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중정권
지난 정권에 대한 반발이 대단합니다. 그중에서도 중국에게 대하는 살벌함이 노골적이고 반면에 일본에 대한 친절이 도를 넘는 듯해서 왜 그런가 궁금해하던 차에 이런 현상을 설명하는 책이 있어 소개를 합니다. 앞으로 윤 정권의 외교정책을 한눈에 일별 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문재인 정권의 사드 3불정책이 안보 보수주의자들의 신냉전 기획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다고 글을 시작합니다. 사드 설치를 원활하게 하지 못하면서 신냉전체제로 갈 기회를 상실했고, 일본과 삼각군사동맹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호기도 놓쳤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안보 보주주의자들을 신냉전체제를 선호하고, 미국의 신식민주의체제에 들어가길 원하는 세력으로 설명합니다. 이들은 미국의 패권주의는 당연히 생각하면서 중국패권주의를 비난합니다. 저자는 중국의 패권이란 것이 상상속의 이데올로기라고 설명을 합니다. 책 속에서 저자는 지겹도록 중국의 악마화는 근거가 없다는 것을 주장하면서, 근본적인 문제는 무시하고 중국혐오를 이용하여 기득권의 이익을 숨기고, 그들의 문제를 중국 때문이라고 호도한다고 설명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균형외교’는 노무현정부의 ‘동북아균형자론’의 연장선에 있다고 합니다. 이 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샌프란시스코체제가 지닌 신식민주의 폐해를 최소화한다는데 있고요. 문재인 정부의 ‘균형외교’는 한미동맹을 지지하고, 미국이 만든 샌프란시스코체제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는 점에서 여전히 전후체제적이지만, 미국이 팽개친 키신저 시스템을 옹호하고 있고, 중국봉쇄 정책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탈전후체제적이기도 하다면서 과도기적 외교정책이라 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런 문재인정부의 균형외교는 탈전후체제적으로 한국의 안보 보수주의자들과 동행할 수 없는 정책이라는 설명입니다. 균형외교는 안보 보수주의자들의 친미주의와 신냉전 전략과 정면으로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니 윤석열 정부의 친미, 친일, 반중국의 태도가 눈에 많이 보였습니다.
저자는 안보 보수주의자들이 문재인정부의 균형외교에 맞대응하여 들고 나온 것이 ‘친중정권’프레임이었고 코로나19는 문재인 정부를 친중정권으로 몰아가기 좋은 기회였다고 봅니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친중 정책의 결과라는 논리를 담은 기사가 2020년 2월 1일부터 3월 19일까지 약 50일 동안 조중동 신문에서만 30만 건이 쏟아졌다고 소개합니다. 문재인정부의 대중 정책을 두고 벌인 이데올로기 전투라고 저자는 표현합니다. 그러고 보니 정권이 바뀐 후 코로나19의 재확산에 관한 코로나19 기사는 덜 전투적입니다. 정권만 바뀌면 코로나의 재확산은 중국과는 별개의 문제가 되는 모양입니다. 이런 점에서 현 질병관리청장의 과거 코로나에 관련한 비판이나 비난은 정치적이었다는 것으로 판정됩니다. 이런 사람이 제대로 코로나의 재확산에 대처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비난할 곳이 없으니 오롯이 자기 힘으로 코로나에 대응해야 하는데… 화면에 비치는 얼굴에는 수심이라고는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새치라도 있는 듯 하얗게 염색이라도 하면 어떨까요?
저자는 안보 보수주의자들의 싱크탱크라면서 미래전략연구원의 구해우 원장의 주장을 소개합니다. 구 원장은 중국을 ‘중화민족패권주의’라고 규정하는데, 이는 구식민주의인 일본보다도 나쁘고, 신식민주의인 미국보다 더 악독한 권력이라는 뜻이라고 이해합니다. 구 씨는 그런 중국이 만든 신냉전 시대에 맞는 새로운 신국가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신국가 전략의 핵심은 미국과 한편이 되어서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을 한반도에 배치하고 미국의 핵을 공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요직에 앉은 사람들의 과거 발언과 행적의 이유를 알 수 있는 설명입니다. 저자는 신냉전 프레임이란 사회적 의미가 있는 모든 행동을 미국의 정책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반미라고 규정하고, 그것을 적국과 동맹하는 것이라 비난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전 정권의 균형외교에 길길이 날뛰며 반대하던 실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신식민주의라는 말에 거부감이 없지는 않지만, 국제분쟁의 실체가 자국의 이익이라는 것을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상식이 되었고 국제관계를 보는 우리 국민의 수준도 세련되었건만 이분법적인 흑백논리와 패권국 미국과 중국에 양다리 걸쳤다가는 양쪽에서 모두 팽 당할 수 있으니, 우리 같은 약소국가는 강대국에 빌붙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조금도 생각이 자라지 못한 안보 보주주의자들의 실체가 보였습니다.
중국과는 거리를 두면서 3불정책은 합의가 아니었다는 최근 발표가 있습니다. 당근 사드가 배치되겠지요? 일본에 가서는 잘 지내자고, 우리가 징용공 문제는 해결하겠다는 것을 보니 미국, 일본과 함께 삼각군사동맹체제를 맺으려고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미일 동맹체제아래 하부구조로 한국과의 군사동맹을 생각하는 일본의 입장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도 궁금하고,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에 상륙해서 군사적 활동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우리 국민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궁금합니다. 중국과의 무역으로 먹고 사는 경제인들에게 정치와 군사적인 문제가 더 중요하니 중국과의 무역을 축소하거나, 금지하고자 하는 정책에 얼마나 많은 분들이 고통을 당할 지도 걱정입니다. “중국과의 무역량이 미일과의 그것보다 큰데 너희 정말 그럴 거야?” 묻는 중국에게는 어떤 거짓말로 대응할까요. 그리고 그 거짓말에 중국이 속을까요? 요즘 대통령실이 해명하는 거짓말을 보면 이빨도 들어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제발 전쟁이나 내지 않았으면 합니다. 군사전쟁이든, 경제전쟁이든, 이제는 별 효능감도 없는 이데올로기전쟁이든요. 그저 맘 편히 배 불리 살고 싶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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