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울의 사상
바울은 바울이 살았던 시대에 예수의 재림이 있을 것이고, 예수의 재림은 세속적인 권력으로 로마를 전복시킬 것으로 생각했다고 합니다. 그리스도가 세상에 돌아와서 제국의 권력들을 박탈한다는, 임박한 그리스도의 재림을 주장한 것이지요. 이것이 확고한 바울의 정치적 견해였습니다. 바울은 예루살렘과 비유대인들이 통합하길 희망했고, 그럴 수 있을 것으로 믿고 노력했습니다. 바울은 가이사를 정치체의 머리로 여기는 제국의 신학을 전복시켰습니다. 그는 그 안에서 공동체의 다원론적인 이상을 발전시켰지요. 그가 생각하는 공동체는 “열등한” 몸의 지체들이 머리보다 더 큰 영예를 받는 상호 의존적인 공동체였던 것입니다. 바울에게서는 가부장적 전통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바울은 오히려 유토피아적인 평등주의를 주장했습니다. 바울의 급진적 사상을 억제할 필요성을 느낀 사람들은 바울이 쓰지 않은 골로새서와 에베소서의 저자들입니다.
바울의 급진주의는 유토피아적입니다. 그 유토피아는 아주 가까운 미래에 그리스도가 돌아와서 새로운 세계 질서를 시작하리라고 모두가 믿어야 이루어질 수 있었습니다. 율법을 부당하고 불화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는 바울의 견해는 문명에 대한 우리의 끊임없는 불만을 반영합니다. 또한 사람들은 서로 동등하게 살아야 한다는, 아마도 작고 평등한 공동체들 안에서 수렵 채집 생활을 하던 수천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우리의 완고한 신념을 표현합니다. 그로부터 단지 5천 년이 지났을 뿐이며 우리는 아직도 항상 불평등하며 엄격한 법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는 문명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듯합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세속적인 권위를 폐위시키는 그리스도에 대한 바울의 관점은 그리스도를 정복자 황제처럼 돌아오는 것으로 그렸습니다(고린도전서15:24-27)
바울 사상의 영향력
골로새서와 에베소서의 저자들은 바울의 목소리와 권위를 지키기 위해 애썼습니다. 하지만 초기 교회의 대다수 기독교인들에게 그는 불가해한 인물이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바울을 알렸던 초기 기독교 사상가들은 후에 이단으로 선고받았습니다. 흑해의 주요 항구인 시노페에서 조선업자가 된 사람으로 지식인이며 부유했던 마르키온은 바울이 예수의 가르침에 충실했던 유일한 사도였다고 믿었습니다. 그의 개혁 운동은 빠르게 퍼져 나가 160년에 그가 죽었을 때는 “마르키온주의”의 기세가 주류 교회를 가릴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는 누가복음과 바울의 서신을 기반으로 솜씨 있게 하나의 복음을 편찬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경전의 수준으로 올렸고요. 그의 “신약”은 이제는 “구약” 취급을 받은 히브리 성서에 대한 거부로 만들어졌고, 그는 구약이 예수의 하나님과는 다른 하나님을 설교하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마르키온에 따르면, 유대인들에게만 구원을 제공하고 율법을 내려준 옛 창조주 하나님은 폭력적인 신이며 복수하는 신인 반면에 예수의 하나님은 모두에게 자비로우며 사랑의 복음을 내려 주었다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바울은 예수가 유대 역사의 완성이라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예수가 완전히 새로운 계시라는 마르키온의 주장은 바울의 이러한 견해를 드러낼 수 없습니다.
마르키온의 반대자들은 그의 가르침을 반박하기 위해서 바울을 더욱 주의 깊게 연구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 중 가장 초기의 인물들이 소위 디모데와 디도에게 보내는 사목 서간의 저자들이었을 것입니다. 사목 서간은 로마 혹은 에베소에서 2세기 초 바울의 이름으로 쓰였으나, 2세기 후반까지도 이 서신들은 그가 썼다고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사목 서간은 문체와 내용 면에서 골로새인들과 에베소인들에게 보낸 서신들보다 훨씬 더 급진적인 바울의 서신들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가장 영향력 있는 2세기 영지주의 스승 발렌티누스에게 바울은 주된 영감의 원천이었습니다. 그러나 영지주의의 주장은 바울파의 가르침을 잘못 읽은 것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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