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정치인과 정치꾼

무주이장 2021. 7. 14. 13:24

정치인과 정치꾼

 

 우리는 정치를 더러운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배신이 판치고, 욕망과 욕망이 부딪히는 싸움판이 극렬해서, 이기면 모든 것을 갖고, 지면 모든 것을 잃는 아싸리판이라 막장까지 가고야 마는 천박한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는 말이다. 너도나도 정치판 밖에서는 비판과 비난을 함에도 정치판을 기웃거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은 것은 왜 일까? 일반인이 갖는 정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정치꾼들이 정치를 자기들만의 전유물로 만들려는 술수라고 생각한다.

 

 노루고기는 재수가 없으니 먹지 말라는 말을 어른들이 자주 했다. 당연히 맛도 좋지 않은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 않았다. 어느 부위인지 알지 못하지만 내가 겪은 노루고기는 부드럽고 맛이 좋았다. 그때 알았다. 노루고기를 어른들만 먹으려고 만든 말이라는 것을. 믿거나 말거나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과학의 영역에서 이해하는 것이 대응하기에 적절하다. 아예 손을 놓고 대응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 모르지만 적극적인 대응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과학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것이 맞다. 감염병 전문 의사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이유다.

 

 최근 안철수 전 의사가 K방역은 Kill방역이라고 하며 펠레의 저주에 빗대 대통령의 저주라는 말을 언급한 모양이다. 그래도 한때 의사였다고 하니 뭐 도움되는 말이라도 있는가 하여 기사를 검색했다.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발표하자 대통령 책임론을 부각시키는 모습이라는 기사가 보였다. 무슨 이유일까?   

 

첫째, 대통령이 코로나19 종식 예언과 K방역을 자랑하면서 펠레의 저주처럼 거꾸로 코로나가 확산되었다는 주장이었다. 코로나가 확산되는 이유가 있을 텐데 싶어 더 보았다.

둘째, K방역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주먹구구식의 비과학적이고 행정 편의적이며 사안에 따라 정치적 판단이 개입되는 방역체계라 Kill방역이라고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역시 의사 출신이라 과학적인 비판이 있으리라 짐작했다. 그런데….

그러면서 그는 방역체계 쇄신 방안으로

1. 정치 방역이 아닌 과학 방역

2. 억압적 방역이 아닌 국민 공감 방역

3. 탁상 방역이 아닌 현장 방역 등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에 대한 충분하고도 집중된 지원 외, 국민재난지원금은 공짜심리를 위한 술수라며 중단을 주장했단다.

 

이 무슨 잡소리인지, 하나마나한 추상적인 표현이다. 그래서?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정치 방역은 무슨 말이고, 과학 방역은 무엇을 말하는지 설명이 없다. 억압적 방역은 어떻게 막고 국민 공감 방역은 어떻게 이룰 수 있는지 설명도 없다. 탁상 방역은 어떤 것을 말하고, 현장 방역은 무언지도 구분이 없다. 책상에서 방역 계획을 만들면 탁상 방역이고 선별 진료소에서 계획을 만들면 현장 방역인가? 도대체가 전직이 의사라고 믿을 수 없는 하나마나한 말로 구체적인 의미가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서울시의 확진자 수가 많이 늘었다는 소식이 연일 이어진다. 서울시는 무슨 일을 했기에 확진자 수가 늘었는지 비판하는 기사가 없나 검색하였다. 김어준 씨가 안철수 씨의 발언으로 말미암아 서울시를 비판한 기사가 있다. 서울시의 반응을 보았다.

1. 김 씨가 해지시켰다고 주장한 역학조사 TF팀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기에 해체되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역학조사관은 93명이 활동 중이다. 단 실질적인 감소라고 할 수 없는 활동이 없었거나, 퇴직했거나, 상황이 발생해도 오기 어려운 분들을 정리 하였지만 실제 역학조사관 수에 큰 차이가 없다.

2.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을 연장해 방역 위기를 초래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중대본과 협의해서 진행했고, 방역수칙은 더 강화됐다.

3. 자가검사키트의 사용은 기존 방역수칙을 유지하면서 한 검사다. 정책 변화에 따른 완화된 조치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정책 변화로 확진자 폭증을 초래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서울시의 설명에서 우리는 역학조사관의 수가 보충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방역수칙을 강화했지만 영업시간을 늘렸던 것도 알 수 있다. 방역수칙을 강화하면 영업시간을 제한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으로도 보인다. 자가검사키트의 예산 사용 결과가 미미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서울시는 하나마나한 무의미한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토론을 확대하고 나은 방안을 협의할 여지가 있다. 그런데 안철수 씨의 말에서는 뭐 하나 건질 게 없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왜 안철수 씨는 정치를 할까? 왜 처음 안철수 씨가 나왔을 때 열광을 하고 지지를 했을까? 그가 우리 사회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기대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아싸리판에서 개싸움을 하는 정치인 안철수를 기대하고 지지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정치는 욕망과 욕망이 부딪혀 피를 뿜으며 싸우는 아싸리판이 아니라고 나는 믿는다. 국민을 대표하는 상대를 비방하면서 다음 정권은 내 꺼 다는 주장을 하는 것은 먼저 정치인의 의무를 다한 후, 선거판에서 주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모두가 코로나로 인하여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아직도 40%가 넘는 국민이 지지하는 대통령을 입에 올려 함부로 까대라고 존재하는 국민도 아니고 대통령도 아니다. 정치인의 의무란, 욕망과 욕망을 조절하여 서로 살아가는 사회, 그런 사회를 만드는 조정자로서, 사회발전의 리더로서의 정치인을 말한다. 그래서 정치는 어렵고 정치인의 책무는 무겁다. 전문 정치인으로 커가는 과정이 그래서 필요하기도 하다. 기업인의 경력을 가진 정치인, 검사의 경력을 가진 정치인이 이윤과 검거율을 높이기 위하여 수단을 가리지 않았던 경험으로는 정치는 한 걸음도 더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우리도 긍정 의미의 정치인과 회피하고픈 정치꾼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출처는 픽사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