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가 박해 속에서도 로마에서 살아남고 포교가 광범위하게 된 이유
로마인들의 기독교 탄압은 처음부터 조직적이고 치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다만 로마에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면 기독교 신자들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일이 발생하곤 했지요. 대표적인 사건이 네로 황제가 로마에 일어난 대화재 사건을 기독교인의 책임으로 몰았던 일입니다. 로마는 종종 이렇게 간헐적으로 기독교 신자들을 탄압하곤 했습니다. 로마군이 전쟁에서 크게 패배하거나 전염병이 돌아 많은 사람이 죽으면 그게 다 로마의 신을 무시한 기독교 신자들 때문이라고 몰아붙였던 것이지요(그러나 전염병이 돌 때 환자들을 돌 본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기독교인이라는 설명을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사회가 어려워질수록 온갖 사회 문제의 책임을 이방인에게 돌리는 일이 발생하는데 로마에서는 기독교 신자들이 바로 그 이방인이었던 겁니다. 신기한 일은 그렇게 300여 년을 이방인으로 지내면서도 로마 내 기독교 세력이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고 탄압을 피해 도망친 기독교 신자들은 지하에 대규모 공동체를 형성하고 악착같이 살아남았습니다. 이렇게 기독교가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역사학자들은 보통 가난한 사람이나 노예, 여성처럼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을 중심에 두는 가르침 덕분에 기독교가 널리 퍼질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로마 말기의 사회에는 빈부 격차가 극심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설명은 귀족이나 특권층에게 포교가 된 사실을 설명하기에 빈약합니다. 저자는 실용적인 로마인들이 해결하지도,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던 죽음의 문제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다는 게 기독교가 급속도로 번질 수 있었던 원인이 아니었나 추정합니다. 아무런 완충장치 없이 생을 마감해야 했던 로마인에게 기독교가 대단히 매력적인 세계를 제시한 것이지요. 기독교의 핵심적인 메시지는 ‘죽은 자는 언젠가 부활한다’이고 그 실례로 예수가 죽은 이들 가운데서 부활했다는 점이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뿐만 아니라 로마의 귀족과 특권층에게도 영향력을 넓혀 심지어 로마제국의 황제도 교인이 된 이유라는 것입니다. 로마인의 장례를 살펴보면 어떤 원칙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저자는 설명하면서 로마인들이 죽음에 대한 철학이나 종교가 발달하지 못한 것이 마치 ‘길을 잃은 사람들’ 같았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수많은 로마인이 죽음의 문제에 대해 별다른 고민을 하지 않았기에 죽음 직전에 허망함에 시달렸던 게 아닌가 저자는 추정하고, 특히 사회가 혼란해질수록 사회적으로 덕목이 후퇴하면서 그 허망함이 더 커졌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미술사학자의 설명이 역사학자의 설명보다 조금 더 일리가 있어 보이지는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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