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지구와 온실 지구의 순환 : 하얀 지구
7억 5천만 년 전 지구의 기후는 전무후무하게 불안정한 기간으로 들어섭니다. 떠오른 모형은 이렇습니다.
차례로 하위 고리를 내포하는 수많은 양성 되먹임 고리 각각이 지구를 점점 더 차가운 상태로 몰아간다는 발상을 기초로 합니다. 되먹임 고리 하나는 대륙의 풍화에 기댑니다. 풍화 과정이 고온다습한 열대에서 가속되면서, 점점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공기에서 끌어당깁니다. 엄청나게 증식한 광합성 조류가 공기에서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수거하면서, 되먹임 고리 또 하나가 추가됩니다. 한편, 지구 대기의 온실 효과가 약해지고 기후가 차가워지면서, 극지에서는 빙모가 형성되어 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 신선한 하얀 얼음과 눈은 더 많은 햇빛을 우주 공간으로 반사했고, 이 양성 되먹임은 지구를 전보다 더 급속히 냉각시킵니다. 동시에 빙상은 점점 더 낮은 위도로 퍼졌고, 아직 따뜻하던 적도의 대륙과 비옥한 조류 생태계는 계속해서 점점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공중에서 끌어당깁니다. 일시적으로 균형이 깨진 지구 기후가 정점에 도달하자, 하얀 얼음이 양 극지에서부터 적도를 향해 연장되다가 마침내 지구 전체를 둘러쌌을 것입니다. 폴 호프만과 동료들이 부추긴 이 각본의 극단적인 ‘단단한 눈덩이’ 판본에서는 지구의 평균 온도가 섭씨 -46도로 뚝 떨어지면서, 두께 1.5Km에 달하는 얼음 망토가 지구를 둘러쌌습니다. 수백만 년 동안 지구는 얼음 안에 담겨 있었습니다.
지구가 어떻게 그토록 길고 차가웠던 총체적 겨울에서 생기를 되찾을 수 있었을까? 답은 우리 행성의 훨씬 더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거침없는 휘젓기에 있습니다. 얼음과 눈의 박판으로는 판 지구조운동을 멈출 수도 없었고, 얼음을 뚫고 솟아오른 수백 개의 검은 화산추가 끊임없이 내뿜는 화산가스를 막을 수도 없었습니다. 주된 화산가스인 이산화탄소가 다시 한번 대기 안에 축적되기 시작했고 육지가 얼음을 덧입었고 마침 암석의 풍화가 이산화탄소를 치웠으므로, 광합성은 거의 멈추어 있었습니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점차 높아져서 마침내 아마도 현대 수준의 수 백배에 달하면서 새로운 양성 되먹임, 다시 말해 폭주하는 온실효과를 유발했을 것입니다. 햇빛은 여전히 순백의 풍경을 때리고 산란되었지만, 튕겨 나온 그 복사 에너지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에 맞고 곧바로 표면으로 돌아가 꼼짝없이 행성을 덥힌 것입니다. 대기가 훈훈해지자, 적도를 덮고 있던 작은 얼음 조각보가 수백만 년 만에 처음으로 녹아내렸고, 거무스름한 육지가 노출되자, 더 많은 햇빛을 흡수하면서 온난화가 점점 더 빨라졌습니다. 태양과 표면 사이의 양성 되먹임 덕분에 지구가 점점 더 따뜻해지자, 대양도 하얀 덮개를 거두기 시작했습니다. 다시 한번 더 오 마이 사이언스입니다.
오래도록, 아마도 3,000만 년쯤 따뜻한 기후가 이어졌지만, 온실은 스스로 죽게 되어 있습니다. 상승했던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극단을 벗어나 점차 떨어졌습니다. 온실기체 일부가 암석과 반응해 제거되었습니다. 벌거벗은 육지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높은 데에서 비롯된 부식성 탄산과 함께 내리 꽂히는 강우에 노출되어 급속히 풍화되었고, 흘러든 광물 영양소가 부활한 햇빛과 짝을 이루자 조류가 폭발적으로 번성해 온실 기체를 먹어치웁니다. 이 모든 사건이 순서대로 탄소 동위원소 기록에 보존되어 있습니다. 그 후로 1억 5,000만 년 동안, 지구는 이 양 극단 사이를 맴돌았고 최소한 세 번은 얼음이 뭉쳤다가 물러났고, 지구의 기후는 술에 취한 듯 극한에서 열대로 고꾸라졌다가 되돌아오기를 반복했습니다. 변화는 순환됩니다.
지구의 과거에 우리 시대를 위한 교훈들이 담겨 있다면, 급변하는 신원생대 기후 이야기가 그 목록의 꼭대기에 등장해야 합니다. 눈덩이와 온실이 교대해가며 진화하는 생명체들을 위한 새로운 기회를 활짝 열어젖히는 바로 그 순간에, 기후가 뒤집힐 때마다 거의 모든 생물이 죽었기 때문입니다.(무슨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우리 자꾸 이산화탄소 배출을 많이 하면 다 죽는다는 말인 것 같은데 정말 간결한 표현입니다)
이때가 지구 나이 40억 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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