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 내 아이가 힘겨운 부모들에게, 오은영 지음, 녹색지팡이 출판
오은영 선생이 지은 책을 몇 권 구입하고는 이제 다 읽었다. 내 아이들이 이십 대 후반이고 삼십 대 초반이지만 아이와 아이를 키운 나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지금 어린 자녀들을 키우는 분들은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을지 생각하면 안타깝다. 하지만 어쩌랴, 부부가 좋아 낳은 아이들인 건 분명하니 배우고 익혀 아이들과의 관계를 잘 만들어가면서 키울 수밖에… 다른 방법을 아는 분은 알려주시라.
문. 초등학교 2학년밖에 안 됐는데도 갑자기 말을 안 들어요. 벌써 사춘기가 아닌가요?
답. 아닙니다. 그러나 너무 이른 반항기는 대부분 심각한 사춘기의 예고편입니다.
문. 사춘기 아이가 똥고집을 부리네요?
답. 똥고집을 부릴 때는 그 안에 늘 억울함이 깔려 있어요. 아이의 억울함부터 풀어줘야 해요. 그런데 아이의 억울함은 그때그때 풀어주는 게 중요해요.
문. 아이가 사안이 뭐든 간에 억울하다고 해요.
답.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인정해 줄 필요가 있어요. 그렇게 아이의 마음부터 읽어준 다음에 그 상황을 되짚어가세요.
문. 사춘기 아이와 충돌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요?
답. 부모는 어떤 상황에서라도 자기 생각을 먼저 이야기하기 전에 아이의 이야기를 차근차근 다 들어본 다음 가능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합리적으로 말하세요. 한 가지 더 유념할 것은 ‘아이와의 적당한 거리 유지’ 예요. 그래야 아이가 자신을 하나의 독립된 개체로 볼 수 있거든요.
문. 막무가내로 아이가 떼를 쓰거나 돌발행동을 할 때는 어떡해요?
답. 단호하게 안 된다고 알려 주되 절대로 화를 내거나 때리지 마세요. 어린 아이거나 사춘기 아이도 마찬가지예요. 부모가 겁먹거나 화를 내시면 안 돼요. 담대한 어른 앞이라면 아이는 폭발하지 않는답니다.
문. 아이가 외로워해요. 왜 그렇죠?
답. 사람은 자신을 다른 모습으로 포장할 때 외로워져요.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해 주세요. 이걸 바탕으로 아이들은 한 단계 더 커 나가는 거예요.
문. 사춘기인 아이가 너무나 양순하고 순종적입니다. 너무 좋아요^^
답. 그건 절대 반가워할 일이 아닙니다. 건강한 아이라면 반항도 하고 반론을 펼치는 게 당연하거든요. 그걸 못하는 아이라면 부모인 내가 지나치게 강압적인 건 아닌가 고민해 봐야 해요.
문. 아이들은 대체 왜 이렇게 귀찮아할까요?
답.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첫째는 어렵고 복잡한 과제들이 점점 낮은 연령대로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에요. 두 번째 이유는 아이들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는 데서 찾아볼 수 있어요. 세 번째는 요즘 아이들이 예전에 비해 몸을 너무 안 움직이는 데 있어요. 움직이지 않고 하루 종일 책상에만 앉아 있으면 뇌가 잘 활성화되지 않아요. 뇌가 깨어나질 않으니 정신적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도 힘들어지고요.
문. "너는 공부만 잘하면 돼"라고 아빠가 말을 해요. 괜찮을까요?
답. 공부는 얼마 하면 잘하는 건가요? 일등요, 아님 10등. 너무 피상적이에요. 공부하는 목적이 돈을 버는 것이라면 반드시 좋은 대학, 좋은 학과를 나와 연봉 높은 직장에 취직하거나 전문가가 되어야 할 필요는 없잖아요.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굉장히 다양하니까요. 아이가 궁극적으로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해 주기 위해서 공부하라고 한다는 옳은 삶의 목표를 이야기해 주어야 해요.
문. 엄마가 빨리빨리 하라면서 아이 공부에 관여해요.
