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들의 주장은 구체적입니다. 비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토론 프로그램을 보거나 자신의 주장을 펴는 책을 읽으면 표현이 두리뭉실하거나 주장이 모호한 경우를 보게 됩니다. 상대방의 주장을 경청하여 주장의 핵심을 이해하고 그 주장의 모순되는 부분이나 결함이 있는 부분에 대한 비판을 하는 과정은 고수일수록 정확합니다. 이런 경우 우리는 그 토론의 주제가 정치이든, 문명이든 철학이든 세상사이든 가리지 않고 재미를 느끼고 빠져들게 됩니다.
제가 행복하다고 느낄 때, 삶의 객관적 행복 조건을 충족한 것일까요? 아니면 주관적 만족감을 제 기준에 맞춰 느끼는 것일까요? 행복이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의 연구대상이라면 나름의 과학적 논거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부분의 토론이나 주장은 과학적이어야 하고, 당연히 비판과 분석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자신의 주장이 분명하고 비판이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기준을 적용해야 합니다. 이런 주장을 읽고 들으며 제가 추구하는 행복에 조금 더 다가가려고 합니다. 좋은 책은 인생을 바꾼다고 합니다. 책을 읽는 이유는 지식을 습득하고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바꾸어 행복하려는 제 나름의 노력입니다. 김태형 소장의 이 책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느낌적이었던 심리학의 한계를 확인하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행복 열풍 출현 이유
사람은 행복을 추구합니다. 누구나 그렇습니다. 세상은 행복 열풍에 휩싸였다고 김 소장은 봅니다. 행복해서 행복 열풍에 갇힌 것이 아니라 행복하지 않아서 열풍을 만든 것이라며 안타까워합니다.
“우리는 과거보다 더 많은 물건과 부를 소유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우울하고, 더 폭력적이며, 더 자살 지향적이고,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영국 행복학자 홀든 Robert Holden, 1950년대 이후 발표된 500여 편의 심리학 연구를 검토한 뒤 내린 결론)
한국이라고 다를 게 없다고 합니다. 우울증 환자가 급증한 현상이나 정신질환자의 지속적이고 빠른 증가세가 이를 뚜렷이 보여준다고 합니다.
행복 열풍은 21세기를 전후해 이른바 힐링산업과 행복산업이 등장하면서 시작됩니다. 이런 산업의 발생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합니다. 자본가 계급이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이 악화되고 불행해져 정상적으로 일을 할 수 없어지자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된 자본가계급과 정부가 이 산업을 발전시켰다는 하나와 비록 사회의 꼭대기 층에 살고 있지만, 행복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인 자본가 계급 역시 행복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두 개입니다. 결코 노동자들의 정신건강을 진심으로 걱정한 결과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김 소장은 오늘날 행복은 자본가들에게 포획되어 새로운 이윤 창출 수단으로 전락했고, 개인 간 경쟁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오늘날 사람들은 행복하지 않다. 그렇지만 행복 경쟁으로 인해 사회로부터 행복해져야만 하고 불행한 티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는다며 물론 행복 열풍과 행복산업에는 어느 정도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그러나 행복 열풍과 행복산업이 사람들을 더 불행하게 만드는 풍요-불화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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