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토피아 4

시네마토피아. 강유정 비평집. 민음사 간행 4

P.S. 기억하면 좋을 듯한, 나중에 찾아 쓰면 좋을 단어, 구, 절의 기록 인문학이란 특정 철학에 대한 공부가 아니라, 세상의 서사를 이해하는 기본적인 틀, 메타 서사를 배우는 일이다. (5쪽) 기자들이 회사원, 직장인 심지어 ‘기레기’라고까지 멸시받는다면, 그것은 엘리트주의로 감춰져 있던 기자 세계의 속내가 드러났기 때문일 테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인 사실의 추구를 어쩌면 기자 스스로 저버렸음을 언론 소비자들에게 들켰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19쪽) 스포트라이트, 이 영화가 중요하게 다루는 것은 누가 죄인인가 밝혀내는 것 자체가 아니라 하나의 범죄란 여러 사람, 여러 층위가 복합적으로 만들어 낸, 구조적 침묵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이다. ~ 본분을 다해서가 아니라 본분을 다하지 못했다..

매일 에세이 2023.11.06

시네마토피아. 강유정 비평집. 민음사 간행 3

영화는 인문학의 중요 교재입니다 강유정 교수가 쓴 시네마토피아는 영화에 관한 전문적인 정보를 주는 책이 아닙니다. 영화의 제작과정이나 배우, 시나리오 작성법, 조명이나 카메라 등의 스텝진들을 소개하는 책이 아닙니다. 이런 책들을 전문서적으로 분류한다지요.? 시네마는 영화를 뜻하고 토피아는 유토피아를 말합니다. 시네마와 유토피아를 조합해서 만든 말이 시네마토피아입니다. 유토피아에 대해서는 익히 아는 단어입니다. 강유정 교수는 “유토피아, 하면 아름다운 낙원이 떠오르지만 사실 ‘어디에도 없는 땅’을 의미한다. 세상에 없는 낙원, 그게 바로 유토피아다.”라고 설명합니다. (432쪽) 세상에 없는 낙원임에도 그 없는 낙원이 지옥 같은 삶을 견디게 할 때가 있다며 영화와 땅, 시네마토피아가 그렇다고 또는 그랬으면..

매일 에세이 2023.11.06

시네마토피아. 강유정 비평집. 민음사 간행 2

즐거운 범죄 서사의 소멸: 범죄 영화가 재미없어진 이유 작가는 영화 ‘오리엔트 특급 살인’을 소개하면서 탐정 에르퀼 푸아로를 소개합니다. "에르퀼을 만나면 범죄는 즐거운 사건이 된다. 술술 풀리기 때문이다. 범인이 누구였는가를 밝혀내기 때문이 아니라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 파악하고, 분석하고, 규정할 때 마침내 범죄는 정복된다. ‘왜’가 밝혀진다는 것은 범죄의 인과관계가 해부되었음을 뜻하고 해부된 범죄는 공포력을 잃는다. 공포력을 잃었으니 범죄가 즐거운 사건이 된다" 이 설명은 공포영화에도 그대로 적용이 됩니다. "출현하는 귀신은 즐거운 사건이 된다. 귀신이 누구냐를 밝히기 때문이 아니라 왜 귀신이 되었고 나타나는지를 파악하고, 분석하고, 규정할 때 마침내 공포는 정복된다. ‘왜’가 밝혀진다는 것은 귀신의..

매일 에세이 2023.10.31

시네마토피아. 강유정 비평집. 민음사 간행 1

‘사랑의 호소’ 그것이 본질이다. 강풀의 만화를 보면서 그가 사람을 보는 시각이 무척 따뜻하구나 하고 생각한 적이 많았습니다. ‘순정만화’야 말할 필요도 없지만, 미스터리 심리 썰렁물이라며 발표한 ‘조명가게’는 보는 내내 무서움증이 생겼습니다. 마지막 쯤 되어서야 어떤 이야기인지 알고 나서 강풀의 인간관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비극적인 사건을 이야기하면서도 사랑의 틀속에서 인간이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듯합니다. 따뜻한 사람이 전하는 이야기는 보고 읽는 사람에게도 따뜻함을 전달합니다. 기분 좋습니다. 그렇다면 우울한 이야기는 어떨까요? 마음이 같이 우울해집니다. 불안해집니다. 어떤 경우에는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런데 책을 놓지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희극보다는 비극이 더 사람을 유..

매일 에세이 2023.1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