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 새벽기도회와 성령 방문 사건
늘 일어나는 시간이 있습니다. 알람은 늘 제시간에 울고 나는 일어납니다.
아침 6시입니다. 알람을 끄고, 간밤 특별한 소식이 있나 포탈을 둘러봅니다. 제목만 일별 하고는 일어납니다. 방에 불을 켜고, 부엌으로 나가 조명을 밝힙니다. 아내가 조금 뒤 일어나 부엌으로 나오면 내가 일어났다는 신호를 주기 위해섭니다.
아내는 “엄마는 늘 새벽이면 불경을 들으면서 기도를 했다”고 말을 합니다. 장모님이 기원한 것은 아마도 아내의 건강과 행복이었겠지요. 담임목사님도 비슷한 말씀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어머니는 늘 아침이면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전 그 모습을 보며 자랐습니다.” 그러고 보면 세상의 어머님들은 모두 새벽이면 기도를 드렸던 것 같습니다. 불편했던 경제적 상황을 이기기 위해 새벽이면 다라이를 들고 새벽 첫 차를 타셨던 어머니들은 버스 속에서 기도를 드렸을 것이고, 기도의 모양과 대상은 다르지만 자식과 가족을 향한 기대와 희망을 녹여 바램을 가슴속에 간직하며 간절히 기도했을 것은 같았을 것입니다.
부엌에 불을 켜고 뒤돌아서는데, 방 하나에 불이 밝습니다. 문을 조심 스러이 여니, 아내가 특별 새벽기도회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저는 출근한다는 핑계로 참석하지 않는 새벽기도입니다. 일 년에 한 주일 ‘특새’라고 불리는 기도회에 아내는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습니다. 우리 집에 하나님이 방문하신 것은 작은 아이로부텁니다. 작은 아이가 엄마에게 전하고, 큰 아이에게 하나님이 오신 후, 아내의 권유로 저도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늙어서 갖게 된 믿음이 조금씩 깊어 갈 때, 우리에게 전도한 아이들은 교회에서 조금씩 멀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큰 애는 결혼을 하고서 그랬고, 작은 아이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소소한 재미를 맛보는 시간이 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젊은이들에게 하나님과 친하게 지내는 것을 바라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오늘 아침도 아내는 ‘특새’에 참여했습니다. 씻고 부엌으로 나오니 아이와 엄마가 얘기를 나누는 중입니다. 늦잠을 자는 아이를 이 시간에 보는 것은 잦은 일은 아닙니다.
“오늘 일찍 스케줄이 있니?”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아니요.” 아이가 대답합니다.
“오늘 새벽기도를 엄마랑 하고 얘기 중입니다.” 아내의 말입니다.
저도 식탁에 앉았습니다.
“아빠가 새벽기도회에 같이 했으면 좋았을 텐데, 미안해” 진심입니다.
아내는 아이를 기다렸고, 저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자연스럽게 다시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을 아내는 억지로 만들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다시 한자리에서 하나님을 만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내가 기도하는 뒷모습에서 장모님의 모습을 보았고, 목사님의 어머님을 보았습니다. 세상의 어머님들이 모두 우리 집 아내와 함께 같은 시간, 같은 소망을 가지고 세상 여기저기에서 새벽기도를 드리는 모습이 겹쳐 보였습니다.
저는 믿음을 가진 후 성령을 느낀 적이 없습니다. 뜨거운 마음을 가진 적은 있었지만 그것이 성령이라는 확신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우리 세 식구가 모인 식탁에서 저는 처음으로 성령을 느꼈습니다. 머리가 따뜻해지고, 마음이 뜨거워지며 모든 것이 다 사랑스러웠습니다. 아이의 모습을 보며 즐거웠고, 아내를 보며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가벼운 아침이 성찬이 되었습니다.
오늘 아내의 중보기도가 하나님에게 전달되어 27살 딸과 61살 아빠가 성령을 만난 것은 사건이었습니다.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감사 기도를 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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