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어려운 일 : 가룟 유다의 이해와 정치인 이해하기

무주이장 2021. 3. 25. 12:01

 

어려운 일 : 가룟 유다의 이해와 정치인 이해하기

 

 보궐선거가 공식일정에 들어갔습니다.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오세훈이 전광훈이 주도한 8.15집회에서 연설을 하는 자료화면을 보았습니다. 무슨 말을 했는지 처음 들었습니다.

"최악의 대통령, 독재자 문재인을 헌정 유린의 죄목으로 파면한다."

 

 우리나라는 민주공화국입니다. 대통령은 국민들이 선거를 통하여 선출합니다. 비록 전체 국민 과반수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선출되는 것이 우리 제도입니다. 이 제도가 독재자 대통령을 선출하는 절차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면 왜 배운 사람이고 서울시장이 되겠다는 사람은 지금의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할까요? 이것을 알기 위해 일단 독재()’라는 말의 뜻을 찾아야겠습니다. 다음 사전에서 검색하니 독재의 뜻이 2개입니다.

1.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계급 따위가 모든 권력을 쥐고 일을 마음대로 처리하고 지배함.

2. [정치] 민주적 제도와 절차에 의하지 않고 개인 또는 그를 둘러싼 소수자를 정점으로 하는 정치.

 

 정치인 오세훈이 하는 말이니 2번의 뜻을 말한 듯합니다. 그러나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민주적 제도와 절차라는 것이 우리나라에는 엄존하니 대통령이나 그가 속한 민주당 국회의원 소수자들을 정점으로 정치를 한다고 비판하는 것이겠지요. 그런데 3권 분립의 한 축인 입법부인 국회는 역시 국민이 선출합니다. 국회의 다수당이 자기들이 주장하는 정책을 입법으로 추진하는 것이 제도가 준 취지이고 권한입니다. 그렇다면 국회의 다수당을 차지한 민주당이 국회에서 하는 입법권한을 독재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그럼 오세훈은 아마도 1번의 뜻으로 대통령 문재인을 비판하는 것이라 짐작됩니다.

 

 여기에서 잠시 성경에 나오는 가룟 유다 이야기를 해봅시다. 유다는 예수님을 판 제자입니다. 그는 예수님과 제자들이 활동하는 동안 회계일을 보았다고 합니다. 숫자에 정통하였다고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매우 실용적인 인물이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그가 유월절 이틀 전 예수께서 베다니 문둥이 시몬의 집에서 식사하실 때에 한 여자가 향유 한 옥합을 깨뜨려 예수의 머리에 붓는 모습을 보고는 향유를 버린 것이 아까워 향유를 팔아 자기에게 주었으면 가난한 자들을 도울 수 있었겠다고 향유의 주인인 여자를 책망하는 모습에서 짐작한 것입니다. 유다는 또한 예수를 객관적으로 보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자부심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예수께서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을 드시면서 너희들 중에 나를 팔 자가 있다고 예고하시자 많은 제자들이 주여 내니이까?”하고 묻는 반면 유다는 랍비여 내니이까?”하고 예수를 팔 사람이 자기가 아니라는 주장을 합니다. 다른 제자들이 예수를 라고 호칭하지만 유다는 예수를 랍비라고 부릅니다. 선지자로서 랍비로서 선생으로서 이 세상의 권력을 잡을 예수를 생각하고 그를 따라 권력의 부스러기를 향유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없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 그가 대제사장과 서기관들의 권력에 대항하기에는 무력한 말만 무성한 것이 실망스러웠을 것입니다. 믿었던 메시아가 아닌 랍비 예수를 따랐던 자신이 실망스럽게 느꼈을 수도 있었겠지요. 그러니 그는 예수를 고발하고 차라리 돈을 받는 것이 자기를 보상하는 방법일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유다의 인간적인 모습이고 개인적이며 주관적인 가룟 유다의 모습입니다. 인간은 원래 자기 시선으로 세상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다시 정치인 오세훈이 주장하는 독재()’1번 뜻을 보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꼬봉들인 민주당 국회의원들 따위가 모든 권력을 쥐고 일을 마음대로 처리하고 지배하는 것은 정적의 눈으로 보면 정확한 사실로 보입니다. 언론을 통해 압력을 넣어도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고 정책을 끌고 나가는 모습, 여야가 모여 합의를 통해 정책결정을 하자는 주장은 이도 들어가지 않는 국회, 이제는 대통령과 막후교섭을 통해 의견을 관철하는 라인도 없는 허무함, 검사에게 힘을 실어줘도 맥없는 상황, 고위 공무원이 국민은 개. 돼지라며 아부를 떨 정도로 자기들의 자신감을 과시했던 이너서클의 무력감 등등 과거 권력을 쥔 사람들 간의 협의와 중재를 통한 나눠먹기가 통하지 않는 것을 보는 상실감은 지금 권력을 쥔 세력들이 독재자로 보이는 게 사실일 듯합니다. 답답한 마음을 표현할 곳이 있으면 거기가 어디든 가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런 오세훈이 저는 이해됩니다.

 

 결국 누구가 무슨 짓을 하고 무슨 말을 하든 처녀가 아이를 배어도 할 말이 있다는 속담처럼 이해 못할 일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해한다고 해서 그 짓과 그 말이 모두 용납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오늘 독재자의 사진을 보면서 독재를 생각합니다.

박정희 소장
전두환 장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