답. 양육에서는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해요. 당장의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과정이 나쁘면 결국 부모 자녀 관계, 아이 인생 모두를 망치게 돼요.
문. 제 속으로 낳은 아이예요. 제가 잘 알아요.
답. 착각입니다. 아이는 부모와는 엄연히 다른 하나의 인격체예요. 나를 닮았을 뿐, 나와는 다른 사람입니다. 속해 있는 세대도, 시대도, 나이도 전부 달라요. 살아온 경험이 다른데 어른이 열세 살 아이의 마음을 다 알 수 있겠어요? 불가능한 일이에요.
문. 가정에 위기가 오면 아이는 어떤 생각을 할까요?
답. 아이는 아직 어리고 가치관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아이 앞에서 부모가 심하게 싸우는 건 좋지 않아요. 아니,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이에요. 집이 망한 것보다, 부모가 이혼한 것보다 부모가 싸우는 것과 그로 인한 파장이 아이의 평생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거든요.
문. 아이에게 자꾸 잔소리를 해요.
답. 잔소리만 좀 줄여도 단번에 200배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어요. 고치기 어렵다고요. 어떤 행동을 정말 고치고자 한다면 반복되는 행동에 반대되는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행동을 해야 해요. 잔소리의 원인은 부모의 불안일 수 있어요. 먼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세요. 내 마음이 뭘 그렇게 불안해하고 있는지요.
문. 아이가 부모를 무시하는 것 같아요.
답. 권위를 인정받으려면 아이를 무조건 굴복시키려 하지 말고 한 인간으로서 존중해 줘야 해요. 동시에 부모의 나약한 모습,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 마세요. 아이는 화가 나는 동시에 죄책감을 느껴요.
문. 아이를 숨 막히게 하는 유형이 있나요?
답. 1. 아이를 무서워하는 부모예요. 2. 도덕적인 지침을 주지 못하는 부모고요. 3. 불안해하는 부모랍니다. 4. 감정 조절이 안 되는 부모도요. 5.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부모예요. 6. 무능력한 부모도 그래요. 여기서 ‘무능’이란 경제적인 능력이 떨어지는 걸 말하는 게 아닙니다. 최선을 다해 아이를 돌보고 가르치고자 하는 부모로서의 마음가짐이 부족하다는 뜻이죠. 7. 마지막 유형은 뻔뻔하게 우기는 부모입니다.
문. 아이의 자신감과 자존감은 어떻게 달라요?
답. 예를 들어볼게요. 누군가 춤을 춰보라고 했을 때 “전 춤에는 별로 자신이 없어요. 이런 거 안 하면 안 돼요?” 한다면 그건 자신감의 문제예요. 내 능력에 대한 나의 가치 기준을 말해요. 그런데 “춤은 못 추지만 노래는 좀 하니까 노래할게요.”하고 대답할 수 있는 것, 춤을 잘 추지 못해도 자신을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자존감이에요.
문. 아이를 비판하는데 자꾸 비난으로 들어요. 힘들어요.
답. 13세 이전의 아이들에게는 비판이 아무 소용이 없어요. 비판을 받아들일 만큼 뇌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 시기를 넘긴 아이가 비판을 못 받아들인다면 신뢰가 없기 때문이에요. 나의 발전을 위해 해주는 말이라고 생각할 만한 믿음이 부족한 거죠. 표현 방법이 너무 신랄해도 아이는 그것을 비난으로 받아들여 자존감까지 무너질 수 있어요.
문. 아이가 사춘기의 한을 지니고 있는 것 같아요. 언제쯤 풀릴까요?
답. 부모를 이해하고 사춘기의 한을 스스로 풀게 되는 나이는 마흔 살쯤이에요.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이가 이해해 주지 않더라도 부모가 말이나 행동 하나하나를 조심하고 아이를 존중해 준다면 사춘기가 어느 정도 지나가는 시기가 되면 아이도 부모를 이해하기 시작해요. 부모와의 갈등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게 된다는 거죠.
책 내용을 문답식으로 정리했습니다. 제가 잘못 이해한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나를 이해하고, 아이를 이해하는 데, 오은영 선생님의 도움이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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