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천국의 열쇠, A.J.크로닌 지음, 바오르딸 간행 1.

무주이장 2023. 2. 20. 10:41

 천국의 열쇠는 가톨릭 신부님의 경험을 중심으로 종교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작가 A.J. 크로닌(Archibald Joseph Cronin)은 가톨릭 신자인 아버지와 프로테스탄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종교가 다른 부부가 잘 살았던 모양이지요. 그들의 아들이 지은 천국의 열쇠내용 중에는 개신교 신자들과의 갈등으로 부모가 죽지만 주인공은 개신교 신자나 목사에 대한 어떤 적개심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마치 친구처럼 돈독히 지내는 모습으로 일관합니다. 주인공은 세상에는 많은 종교가 있고 이들 종교는 우수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인정합니다. 유일신앙인 가톨릭 신부의 생각이 자유롭지만 결코 하나님의 은혜를 잊은 적이 없습니다. 성경이 별 것입니까. 이 책으로 신앙에 대한 묵상을 거듭했습니다.

 

힘든 고통의 시간 극복하기

 주인공 프랜시스 치점의 아버지 알렉스 치점은 가톨릭 신자입니다. 어머니는 아버지와 같은 종교가 아니라고 합니다. 서로 존중하며 평화롭게 살고 있다고 주인공은 기억합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사고로 죽습니다. 백 년 전 프로테스탄트 장로교파 신자들의 피로 물든 도시 에탈읍(스코틀랜드 어느 지역인가 봅니다)에서 새로 부임한 시장(읍장)이 주도자가 되어 이번에는 가톨릭 신자들에 대하여 맹렬한 종교박해를 일으킵니다. 이 와중에 에탈읍내에 일을 보러 갔던 아버지는 개신교 신도와 싸움을 하다 다쳤고, 어머니가 다친 아버지를 집으로 데려오다 불은 강물에 휩쓸려 두 분 모두 돌아가십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치점의 마음을 붙잡았던 사랑했던 사람, 노라가 죽으면서 그는 험악한 운명이 무자비한 그물을 펼쳐 자기를 꼼짝 못 하게 가두어 놓은 듯한 절망감에 고독하고 완전히 버림받은 듯한 외로움에서 헤어나오지 못합니다. 눈물도 나오지 않았고 굳게 닫힌 입술은 어떤 기도문도 욀 수 없습니다. 얼마나 그대로 있었을까. 모진 고통으로 일그러진 마음 안에 한줄기 빛이 비쳐왔습니다. 그것은 고뇌 그 자체인 이 몸과 마음을 말끔히 제물로 바쳐야겠다는 굳은 결심이었습니다. 부모가 떠나버렸고 유일한 삶의 즐거움이던 노라마저 떠나버렸다.” “그는 비로소 자기는 어떻게 해서든 사제가 되어야 할 사람임을 깊이 느끼면서 결심을 굳”힙니다.(163쪽)

 

 사제의 길을 반드시 걸을 필요는 없지만, 혼자라는 생각으로 외로움과 절망감에 갇혀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때는 신앙의 힘을 빌릴 필요가 생깁니다. 죽지 않고 살려면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으려고 허공을 젓는 손으로 신앙의 문을 두드리십시오. 두드리면 열린다고 합니다. 프랜시스 치점은 가톨릭신학교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당초의 계획과는 달리 사제의 길을 가려고 마음을 먹습니다. 만약 그가 중국에서 태어났다면 그는 아마도 공자에게서 구원을 구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자기의 주위에 의지할 신앙이 있다면 그냥 가서 의지를 하십시오.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만으로도 외로움과 절망감에서 벗어날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예스24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