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강의노트 유감
미래노동시장연구회라는 모임이 노동개혁을 권고하는 안을 만들었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12명 정도의 위원들이 노심초사하여 몇 달을 숙의한 뒤 내놓은 노동개혁안이라고 하여 무엇이 들었나 언뜻 보기만 했습니다. 69시간을 월 단위, 분기 단위, 반기 단위, 연 단위로 모아서 일을 하라는 안이 먼저 보입니다. 69시간이면 대충 토요일까지 일을 하라는 말이지요. 미래노동시장을 연구하지 않은 분이 한 마디 합디다. 산업재해에서 과로사를 인정하는 기준 시간이 주 노동시간 60시간이라고 합니다. 이제 모든 근로자는 사업장에서 죽으면 과로사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업가들이 내는 현재의 산재보험료를 몇 배로 올려야 할까요? 보험료 일부만 올려도 기업이 망하고 나라가 망한다고 할 사람들 아닙니까?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교수님들은 강의노트를 가지고 계십니다. 그걸 보고 강의를 하시지요? 젊은이들을 가르치는 노교수님의 강의록 업데이트는 얼마나 되었을까요? 미래노동시장연구회에서 열심히 미래를 연구했다는 분들의 미래를 연구한 결과물을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9시간을 일했던 기억은 저는 없습니다. 반공일 토요일은 근무했지만 그때가 김대중 대통령 이전으로 돌아간 시간입니다. 이 시간이 미래일까요?
이름과 단체가, 말과 행동이, 서로 사맛디 않은 세월이 너무나 깁니다. 이제 6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말입니다. 미래노동시장연구위원을 교수로 둔 학생들은 이 교수님들의 강의노트를 보시고 업데이트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면 독학을 하시길 권합니다. 이들에게 배운 지식은 타인을 힘들게 하는 것에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산업재해에서 과로사를 인정하는 기준 시간이 주 64시간이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게 그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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