욥과 세 친구의 대화는 계속 이어지지만…
데만 사람 엘리바스: 이 친구, 이제 하나님이 무섭지도 않은가 보군. 자네는 자네 입으로 죄인이라 말하는 게야. 사람이 도대체 무엇이길래 깨끗할 수 있으며 여자에게서 난 사람이 어떻게 의로울 수 있겠는가? 이것 보게.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천사들도 신뢰하지 않으시며, 그분이 보시기에는 하늘도 더럽다네. 하물며 가증하고 타락한 사람은 어떻겠나. 내가 겪은 바로는 악인은 항상 괴로움을 당하고, 포악자들의 삶 속에는 숨겨진 재앙이 계속되었네. 징악은 하나님의 뜻이네. (15장)
욥: 자네들은 위로는커녕 괴로움만 더해 주는군. 그런 헛소리 이제 그만하지 못하겠나? 내가 자네들 처지라면 나도 그렇게 말할 수 있네. 나라면 오히려 자네들을 격려하고 안심시키는 말을 하겠네. 내가 어떤 말을 한들 내 고통이 사라질까? 오 주님, 당신이 친히 나를 보증해 주십시오. 누가 나에게 죄가 없다고 증거 해 줄 수 있겠습니까? 대가를 바라고 친구를 팔아넘기는 자들일뿐입니다. 과연, 내 희망이 어디 있겠습니까? 누가 내 안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겠습니까? (16장~17장)
수아 사람 빌닷: 어째서 우리를 짐승 취급하고, 어리석게 보는 건가? 악인의 집은 결국 망한다네. (18장)
욥: 언제까지 나를 괴롭히고, 말로 나를 박살 내려하는가? 자네들은 열 번이나 나를 모욕하고도 잘못한 일을 부끄러워하지 않는군. 설령 내 잘못이라 해도 그것이 자네들과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하나님만 상관있다네. 왜 자네들마저 하나님처럼 나를 괴롭히는가? (19장)
나아마 사람 소발: 자네가 나를 모욕하니 내가 가만있을 수가 없네. (자네 같은) 악인의 후손은 가난한 자에게 은혜를 구해야 하고, 그들에게서 빼앗은 부를 다시 돌려주어야 하네. 악인은 입으로 재산을 삼키겠지만, 하나님께서 그 재물을 토하게 하신다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정하신 악인의 운명이요, 악인의 기업일세. (20장)
욥: 나를 좀 위로해 주면 안 되겠나? 나는 사람이 아닌 하나님께 불평하고 있는 것일세. 그리고 내가 살았던 과거를 자네들도 모두 보고 알지 않는가? 그럼에도 나를 괴롭히는 자네들 생각을 잘 아네. 자네들이 나를 해치려 한다는 것을 아네. 악인은 결국 벌을 받아 사라지겠지만, 그래도 살 때에는 풍족할 때도 있네. 때가 되어 악인이 죽더라도 조문객도 있고 무덤도 만들고 무덤지기가 돌보기도 하네. 하물며 무덤의 흙도 그를 부드럽게 덮어주는데... 자네들 대답은 하나같이 거짓말이네. (21장)
데만 사람 엘리바스: 사람은 하나님에게 어떤 유익도 없네. 그저 하찮은 미물이라네. 이제 하나님께 굴복하고 화해하게나. (22장)
욥: 내가 고통받는 것은 하나님 때문인데 나는 하나님을 만날 수가 없다네. 만나기만 한다면 나를 구원하실 것이네. 그분은 날 위해 계획하신 것을 행하시며, 아직도 많은 계획들을 갖고 계실 거야. 그분을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하지. 아~ 하나님께서 나를 낙심하게 하시고, 전능자께서 나를 좌절하게 만드시니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어둠이 나를 감싸고 있구나. (23장~24장)
수아 사람 빌닷: 어허 이 사람. 감히 어떻게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정당하다 말한단 말인가? 하나님께서 보시기에는 달도 깨끗하지 못하고 별도 순수하지 못한데 하물며 구더기 같은 인생, 벌레 같은 사람이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25장)
욥: 살아계신 하나님에 맹세하네. 내게 생명이 있고, 내 코에 하나님의 숨기운이 있는 동안에는 내 두 입술이 결코 악을 말하지 아니하고, 내 혀도 거짓을 말하지 않을 것이네. 나는 결코 자네들이 옳다고 인정할 수 없네. 나의 진실함을 굳게 붙들고 놓지 않을 것이며 내 양심에 걸리는 것이 없을 것이네. 내가 악인이라면 하나님이 내린 벌에 소멸하고 말 것이네. 아, 지나간 날들이여. 하나님께서 나를 지켜 주시던 그 옛날이 그립구나. 하나님과 집에서 달콤한 교제를 나누던 날들. 우유로 발을 씻으며, 반석에서 기름이 시내처럼 흘러내렸던 그 시절, 이웃들의 존경을 받고 가난한 자들과 힘없는 과부들을 도우면서 나는 언제나 영광스러운 존재였고 내 힘은 늘 커져 갔지. 나는 그들이 해야 할 일을 지도하며 군대를 거느린 왕과 같이 그들을 대했고, 애통해하는 자들을 위로하여 주곤 했는데, 이제는 나보다 어린 사람이 나를 조롱하는구나. 주님, 주님께서는 나를 죽이려 하십니까? 나를 저 무덤으로 보내려 하십니까? 절망 중에 도와달라고 부르짖으나 나를 도울 자가 아무도 없습니다. 나는 정말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습니다. 주님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 (26장~31절)
욥과 세 친구들과의 대화는 이렇게 끝이 납니다. 누구 말이 맞습니까? 오랜 기간 사귀었던 친구들이 칠일 밤낮을 같이 보내면서 아무런 위로의 말도 전하지 못하다가 뒤늦게 시작된 친구들의 말은 욥에게는 피상적이고 교조적이며 아무런 위로도 되지 않으며, 오히려 욥을 괴롭히는 말이 됩니다. 위로의 말을 하려면 어때야 하는지 친구들의 말을 들을수록 아득하기만 합니다. 내 가족들을 위로한답시고 한 말들이 화살이 되어 나에게 날아와 가슴에 박히는 듯합니다. 하나님 회개합니다. 욥기 읽기가 어디로 향할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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