 생존 불안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임금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북유럽 사람들은 어떤 직업이라도 생존 불안에서 벗어난다고 예를 듭니다. 정말 이런 사회가 있을까요? 저는 과문하여 김 소장의 설명 외에는 들은 적이 없습니다. 신기한 사회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북유럽은 세금을 절반이상 떼 간다는 말은 너무 자주 들었습니다. 나쁜 나라라는 이미지가 지워지지 않습니다.

 

 노동과정에서 맺게 되는 인간관계 역시 기본적으로 개인이 마음먹기에 따라 혹은 개인적인 노력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 같은 다층적 위계사회(풍요-불안 사회에서 설명을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에서는 필연적으로 인간관계가 몹시 나빠지고 만인을 학대하는 현상이 일반화된다고 합니다.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그것도 신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만성적인 경제위기와 높은 실업률로 인해 직업 선택이 사치스러운 말이 된 지 오래이지요? 저자의 설명을 이어갑니다.

예스24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