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정세현의 통찰, 정세현 지음. 푸른숲 간행 1.

무주이장 2023. 3. 16. 13:20

 윤 정권이 들어선 지도 이제 1년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4년이 남았습니다. 박진 외무부장관이 강제징용 배상문제를 해결한답시고, 제3자 변제를 발표하면서 잔의 물이 이제 반이 찼다고 했다지요. 일본이 우리 정부의 발표에 화답하여 일본을 방문한 윤 대통령에게 반 밖에 차지 않은 잔에 물을 채워주어 완성한다는 취지의 말인 것으로 보입니다. 옛날 같았으면 장관이 하는 말이라 무슨 근거가 있지는 않을까 기대도 했겠지만, 지구촌 담 밖의 소식을 금방금방 접할 수 있는 요즘에는 그 말이 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일본 우익은 제3자 변제 자체를 인정하는 것은 한국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논리를 세우기까지 한답니다. 채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데, 제3자 변제를 채무자인 일본이 동의를 해줬다는 논리가 함정이라는 것입니다. 채무자도 채권자도 동의를 하지 않았는데, 제3자가 무슨 권리로 나설 수 있는지 황당합니다. 이 해결방침으로 정부가 우리 피해자들에 대하여 폭력을 행사하는 중입니다. 이건 분명히 따져야 합니다. 그리고 타인의 권리를 침해한 공무원들은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윤대통령은 일본 신문지와 인터뷰에서 강제징용 배상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이 있다고 하면서 정부의 폭력을 합리화하였고, 일본은 걱정하지 말라고 호언장담을 했습니다. 곧 판결금이 지급되면 조용해질 것이라면서 일본이 걱정하는 차후의 구상권도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임기가 기껏 4년 남은 공무원이 하는 말 치고는 지나친 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입을 꿰맬 수는 없는 일이니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립니다. 4년의 기간은 길다고 생각하면 길고, 짧다고 여기면 눈 깜빡할 순간에 지나지 않습니다. 어쨌든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만만하지가 않습니다. 미국의 힘이 자꾸 빠지는 상황에서 모자라는 힘을 보충하려는 전략들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우방끼리 모이라고 우리 조인트를 까고 있지요. 힘을 합치자면 적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도발시킨 세력이 있다고 교황이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세계의 지도자들과 교류가 있으시니 그냥 하신 말은 아닐 것입니다. 러시아의 힘도 빼고, 러시아 석유 대신 미국 석유와 무기를 소비시키려는 것도 미국의 생각이 전혀 아니라고 할 수도 없을 듯합니다. 미국의 꾐에 빠진 러시아는 미국의 예상과 달리 우크라이나의 영토를 꽤 많이 가져갔습니다. 미국은 러시아가 홀랑 다 먹어치우지는 못할 정도의 군사 원조를 계속하겠지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공격하기 위하여 요청한 무기는 미국이 제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죽어나가는 것은 우크라이나 군인이고 국민입니다(정세현 선생은 책에서 우크라이나가 친나토도 아니고 친러시아도 아닌 중립으로 가는 외교를 해야만 조용히 살 수 있을 듯하다며, 친유럽노선을 선택하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 가는 이미 알았고 그렇다고 친러로 가면 또다시 러시아의 속국처럼 될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미국은 중국이 2027년 대만을 침공할 것이라고 우려한다면서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합니다. 반도체는 중국에게 첨단 제품을 판매하지 말라며 압박을 합니다. 그리고 미국 내에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고는 안보상의 이유로 미국 정부가 원하면 반도체 제조공정을 오픈하라고 요구합니다. 공장을 유치하기 위하여 제공하겠다던 지원금을 이유로 반도체 회사가 과도한 이익을 챙기면 75%는 미국 정부가 가져가겠다고 합니다. 계획대로 되면 미국이 세계 최고의 반도체 생산국가가 될 것이라고 떠들어댑니다. 남의 기술을 훔쳐서는 1위가 되겠다는 발상이 어떻게 가능할까요? 삼성과 하이닉스가 중국에 투자한 공장의 운명은 어찌 될까요? 더 이상 투자하면 안 된다고 합니다. 하루하루 달라지는 기술 경쟁에서 더 이상 나가지 말라는 말은 그 공장 죽이라는 말로 들립니다. 허 참! 기가 막힙니다.

예스24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