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 어떻게 묵상할 것인가. 김경식 교수(웨스트민스트신학대학원 신약학)
코로나 확진으로 출근을 하지 못해 QT를 못했습니다. 보통 점심 후 휴식 시간에 QT하였는데, 갑작스러운 확진으로 정지되었습니다. 격리 해제된 후에는 직원들의 확진으로 업무 공백을 줄이려다 이것저것 일을 돕다 보니 시간 여유가 없어 또 지연되었습니다. 늦은 QT라도 공백을 메우려고 다시 시작했습니다.
레위기는 27장까지 있는데, 매일성경은 17장에서 레위기 묵상을 끊고, 요한복음으로 넘어갑니다. 요한복음에 대한 해설을 김경식 교수께서 하셨네요. 예수님이 제자들을 떠나시면서 성령을 보내시겠다는 약속을 하신 것과 서로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주신 것 그리고 제자들을 세상에 보내시며 예수님 안에 머무는 친밀함과 세상으로 나아가는 사명은 서로 뗄 수 없는 역동적 관계임을 설명하십니다. 늘 예수님을 생각하면 감사하고 주변을 돌아보게 됩니다. 이제 예수님을 믿는 동역자들이 주위에 많음을 느낍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요한복음을 묵상하는 재미가 더해지길 기도합니다.
그런데 김 교수님의 글 중 ‘들어가는 말’이 조금 이상했습니다. 공부하는 입장에서 질문을 하는 심정으로 들여다보았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는 것이 참 어려운 시대다. 예수님은 눈에 보이지 않고, 세상의 비난과 혐오, 비웃음은 그 어느 때보다 거세게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우리만의 경험이 아니다. 예수님의 시대에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죽음을 눈앞에 둔 제자들은 근심으로 생각이 복잡했다. 예수님이 곧 세상에 계시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영적 울타리가 없는 무방비 상태에 빠질 것을 두려워했다.’ 김 교수가 지금과 그때가 다름이 없다는 말씀을 하시며 혼란에 빠진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하신 약속과 다짐을 기록하고 있다는 설명을 하신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의 예정된 부재에 생각이 복잡한 것은 영적 울타리가 없어지기에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오늘 저희들이 세상의 비난과 혐오, 비웃음을 받아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그때와는 다른 상황이기에 전혀 비교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님의 부재는 과거 예수님이 돌아가시므로 해서 제자들이 느꼈던 생물학적 부재가 충격이었을 것이고, 그것이 영적 울타리가 사라지는 것으로 느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의 세상은 비록 생물학적, 육체적 예수님의 부재는 같을지 몰라도, 이미 예수님을 믿는 신도들의 수가 전 국민의 1/5이 넘는 상황에서 예수님의 영적 존재를 부정하거나, 예수님이 실재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가진 신도들은 없습니다. 문제는 예수님을 믿는다면서 예수님을 욕보이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현실의 욕망을 채우기 위하여 예수님과 신도들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문제이지요. 그 사람들이 목사라면 세상의 비난과 혐오, 비웃음은 그 목사뿐만 아니라, 목사와 연합체를 이룬 김 교수님의 표현대로 ‘세상으로 보냄 받은 선교 공동체’ 모두에게 보내지는 것이고 이를 피할 도리가 없습니다.
세상으로 보내진 선교 공동체인 우리 제자들이 ‘예수님 안에 거하는 친밀한 연합 관계는 단지 개인주의나 세상 도피적인 신앙의 모습이 아닌, 세상에 보냄을 받는 복음 증거의 공동체가 되게 한다’는 김 교수님의 설명에 동의하면서도 ‘들어가는 말’의 비교가 다른 설명에 비해 친절하지 않아, 세상의 비난과 혐오, 비웃음을 보내는 사람들을 원망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 이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는 묵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보내진 공동체는 세상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저는 믿습니다. 세상의 비난과 혐오, 비웃음에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는 묵상에 이르면 예수님의 제자로 사는 것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잘못하면 당연히 욕보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지요. 잘못하지 않았는데도 욕을 보는 분들이 계실까 봐 그게 그저 노심초사입니다. 하나님이 그런 분들이 없도록 하시고, 만약 계신다면 위로하여 주시길 기도할 뿐인 노심초사이지만서도요. 김 교수님의 설명 잘 읽었습니다. 요한복음 묵상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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