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 유지현은 정신의학자이자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였던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살고, 사랑하고, 웃고, 배우라는 문장을 만났다면서 저자의 삶이 행복하지 않았던 이유, 잃어버린 퍼즐 조각, 행복의 열쇠를 찾았다고 생각했답니다. 자기 삶에는 ‘배움’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는 대학원에 입학원서를 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는 행복했을까요? 이렇게 책도 내니까 행복할까요? 배우는 동안은 행복할 텐데 그러면 대학원의 박사 과정이 끝나면 저자의 행복의 조건인 배움은 충족된 건가요? 저자는 배웠으니 대학이나 연구소에서 계속 배우며 행복하길 바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행복론을 말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저 살면서 이렇게 살면 좋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저는 이해했습니다. 저자도 행복은 삶의 목표가 될 수 없다는 걸 마흔에는 알게 되어 다행이라고 합니다. 삶은 살고, 사랑하고, 웃고, 배우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경험을 얘기합니다.
법륜 스님의 말이 갑자기 생각납니다.
“인생은 무슨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태어났지요.”
우리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난 것이 아닙니다. 부모님이 사랑한다고 믿어서 우리를 낳아 길렀을 뿐입니다. 나의 사명은 누가 만들어주는 것도 아닙니다. 내가 그저 살면서 사랑하고 웃고 배우는 것일 뿐입니다. 늦깎이 대학원생이 되어야 만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배우면 뭔가 행복할지도 모른다며 배운 것을 사십이 되어 책을 엮어 우리에게 설명하는 유지현 씨를 통하여 우리는 배우면 됩니다. 공장에서 기계가 고장 나면 같이 나서서 수리를 하는 일을 하더라도 저자의 설명에 공감하거나, 다른 생각을 하면서 곰곰이 생각하면 우리는 배울 수 있다고 믿습니다. 돈도 별로 들이지 않고 말입니다. 그가 배운 과정의 참고 논문을 굳이 찾아 읽지 않더라도 친절한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면 어느 정도 내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시정이나 수정을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리뷰를 쓰면서 “나도 '나이롱뽕' 하면서 나이를 먹지 않았다” “당신 말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니다” 객기도 부려봅니다. 저자의 공부가 깊어지고 다시 책으로 나오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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