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김진명의 소설은 금방 읽히는 소설입니다. 읽다가 간혹 구성이 허술하여 수긍이 안 되면서도 저러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깁니다. 미국 편이 되어야 살 수 있다는 주장과 중국을 무시하면 안 된다는 주장이 짱개주의, 중국 리스크로 부딪히더라도 한국의 선택은 우리의 손에 달렸다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우리가 옳은 선택을 하려면 우리에게 힘이 있어야 합니다. 힘이 있어야 가치 있는 우리의 꿈과 현실을 지킬 수 있으니까요. 우리가 사는 나라와 공동사회의 귀중한 무언가를 지키려는 사람을 보수주의자라고 부릅니다. 김진명의 소설에서는 우리가 지킬 것이 무엇인가라는 것을 찾을 수 있으며 어떻게 하면 지킬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 대한 대답을 찾는 노력을 봅니다. 작가를 보수주의자라고 부르고 싶은 이유입니다. 김진명이 지키려는 것은 평화로운 세상, 안전한 세계, 한반도의 통일, 자주국방, 한민족의 긍지 같은 게 아닐까? 저는 생각했습니다. 한반도라는 터전에서 사는 우리는 모두 동의할 수 있는 가치라고 믿습니다.
어떻게 이 가치들을 지켜낼 것인가라는 질문을 하면서 작가는 해답을 제시합니다. 그 해답을 추론해 내는 과정이 논리적으로 허술한 구석이 조금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 구석에 조명이 비치고 그래서 우리가 주도적으로 나설 수 있는 공간을 확장하여 구석이 아닌 마당 가운데로 소망을 가져오기를 희망합니다. 소망이 허망한 자위행위가 아닌 실효적이고 현실적인 당위로서 풀어지고 이루어지길 바라게 됩니다. 그래서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 문제의식과 함께 풀이과정이 궁금해져 금방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바이러스 X’는 팬데믹을 일으키는 치명적이고 전염력이 강한 바이러스를 말합니다.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결국 인류의 멸종까지 이를 수 있는 바이러스를 지칭합니다. 이 바이러스를 검출하는 기기를 우리나라의 삼성전자에서 만들어냅니다. 바이러스가 몸으로 들어오기 전에 발견해서 바이러스의 침입을 막으면 숙주가 없는 바이러스는 생존할 수 없다는 논리입니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전 세계에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선언합니다.
팬데믹은 약자를 제외하고는 극복이 어렵습니다. 강대국들이 백신으로 무장을 한다고 해도 약소국, 빈국에서 발생하는 질병을 막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팬데믹은 약자와의 동행만이 인류가 나아갈 길임을 가리키는 마지막 이정표인 것이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작가의 소망을 삼성전자가 실행합니다. 바이러스를 이유로 일으키는 미. 중 간의 세계대전은 한반도의 통일을 지원하면서 중국이 돌파구를 찾는다는 발상도 거론됩니다. 세상 모든 큰 일은 상상력으로 시작합니다. 작가의 상상력으로 시작하여 강호의 고수들이 한반도의 통일과 세계 평화의 방법을 모색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바이러스의 퇴치 방법을 고작 3만 바이트의 바이러스 유전자를 감지하는 바이오 시스템반도체 기술을 통하여 극복하겠다는 것은 ‘이정한’이라는 한 사람의 상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작가의 상상력이 우리를 한마음으로 뭉치게 하고 뚜렷한 자존감을 갖게 하는 가치를 지키는 참 보수주의자를 감별하는 바이오 시스템반도체 기술로 구현되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이 책 저는 3시간 만에 읽었습니다.
'매일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2. (0) | 2023.02.20 |
---|---|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1. (0) | 2023.02.20 |
죽은 자의 꿈, 정보라 장편소설, 새파란상상 간행 (0) | 2023.02.13 |
햇빛 기다리기, 박선우 지음, 문학동네 간행 (0) | 2023.02.08 |
차이나 쇼크, 한국의 선택. 한청훤 지음, 도서출판 사이드웨이 간행 7. (0) | 2023.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