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공부,오늘묵상

QT : 종교는 믿음입니까? 아니면 과학입니까?

무주이장 2021. 9. 14. 12:32

QT : 종교는 믿음입니까? 아니면 과학입니까?

 

 제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그 당시 유명한 수필가로 많은 책을 냈던 분이 안병욱 교수님과 김형석 교수님이었습니다. 두 분의 문장이 달랐다는 기억이 있습니다. 저는 안 교수님의 책을 더 좋아했습니다. 키에르케고르를 알게 된 것도 안 교수님의 책을 읽던 중이었습니다. 김형석 교수님은 독실한 기독교인임을 글 중에서도 자연스럽게 표현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중 지금도 기억나는 글입니다.

누가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면 믿겠다고 하면 이렇게 대답하세요. 믿고 나면 하나님이 보입니다.’ 정확한 문장은 아니지만 뜻이 그랬습니다. 저는 김 교수님이 하나님을 증명하는 어려움을 피하려고 입증책임을 떠넘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는요.

 

 저는 종교는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런 증명을 하지도 못했지만 하나님을 믿고 나니 하나님이 보인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아브라함이 실존한 인물이냐 아니냐? 노아의 방주가 어디서 발견되었다더라. 성경으로 계산하면 지구의 역사는 6천 년이더라, 아니다, 창세기 1초의 시간은 지금의 1초가 아니다. 그때의 1초는 지금의 몇 천만 배라 이를 반영하여 계산하면 지구의 나이가 45억 년이 되더라라는 둥의 과학적 증명을 하려고 애를 써는 종교인을 만나면 저는 사이비 과학자가 떠오릅니다. 하나님을 믿는 것은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였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나니 하나님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일 뿐입니다. 하나님의 존재를 증명하는 방법으로 창조과학을 말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그분들이 애쓰시는 목적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과학은 과학 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가설을 세우고 증명을 하고, 증명한 사실이 현실의 증거와 부합하여야 합니다. 우리는 그런 방법으로 나온 주장을 과학적 증명이라고 믿습니다. 지구의 나이가 45억 년이라는 것은 과학적 진리이기에 성경에 근거한 6천 년의 지구 역사가 45억 년으로 환산된다는 설명을 종교인들이 하는 것이 아닐까요?

 

 제가 성경을 공부할 때 목사님이 말씀한 말이 기업 납니다.

성경은 과학책이 아닙니다

정말 명쾌한 말이었습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과학을 공부하는 이유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의 이치를 알기 위해서입니다. 물질의 최소 입자를 찾는 분들은 창조의 초기 상황을 알고자 함입니다. 과학자들이 발견한 과학적 사실들은 창조주 하나님이 만드신 오묘한 진리의 일부를 깨쳐가는 과정 중 알게 된 사실들이라고 믿습니다. 그런 과학적 사실들이 성경의 교리와 맞지 않는다고 해서 부정하는 것은 과학이라는 명제에 맞는 사실들을 부정하는 것으로 인간의 삶을 비현실적으로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성경의 교리는 우리 믿음이 세월의 압력을 받아 고정된 것들입니다. 그런 교리도 인간 삶의 환경이 변하면 본질만을 지키고 비본질적인 것은 관용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김형석 교수님의 글이 고등학생인 저에게는 삶의 지표도 되고, 생각의 근간을 만들어 주셨지만 100세가 넘어 일본의 극우신문 산케이와 인터뷰한 내용은 성인이 된 제게는 세상의 소금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변화를 따라잡기에는 연세가 너무 많아 버거울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진화론은 새로운 종교일 뿐입니다. 인간은 원숭이에게서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이 당신의 형상을 본떠 창조한 것이 사람입니다. 진화론은 신흥 종교일 뿐입니다.” 최근 목사님이 주장하시는 말씀입니다.

 

 인간은 원숭이와는 다른 종입니다. 인간으로 진화할 종이었다는 말입니다. 진화론은 과학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믿음으로 만들어진 종교가 아닙니다. 광신도들이나 믿는 신흥종교가 아닙니다. 진화론을 종교라고 한다면, 모든 과학적 사실들은 종교가 됩니다. 하나님을 믿는 우리가 여기저기 이단 종교를 만들어댄다면 정작 진짜 이단들을 비판하지 못하는 이유가 분명해집니다. 너무 바쁘니까요. 이건 제 생각입니다.

 

 마침 이번 주 다락방에서 공부할 내용이 관용과 사랑이라 생각이 여기까지 미쳤습니다. 과학을 사랑하고 관용하는 태도가 사람들을 자유롭게 합니다. 장하준 경제학자가 한 말이 기억납니다. 이 세상을 가장 거대하게 바꾼 것은 거대담론들이 아니라, 주방기구일 것이라고요. 세탁기, 냉장고, 전자레인지, 식기세척기 등등의 주방가전이 여성들을 가사에서 해방시킨 거대한 일을 성취해냈다고 합니다. 동의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방법이 아니라 갈릴레이의 실험방법이 무시되지 않는 교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저는 창조론을 믿습니다. 그리고 진화론도 믿습니다. 다 하나님의 뜻이 있을 것이라고도 믿습니다.

찰스 다윈, 픽사베이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