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과 경기하강, 환율상승과 금융경색의 작동원리.
최 박사님은 “환율은 국제교역의 균형자 역할을 하는 이외에 더 중요한 경제적 역할도 한다. 환율은 국내 경기를 상승시키기도 하고 하강시키기도 한다. 환율변동의 운동원리를 이해하는 일이 그만큼 중요하다”라고 하면서 먼저 환율변동이 국가적으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설명합니다. 저자의 설명은 이명박 정부 시절 환율을 끌어올린 결과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합니다. 환율상승의 결과 수출이 크게 증가했으므로 경기는 살아나야 마땅한데 그리고 성장률은 공약대로 7%대로 올라가는 게 당연해 보였지만 실제는 경기가 오히려 하강으로 돌아섰다며, 그럼 무엇이 국내경기를 빠르게 하강시켰을까? 자문합니다. 국내 경제전문가들은 흔히 세계 금융위기를 원인으로 꼽지만 저자는 틀렸다고 진단합니다. 세계 금융위기가 본격적으로 진행한 것은 2008년 4/4분기부터인데, 국내경기는 이미 2008년 1/4분기부터 줄기차게 하강했기에 하는 말입니다. 더욱이 세계 금융위기가 국내경기에 영향을 끼치는 주요 경로는 수출이고, 특히 원화로 환산한 수출이 국내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데, 국내경기가 추락하던 때의 원화 수출은 오히려 크게 증가했다고 수치를 제시합니다. 수출이 크게 증가했다면 경기는 빠르게 상승할 것처럼 보이는데, 왜 국내경기는 오히려 줄기차게 하강했을까? 한마디로, 국내경기의 하강은 물론이고 상승조차 수출 혹은 해외경제 여건과는 전혀 상관이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 이유는 내수의 비중이 수출의 비중보다는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합니다(수출로 먹고 산다는 설명만 듣다고 이 설명을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2009년에 들어선 뒤 국내경기가 갑자기 상승으로 돌아선 원인을 대부분의 경제 전문가는 재정지출을 늘린 정책이 경기를 상승시켰다고 분석했지만 저자는 이것 역시 틀렸다고 주장합니다. 2008년 재정지출 증가율이 예년의 두세 배에 달했지만 경기하강이 일어났고, 2009년 재정지출 증가율은 점점 작아졌는데 경기는 빠르게 상승한 사실을 수치로 제시합니다. 그러면서 재정지출과 성장률 사이의 상관관계도 크지 않음을 증명한다고 주장합니다. 국내경기를 하강시킨 근본원인을 저자는 당시의 여러 경제변수 중에서 가장 큰 변동을 보인 것은 환율이었으므로, 환율이 국내경기의 가장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보는 게 옳다고 씁니다.
“실제로 2008년 초부터 환율이 상승하자 수입 원자재의 국내 가격이 크게 올랐다. 더 심각한 것은 생산자물가 상승률이었다.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경영수지가 악화되면 기업은 생산을 줄이고 고용과 투자도 줄이며, 그러면 소득이 줄어 소비까지 줄어드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경기는 당연히 빠르게 하강한다. 2008년에 국내경기가 빠르게 하강했던 배경에는 이런 경제원리가 작동했다. 현 경제학은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이 경제 원리를 외면하고 있다. 당시에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는 국제 석유 가격이 폭등하여 물가상승이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그렇지만 그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국내총생산 중에서 수출용을 제외한 석유 순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총 거래액 기준으로는 1.4%에 불과했다. 그 반증 사례도 있다(책에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환율상승이 물가를 결정적으로 상승시켰다고 보는 게 옳다. 전체 수입은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47%에 달하므로, 그리고 총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3%에 이르므로, 이것이 물가를 결정적으로 상승시켰던 것이다. 실제로 환율상승이 수입 원자재는 물론이고, 각종 시설재와 소비재 등 전체 수입품의 가격을 상승시켰고, 이것이 물가상승률을 높였다. 물가가 크게 오르자, 소비자의 구매력은 위축되고 기업의 경영수지도 악화되어 경기는 하강으로 돌아서고 말았다.” 저자는 연이어 환율과 금융경색의 작동원리를 설명합니다.
“환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자 미래에 나타날 외환의 수요가 당시로 시간이동을 했다(나중에 사용할 외화를 일찍 사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자 미래수요와 현재수요가 합쳐지면서 환율은 더 빠르게 상승했고, 외환시장에서는 외환위기가 또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심리가 확산하기 시작했다. 기업은 돈을 쉽게 구하지 못해 외채를 당장 갚지 못했으므로 사정이 상대적으로 조금이나마 더 나았다. 반면에, 국내 은행은 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서 서둘러 외채를 갚았다. 그 결과 국내 금융시장은 극심한 신용경색에 시달렸다.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3조 원이 빠져나간 것이다. 금융시장이 신용경색을 일으키면 경기는 빠르게 하강한다. 금융기관은 우리 몸의 혈관계와 비슷하다. 몸에서 혈액(돈)이 부족하면 신체는 활동력이 떨어지고, 자칫 신체의 모든 기능이 약화되어 목숨을 잃는 일까지 발생한다. 금융시장은 경제에서 훨씬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통화는 신용창조를 하기 때문이다. 신용창조가 일어난다면 당연히 신용파괴도 일어난다고 봐야 한다. (184~205쪽)
저자는 성장률이 들쭉날쭉해진 원인 역시 환율의 급변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환율이 저자의 주된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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