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건설사 무너지면 금융기관 무너질라 1. (시사in 799호 김동인 기자)
부동산 시장이 무너진다고 정부가 지난 정부가 했던 규제를 거의 모두 풀었습니다. 오 시장이나 원 장관은 지금 집값이 정상이 아니라고 하면서도 규제는 푸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집부자들을 위한 정부라서 그럴까요? 무엇이 걱정되어 저런 이중적인 태도를 보일까요? 김동인 기자의 기사가 이해에 조금 도움이 됩니다.
지난번 강원도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함부로 지껄여서 벌어진 일이 ‘김진태 사태’입니다. 지방정부가 보증한 채권을 갚지 않겠다고 떠벌리다가 중앙정부까지 나서서 뒤치다꺼리를 한다고 지금도 난리입니다. 사방에 기름이 흘러 불씨 하나라도 조심을 해야 함에도 전임 도지사 비난하려다 난리가 난 겁니다. 도지사는 ‘조금 미안하다’는 말로 적당히 넘어갔지만 시장은 아직도 많이 힘듭니다. 제일 먼저 타격을 받은 곳이 PF시장입니다. 지방 중소 건설사들은 자기 자본도 없이 PF자금에 의지해서 지금까지 사업을 했다고 합니다. 작년 연말 500억 원 규모의 사업을 하던 창원에 있는 중견 건설사가 22억 원의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가 되었습니다. 지방정부도 못 갚는다는데 누가 지방의 건설사에 돈을 빌려주겠습니까.
PF사업이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문제가 있는가는 김동인 기자의 기사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하여 무주택자들은 어떤 대응을 해서 ‘각자도생’을 꾀할 수 있고 언제쯤 집을 장만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에 관한 것입니다.
장관 원 씨도 시장 오 씨도 걱정하는 것은 무주택자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김진태 사태에 이어 PF시장으로 인한 금융위기입니다. 둔촌 주공의 계약률에 민감하여 계약률이 80% 이상이 될 것으로 기사가 넘치고, 2023년 1월 19일 도래하는 약 7231억 원의 PF 대출은 상환 계획이 다 있다고 확정적으로 발표하는 것도 PF시장이 터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서울의 노른자위 아파트도 계약률이 저조하면 향후 수도권의 분양시장은 내리막길을 걸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PF시장이 붕괴되면 직격탄을 받을 곳은 브리지론을 많이 내준 캐피털 회사(여신 전문 금융회사)입니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해주던 그곳입니다. 이들은 그동안 자동차 금융을 줄이고 PF시장의 점유율을 높였기 때문입니다. 그다음 폭탄은 저축은행에서 터집니다. 그들은 PF대출 외에 개인 사업자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내줘서 위험해지는 것입니다. ‘사업자 모기지론’으로 불리는 주택담보대출인데, 평균 매매가의 75% 정도를 대출해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LTV75%)(김 기사 기사 참조)
주택 가격이 반값으로 떨어졌다고 난리도 아닙니다. 아직 그 정도 떨어진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호들갑을 떠는 이유는 영끌을 해서 영털이 되는 분들을 걱정해서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합니다. 부동산 자산가들과 일부 금융사를 걱정해 주는 것이지요. 가격이 25% 이상 하락하면 저축은행들은 저축은행의 손실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것이 금융위기로 나타나 나라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원 장관, 오 시장이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나라가 위험해지면 제일 먼저 저소득층이 더 고통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일어날 위험을 막는 과정에서 누구의 이익을 먼저 보호하겠습니까? 집 한 채 구해 안정된 삶을 유지하고 싶은 무주택자들은 관심도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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