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은 애드가 앨런 포가 창시했다고 합니다. 그러면 추리소설을 완성한 사람은 누구로 인식될까요? 이 책에서는 아서 코난 도일이라고 소개를 합니다. 코난 도일은 36년간 56편의 단편 외에 네 개의 장편을 저술했다고 합니다. 그의 작품은 오늘날까지도 추리소설 장르에서 불후의 명작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합니다. 책에 의하면 코난 도일의 추리물은 직감이 아닌 철저히 과학적인 추리에 의한 사건 해결 과정을 보여 줌으로써 과학적인 범죄학을 성립시켰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그의 작품은 단순히 범죄소설에 머무르던 추리소설을 당당히 소설의 한 장르로 자리 잡게 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 책에 수록된 이야기들은 홈스가 어떻게 추리를 할 수 있었고, 추리한 사실이 현장에서 검증을 거쳐 확증이 되고, 확증을 들이대는 홈즈에게 범인이 발뺌할 수 없어 죄를 시인하는 식의 구성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코난 도일이 19세기에 쓴 소설이지만 21세기에 읽어도 이야기의 흥미를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그만큼 구성이 치밀하고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재주가 있다는 말이겠지요.
단편마다 많은 인물이 나와서 독자들을 현혹시키지 않음에도 예상외의 범인이 나오는 구성은 570쪽 11편의 단편을 읽으면서 지겹지 않게 합니다. 간혹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이라며 확신을 가지고 쓴 이야기도 있지만 사실이 아닌 것을 그 당시 작가가 믿어 의심치 않았던 사실로 간주한 자체가 그 시대를 이해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사실로 믿어지는 허구는 지금도 우리 주위에 흔하게 있습니다. 예를 들면 독수리는 나이가 들면 발톱이 약해지고 무뎌진다고 합니다. 발톱이 무뎌진 독수리는 먹이 경쟁에서 밀리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죽게 되지요.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독수리가 스스로 무뎌진 발톱을 뽑아버린다고 합니다. 날카로운 부리로 발톱을 뽑아내는 독수리는 극심한 고통을 감내합니다. 앞으로 닥칠 죽음을 극복하기 위해서 극한의 고통을 감내하며 무딘 발톱을 뽑아내는 독수리의 의지에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극한 고통을 감내한 독수리는 새로운 발톱을 얻고 다시 창공을 날며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하늘의 왕자로 돌아온다는 것입니다. 이 놀라운 사실은 그러나 사실이 아닌 허구라고 합니다. 독수리가 발톱을 스스로 뽑아내는 과정을 지켜보았다는 이야기는 이야기로서는 흥미롭지만 사실은 아닙니다. 추리소설에 비과학적인 허구가 섞이면 장르가 변하게 됩니다. 눈에서 나오는 광선으로 사람이 죽고, 천리안을 뜨면 범인이 보이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가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한두 번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조금씩 흥미를 잃고, 수십 번 그러면 다시는 쳐다보지 않는 장르가 됩니다.
제 책장에는 토마스 해리스, 존 그리삼, 로빈 쿡, 댄 브라운의 책이 꽂혀 있습니다. 밤을 꼬박 새우면서 읽었던 책입니다. 1991년에 구입한 책부터 1995년 것들입니다. 30년 전 그렇게 재미있게 읽었던 책들이었는데, 까맣게 잊고 있다가 2023년 루팡과 셜록 홈스가 찾아와 잊었던 기억을 되살렸습니다. 친구가 읽고는 재미있다며 소개한 작가와 책들의 이름을 기록한 메모는 어디에 뒀는지 찾아보고 시간이 나면 그들의 책을 읽도록 마음을 먹어봅니다. 좋은 작가의 좋은 책 알고 계시면 소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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