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부키 간행. 장하준 지음 5

무주이장 2023. 6. 26. 16:07

멸치를 쫓아가 산업화의 중요성을 말합니다.

 

 멸치는 저에게 익숙한 생선입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불편한 교통편임에도 혼자서 부산에서 출발하여 통영에서 마른 멸치를 떼서 이웃들에게 팔았습니다. 마른 멸치는 원통형의 노란 종이 봉지에 담겨서 10킬로인지 5킬로인지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포장되었는데, 이 봉지를 20개가량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지고 오셨으니 차장, 운전수와 실랑이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한 번도 지지 않고 가지고 오셨지요.

 

 멸치는 또한 회로도 먹는데 멸치회는 부산 근처 기장 대변항이 유명합니다. 멸치회는 말이 회이지만 회무침입니다. 큼지막한 죽은 멸치(아마도 말리면 다시용 멸치가 될 것입니다)를 포를 떠서 야채에 버무려 나오는 음식인데 양념맛으로 먹는 것이라 저는 회로 치지 않습니다. 이 멸치를 앤초비라고 부르는 모양인데 앤초비는 자주 들었지만 이것이 멸치를 말하는 것인지는 이번에 알았습니다. 여러 종류의 책을 읽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멸치는 가마우지와 부비(얼가니새)의 먹이인데 멸치 떼가 칠레 남쪽에서부터 페루 북쪽을 잇는 남아메리카 서쪽 해안의 영양소 풍부한 훔볼트 해류를 타고 이동을 한다네요. 19세기 중반 페루는 바닷새의 구아노(마른 새똥)를 수출해서 국가적 번영을 누렸다고 합니다. 구아노는 질산염과 인이 풍부하고 냄새가 그다지 역겹지 않아서 인기 높은 비료였을 뿐 아니라 화약의 핵심 재료인 질산칼륨이 들어 있어서 화약 제조에도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구아노로 인한 페루의 경제 호황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호황이 시작된 지 30여 년쯤 지나자 과다 채취로 인해 구아노 수출이 사양길로 접어들기 시작했고, 페루는 초석(질산나트륨) 매장지를 발견하면서 구아노 수출의 불황을 상쇄하려고 했지만, 칠레와의 전쟁(남아메리카 태평양전쟁, 칠레, 페루, 볼리비아가 아타카마사막의 초석 지대를 놓고 벌인 전쟁)에서 패해 대량의 초석이 매장되어 있고, 구아노도 많은 지역을 점령당했습니다. 그 덕에 점령국인 칠레는 엄청나게 부자가 되었지만 그 또한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1909년 독일의 과학자 프리츠 하버(1918년 노벨 화학상 수상, 1차 세계대전 때 사용된 독가스를 개발함)가 공기 중에서 질소를 분리하는 기술을 발명하고 이를 독일의 과학자 카를 보슈가 상용화하여 인공비료의 대량 생산을 가능하게 해서 구아노를 비료계의 황제 자리에서 축출하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역사를 살펴보면 높은 생활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 가능하게 하는 방법은 오직 산업화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면서 혁신과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는 주된 근원인 제조업 분야를 발달시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저는 건설업종에서 일하다가 최근 제조업종에서 일을 합니다. 매트리스를 생산하는 회사인데, 매트리스에 외국 브랜드를 붙여 고가로 판매하는 관행을 깨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적정한 가격으로 좋은 품질의 매트리스를 생산하는 혁신과 기술력을 가지려고 노력 중입니다. 많은 응원 바랍니다.

예스24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