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상상하기 싫은 사건(Unthinkable)

무주이장 2021. 10. 8. 16:44

상상하기 싫은 사건(Unthinkable)

 

 미국 대도시 세 곳에 핵폭탄이 설치되었습니다. 미국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면서 테러 위협을 하는 범인을 상대로 폭탄의 위치를 알아내야 하는 절박한 상태입니다. 폭탄이 터질 때까지 시간은 72시간이 남았습니다.

 

 FBI 대 테러 특수요원이 고문 기술자인 국가 비밀요원과 함께 범인을 취조합니다. 고문 기술자는 자기가 잔인한 사람이라는 것을 확신시켜야 한다고 하며, 우선 손도끼로 범인의 손가락을 자릅니다. FBI 요원은 질겁을 하고 고문은 안 된다고 주장을 하지만 FBI 측과 정부 측 관계자는 시민권이 이미 박탈된 사람이며, 만약 폭탄이 터지면 헌법이 무슨 소용이냐며 요원의 주장을 거부합니다.

 

 이어진 고문은 손톱 빼기, 전기고문, 물고문 등으로 이어지지만 테러범은 폭탄의 위치를 실토하지 않습니다. 혹시 폭탄 설치가 거짓말이 아닐까 생각을 하자, 그런 생각을 비웃듯 쇼핑몰에서 재래식 폭탄이 터지며 50여 명의 사상자가 나옵니다. 테러범이 설치한 핵폭탄의 존재를 부정할 수 있는 사정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정부의 비밀 고문 기술자는 테러범의 아내를 조사실로 불러들였고, 범인이 계속 폭탄 설치 장소를 발설하지 않자, 테러범 아내의 목을 그어 죽여버립니다. 그럼에도 범인이 버티자, 이번에는 범인의 자녀 둘을 데려오라고 합니다. 결국 범인은 고문 기술자의 주저 없는 살인에 세 곳의 핵폭탄 위치를 알립니다.

 

 여기서 이야기가 끝이 나는가 생각했는데, 고문 기술자가 계속해서 아이를 데려오라며 심문을 계속할 것을 주장합니다. 서슬 퍼런 고문 기술자의 계속된 요구에 FBI 요원이 아이를 보호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그냥 폭탄이 터지게 둬요. 이러면 안 돼요. 이럴 순 없어요. 우린 인간이라고요.”

 

 고문 기술자는 없어진 핵물질이 7~8 킬로그램이고 폭탄 하나에 2 킬로그램의 핵물질이 들어가 있다면, 폭탄은 한 개가 더 있다고 주장하면서 아이를 불러 죽이더라도 심문을 계속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FBI 요원과 고문 기술자, 정부 관계자가 논란 중인 사이에 테러범은 자살하고 심문은 끝이 나고 맙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세 번째 폭탄을 찾아 해체를 완료했다는 보고가 있는 곳에서 모퉁이 감춰진 곳에 네 번째 폭탄의 자폭장치가 기동 하는 장면으로 끝납니다.

 

 소름 끼치도록 잔인한 고문과 이를 예견하고 고문을 견뎌내며 정치적 요구를 하는 테러범, 그리고 그 사이에서 어떤 것이 옳은 가치인지 혼란스러워하는 FBI 요원, 결국 아이들은 구하지만 한 개의 핵폭탄이 터지는 상황에서 희생되는 수많은 시민들의 죽음을 상상하는 끔찍한 영화, ‘언싱커블의 줄거리입니다.

 

 여러분은 영화 속 누구의 역할에 동의하시겠습니까?

 

 코로나의 위험이 초기에 비해서는 공포감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무서운 모습을 감추지 않습니다. 백신이 없을 때, 우리들의 공포는 극에 달했지만, 이제 백신이 나오면서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백신 접종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 각국의 사정입니다. 맞고 싶어도 맞지 못하는 사람들이야 그렇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백신을 확보한 상황임에도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문제입니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의 속마음은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백신의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이상 안 맞겠다.

2. 코로나에 걸려도 치사율이 낮은데, 굳이 내가 맞을 이유가 없다. 난 코로나 따윈 무섭지 않다.

3. 국민의 70% 이상이 접종하면 집단 면역이 되는데 내가 안 맞아도 될 것이다.

4. 백신 맞고 부작용 생겨도 정부가 인과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나만 손해다. 안 맞는다.

5. 정부 말은 뭐라고 해도 믿을 수 없다. 난 안 맞는다.

 

 반면, 백신 접종을 하고 집단 면역을 희망하는 사람들의 대응도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백신 패스를 발급하고 미접종자는 2인 이상 다중이 모이는 장소 출입을 금지하라.

2. 미접종자가 2인 이상의 다중 출입 장소를 가고자 할 때마다 PCR 검사를 받아라. 이 경우 PCR 검사비는 자비 부담을 하라.

3. 미접종자가 확진이 될 경우의 치료비는 자비 부담으로 하라.

4. 미접종자가 확진이 될 경우, 치료비 부담을 거부할 경우 치료를 거부하라. 이 경우 자택에 격리하고 일체의 돌봄을 중지하라.

5. 법을 위반하여 몰래 출입하여 남에게 전염을 시킬 경우를 방지하기 위하여 별도의 장소에 구금하라.

6. 아니다, 그냥 전염이 되게 둬라. 이러면 안 된다. 이럴 순 없다. 우린 인간이라고.

 

위드 코로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백신 접종을 독려하기 위한 정책 선택은 어떤 것이 되어야 할까요?

 

영화가 현실이 되는 끔찍한 사건이 없으면 좋겠습니다.  

핵폭탄 실험,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