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의 저자 전승환 작가에게 보내는 편지
작가님 안녕하시죠?
저는 작가님의 글을 읽은 독자입니다. 나이가 벼슬도 아닌 데 작가님의 글을 보고 쓴 글이 혹시 꼰대스러워 기분이 상하시지는 않았는지 염려가 되어 이렇게 편지를 보냅니다. 저는 작가님의 책을 소개받고는 젊은이들의 고민을 같이 공유할 수 있거나, 적어도 젊은이들의 고민을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글을 읽었습니다. 조금은 단정적인 작가님의 글에 반발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시비를 거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시비가 아니라 작가님의 글에 대한 이견을 보이려고 애썼을 뿐인데 워낙 공격적인 환경에서 살아온 개인적 경험으로 인하여 제 글이 공격적으로 보였을까 염려했습니다.
작가님이 소개하는 문장은 어떤 경우에는 필요한 이해에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어떤 경우에는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어떤 게 그랬지요?” 하고 물으면 “여기요” 하고 대답할 수 있는 기억력은 없습니다. 그저 그랬다는 것으로 넘어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그렇지만 작가님을 통해서 여러 분들이 쓴 인용된 문장들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전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는 동안 제가 만나지 못했을 사람들을 만나게 한 작가님에게 고마움을 가득 담아 인사를 전합니다. “수고하셨고, 감사합니다”
작가님의 책을 통해 생각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책과 더불어 잊혔던 기억을 추억으로 소환해 주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역시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경우가 많지만, 생물학적인 나이가 들면서 사회적인 나이도 같이 먹으니 욕망의 크기를 줄이고 과도한 욕망의 절제가 조금은 가능해질 수 있어서 제가 원하는 것의 윤곽을 조금 더 선명히 그릴 수 있습니다. 원하는 것이 작아지고 적어지면 내가 원하는 것을 조금 더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이 그리 섭섭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이 드는 것이 그리 아쉽지도 않지요.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그러고 싶지 않습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제 주위에는 의외로 많습니다. 사설이 길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쓰시면서 하시는 일에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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