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 혀를 제어하라(야고보서 3:1-12)
혀는 곧 불이요 불의의 세계라 혀는 우리 지체 중에서 온 몸을 더럽히고 삶의 수레바퀴를 불사르나니 그 사르는 것이 지옥 불에서 나느니라(야고보서 3:6)
기도를 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나의 갈망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기도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나오는 ‘하나님 아버지’에서 목에 가시가 걸린 듯 주저합니다. ‘하나님’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가 걸린다는 말입니다. 왜 그런지 생각합니다.
우리가 클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 저의 아버지도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 힘들어하셨습니다. 열심히 사시지만 생활이 넉넉해지는 것은 속도가 늦었습니다. 고등학교 입학을 결정할 때 아버지는 대학 학비를 미리 걱정한 듯, 실업계 고등학교로 진학할 것을 권유하였고, 저는 나중에 크게 후회할 결정임에도 아버지의 권유를 따랐습니다. 결국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가졌지만 다시 대학을 가기 위해 재수를 택했습니다. 아버지의 미약한 경제적 능력과 아이를 위한 미래를 보는 의지적 예지 능력이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의지적 예지 능력’이란 말은 아이의 미래를 위해 아버지로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돕겠다는 아버지로서 의지가 정한 예지 능력을 표현하는 말입니다. 아이의 미래를 위해서 힘들더라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 같은 것 말입니다. 그러나 나의 바람과는 달리 아버지는 당신의 능력 한계 내에서 자식을 사랑하는 방법 외에 무슨 방도가 있었겠습니까?
저는 하나님 ‘아버지’를 찾으면서 기도할 때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은 알겠는데 같은 능력을 가진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없습니다. 그러니 기도를 하면서 저는 저의 갈망을 모두 털어놓지 못한 채 기도를 하게 됩니다. 자연 구체적인 기도 제목이 아닌 추상적인 기도만 나오게 되는 이유입니다.
아버지가 동의하지 못하는 요구를 한 적이 있습니다. “네 돈이 있으면 해라.” 냉정한 말이 돌아왔습니다. 그 말이 칼이 되어 가슴을 찔렀던 모양입니다. 제가 장성하여 경제적 능력이 생겼을 때, 아버지가 시골집에 가게를 하나 내자고 하시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요청을 거부하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버지 돈이 있으면 가게를 내시죠.” 아마도 아버지에게도 제 말이 칼이 되었을 것입니다.혀
이제 제가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작은놈이 시작한 믿음 생활이 이제는 우리 가족 모두의 종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우리에게 전도한 작은놈은 지금은 믿음 생활에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기도가 구체적이지 않은 이유를 아내와 얘기하다, 둘째 애의 말을 전해 들었습니다.
“아빠가 나에게 윽박지른 것만 기억나.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기도가 잘 안돼.”
아이의 가슴에 제 혀가 만든 말이 칼이 되어 박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섬뜩했습니다. 저도 저의 능력의 한계 내에서 아이를 사랑하다 보니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부드럽게 이해시키면 될 것을 무능함을 숨기려 아이를 윽박질렀던 것입니다.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 무엇이든 도움이 되고 힘이 되어 주어야 함에도 저는 저의 능력을 핑계 삼아 회피했던 것입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힘을 다해 아이에게 도움을 주었다면 아이는 ‘하나님 아버지’를 찾는 것에 힘들어하지 않았을 것을 이제야 알겠습니다.
시편 141:3 말씀을 붙잡고 기도하여야 하겠습니다.
오 여호와여, 내 입에 파수꾼을 두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켜 주소서.
좋으신 하나님 아버지, 제가 아이에게 지금 가지고 있는 저의 온 능력과 미래에 더 있을 모든 능력을 사용하여 아이의 미래 삶이 풍요롭고 윤택하며 의미 있게 되기를 지원할 수 있게 하시고, 만약 능력이 따르지 못한다 하더라도 아이를 걱정하며 같이 의논하는 마음을 갖게 하여 아이의 마음에 아픔을 주는 일이 없게 하시는 은혜를 주십시오. 항상 내 입에 파수꾼을 두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켜 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였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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