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동물의 기원: 하이코우익티스
우리를 포함한 모든 포유류는 조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와 함께 등뼈가 있는 동물의 척추동물에 속한다. 척추동물은 어디에서 유래하는가? 우리 문의 기원에 관해서 가장 오래된 화석어류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무엇인가? 스코틀랜드에 광범위하게 노출되어 있는 올드레드 사암Old Red Sandstone은 칼레도니아 조산운동이 일어나기 직전에 만들어진 실루리아기 암석층을 모두 구겨놓았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칼레도니아산맥이 나중에 침식되어서 만들어진 강모래가 훗날 올드레드 사암이 되었다. 올드레드 사암이 노출되어 있는 해안에서는 아름다운 물고기 화석이 나왔다. 오늘날 우리는 올드레드 사암의 연대가 데본기(약 4억~3억 6000만 년 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부정합면 아래에 있는 기울어진 암석은 실루리아기(약 4억 2500만 년 전)에 형성되었다.
올드레드 사암이 퇴적된 데본기는 물고기의 시대라고 불린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다양한 유형의 물고기에서 일어난 거대한 방산이 기록되어 있다. 머리와 가슴이 갑옷처럼 단단한 껍데기로 덮여 있고 원시적인 턱을 가진 물고기인 판피류의 완전한 방산도 이때 일어났다. 판피류는 데본기가 끝날 무렵에 멸종했다. 갑옷 같은 껍데기로 덮여 있고, 턱이 없는 물고기의 거대한 방산에 관한 최초의 증거도 포함되어 있었다. 턱이 없는 척추동물이 데본기에 존재했었다는 놀라운 사실은 턱이 있는 오늘날의 어류가 턱이 없는 무척추동물로부터 몇 단계에 걸쳐서 진화했다는 것을 암시했다. 곧 여러 다른 곳에서도 턱이 없는 갑주어의 화석이 발견되었고, 이 화석들은 턱이 있는 척추동물이 턱이 없는 조상들로부터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한 후속 증거를 제공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골판으로 덮여 있는 무악어류jawless fish의 화석이 세계 전역의 데본기와 실루리아기 지층에서 점점 더 많이 발견되었다. 1970년대와 1980년대가 되자, 초기 척추동물들의 완전한 표본이 발견되기 시작했다. 1970년대, 고생물학자인 잭 레페츠키는 아나톨레피스라는 무악어류의 진피 갑주를 찾아냈고, 아나톨레피스는 골질 조직 화석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척추동물이 되었다. 더 오래된 동물들은 연골이나 더 연한 조직으로 만들어진 부드러운 몸을 하고 있었고, 그래서 특별히 조건이 좋았던 경우를 제외하고는 쉽게 화석화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골질화석에서 더 이상 추가 증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척추동물과 그 조상들 사이의 점들을 연결하고자 했던 생물학자들과 고생물학자들은 상향식 연구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현재 우리에게는 풍부한 기록이 있다. 척추동물과 다른 동물계를 이어주는 수많은 전이형 동물의 화석이 남아 있고, 현재 살아있는 종류도 있기 때문이다.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어류는 척삭동물문에 속한다. 척삭동물문과 가장 가까운 친척은 반삭동물문(절반의 척삭동물)이라는 다른 무리에서 유래한다. 마지막으로 DNA 분석을 통해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반삭동물은 척추동물과 가장 가까운 무척추동물인 극피동물(불가사리, 해삼, 성게 따위)과 척추동물 사이의 공통조상과도 매우 가깝다. 척추동물로 향하는 다음 단계를 대표하는 무리는 전 세계의 해양에 2000종 이상이 분포하는 멍게 또는 우렁쉥이라고 불리는 무리다.
무척추동물과 척추동물 사이의 마지막 연결고리는 또 다른 눈에 띄지 않는 해양 동물인 창고기다. 이 은색 생물은 겉모습이 물고기와 아주 흡사하지만, 면밀한 조사를 통해서 물고기가 아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창고기는 꼬리로 바다 밑바닥에 구멍을 파서 머리만 밖으로 내놓고 물속에 떠다니는 먹이 입자를 먹으며 살아간다. 상태가 좋은 몇몇 창고기 화석을 통해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창고기는 어류의 진화가 막 시작될 즈음인 캄브리아기 초기에 존재했었다.
우리는 척추동물의 조상을 찾아 오르도비스기부터 데본기까지 무악어류를 추적했고 캄브리아기 후기의 가장 오래된 뼈의 증거를 확인했다. 그러나 가장 오래된 물고기는 몸이 연했기 때문에 골격 화석에서는 추가 증거를 얻을 수 없었다. 우리는 몸이 연한 척삭동물의 계통수를 가장 밑에서부터 올라가며 훑기 시작했다. 별벌레아재비 같은 반삭동물에서부터 멍게를 지나서 창고기에 이르렀다. 창고기는 거의 완전한 물고기 형태를 갖추고 있지만, 척추동물로 정의하기에는 중요한 해부학적 형질이 부족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몸이 연하면서도 척추동물의 특징 대부분을 갖추었지만 아직은 어떤 종류의 골질 갑피도 없는 동물이다. 그러면 완벽한 연결이 이루어진다.
아니니 다를까, 1999년에 중국 과학자 한 무리가 사이번 콘웨이 모리스와 함께 캄브리아기 초기(5억 1800만 년 전)인 중국 청장 동물상에서 발견된 하이코우익티스라는 화석을 보고했다. 이 척삭동물은 확실히 척추동물의 계통이며 창고기보다 더 발달했다. 별벌레아재비나 멍게 같은 무척추동물이 의심할 여지없는 최초의 물고기로 전이되는 과정은 빈틈이나 빠져 있는 화석 없이 깔끔하게 이어져 있다.
아래 사진은 viper님의 블로그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 허락도 없이 가져와서 죄송합니다. 제가 검색한 이미지로는 유일하게 존재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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