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입니다: 정치적 동물의 길. 김영민 지음 2

무주이장 2023. 9. 12. 14:20

정치는 어디에 있는가. 정치의 행방

 

 정치가 어디에 있는가 저자의 대답을 들어봅시다.

 

1.    인간이 그저 행복해지는 게 불가능할  때 정치가 시작된다. 인간으로 사는 일은 하나의 문제이며, 그 문제를 다루는 데 정치가 있다.

2.    세상에 혼자 그냥 잘 되는 일은 없다. 잘되고 있다면, 누군가 정념과 에너지와 인생을 갈아 넣었기 때문이다. 뭔가를 위해 누가 무엇을 어떻게 갈아 넣을까 고민하는 데 정치가 있다.

3.    정치는 일상의 아편굴에 누워 마음의 연기를 내뿜는 데 있지 않다. 상황의 유지와 개선을 위해 자리에서 무엇이라도 하려는 데 정치가 있다.

4.    인간을 좋아할 수는 있지만, 인간이 다 착하다고 우기지 않는 것이 정치의 도덕이다. 인간이 천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정치가 있다.

5.    답이 없는 세계에서 좋은 세상 보겠다고 싸우다가 지치면, 세상을 뜨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그래도 뜨지 않고 버티는 데 정치가 있다.

6.    정신 차려보면 태어나 있고, 죽을 게 아니면 살아야 하는 게 인생이고, 살다 보면 만나야 하는 게 타인이다. 타인과 더불어 사는 데 정치가 있다. 욕심과 질투와 배척을 넘어서 타인과 공존을 모색하는 데서 정치는 시작한다.

7.    욕심으로 충만한 인간들에게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애써 분배할 것인지 고민하는 데 정치가 있다.

8.    갈등을 중재하고 교환을 촉진할 것인지 고민하는 데 정치가 있다.

9.    복잡하고 모순적인 상황을 다루는 데 정치가 있다.

10.  자기 한계를 가지고 예측 불허의 세상 속을 함께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데 정치가 있다. 인간과 세계에 대한 전지적 시점을 가지고 있다면 거기에 정치는 없다. 사이비 종교가 있을 뿐이다.

11.  권력이 싫다고? 시간이 흐르면 권력은 부패하며, 권력자는 나태해진다. 부패와 나태를 부르는 시간과 어떻게 싸워 이길 것인가를 고민하는 데 정치가 있다.

12.  위기가 닥치면 부패만큼 무능도 싫어하는 것이 인간이다. 위기를 상상하고 대처하는 데 정치가 있다.

13.  권력자가 부패하면 그를 없애버리자고? 거기에 영웅은 있을지언정 정치는 없다. 그 와중에 희생된 민간인에 대한 보상, 테러의 정당성, 폭발 후 잔해의 청소, 청소부의 정규직 여부를 논의하는 데 정치가 있다.

14.  영웅의 행동이 정치라고? 정치는 거기에만 있지 않다. 평범하고 바르게 살고 싶은 보통 사람의 소망을 돌보고 실현하는 데 정치가 있다. 최소한의 인간 존중마저도 정치를 우회해서는 좀처럼 가능하지 않다.

15.  순간을 살다가 죽겠다고? 순간을 사는 것은 하루살이이지 인간이 아니다. 장기적인 삶을 꿈꿀 수 있는 안전망을 다음 세대에 남겨주어야 한다. 보다 나은 선택지를 남겨두고자 고민하는 데 정치가 있다.

16.  유토피아를 건설하려 드는가? 유토피아는 정치적 열정의 산물이라기보다는 종교적 열정의 산물이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생각하는가? 아직 태산에 가보지 못한 모양이다. 티끌 모아 좀 더 큰 티끌을 만들어나가는 데 정치가 있다.

17.  당연해 보이던 것이 더 이상 당연해 보이지 않을 때 정치가 있다. 일견 당연해 보이는 것을 낯설게 보는 데 정치가 있다.

18.  아무리 힘든 게 정치 현실이어도 열심히 분투하기만 하면 다 될 것 같은가? 아무리 분투해도 안 되는 일이 있음을 인정하는 데 정치가 있다.

19.  이렇게 까다롭고 힘든 일이 정치라니, 정치를 멀리하고 싶어요. 그러나 태어났으면 싫어도 해야 하는 것이 정치다. 아침에 일어나면 정치로 세수하고 정치로 밥 말아먹고 정치로 배설하고 정치가 판을 치는 세상으로 나가게 되어 있는 것이 인간 현실이다. (17~23)

 

  어느 것 하나 정치가 아닌 게 없습니다. 이리 피하고 저리 피해도 피할 수 없는 게 정치입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지요? 정치를 즐기려면 견문을 넓혀 우리가 가진 하나의 문제에 대처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좋은 책과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쉽게 유튜브에서 듣기 편한 말만 듣고 정치를 하시면 꼴이 우습게 됩니다. 김영민 교수는 좋은 선생 중 한 명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예스24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