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중독사회. 김태형 지음. 한겨레출판 간행 3
존중받으려면 돈을 벌어야 해
과시 욕구와 소비 욕구가 합쳐진 결과인 과시적 소비는 위계 경쟁의 중요한 수단이라고 합니다. 어떤 이들은 과시 혹은 과시적 소비가 인간의 본성이라고 하지만 저자는 심리학자 올리버 제임스의 지적을 통하여 이를 반박합니다. 풍요-불화사회에서는 건전한 욕구들마저 돈에 대한 욕망을 강화하는데 일조한다고 하면서 사랑 욕구, 자유 욕구, 인정 욕구, 자기 존중 욕구와 같은 건전하고 중요한 사회적 욕구들조차 돈에 대한 욕망으로 수렴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합니다.
풍요-불화사회는 ‘개인의 생존은 개인이 책임진다’는 철학을 기초로 하는 사회입니다. 다시 말해 누군가의 죽음은 그 사람의 문제라고 여기는 잔인한 사회입니다. 그러나 불안이라는 거대한 쓰나미에 떠밀려 나아가는 개인이기주의사회는 멸망으로 치닫기 마련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풍요-불화사회는 불신 사회입니다. 한국도 신뢰지수가 매우 낮다고 합니다. 신뢰가 부족하면 일상조차 대단히 힘겨워진다는 것을 다들 알고 있습니다. 사람이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반드시 신뢰가 필요합니다. 심리학자 에릭슨은 기본적 신뢰가 없는 사람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불신 사회는 인간 증오 심리가 자라나는 비옥한 토양입니다. 차별이나 학대를 당하면, 즉 존중받지 못해 존엄성이 유린되면 사람은 분노합니다. 오늘날 분노형 범죄가 유독 많은 이유가 설명됩니다. 오늘날 한국인들의 높은 분노지수에는 과거보다 불평등 수준이 높아졌다는 것만이 아니라 위계 상승이 거의 불가능해졌다는 것도 영향을 미칩니다. 한국인들의 높은 분노 수준은 난폭운전이나 온라인 악플 등으로도 표현됩니다. 풍요-불화사회의 사람들은 타인에게 냉정하고 잔인하며, 분노 수준이 대단히 높습니다. 이런 사회에서는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들이 많아지고 수감자들도 많아집니다. 불안을 극대화시키는 풍요-불화사회는 사람의 역량을 파괴하고, 궁극적으로 사람을 말살하는 사회입니다. 당연히 활력을 상실한 사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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