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 4

일주일. 최진영 소설. 자음과 모음 간행 2

현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들 ‘일요일’에서는 아이가 현장실습장을 회피하려는 것을 선생이 막고, 같이 일하는 어른들은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강요하는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요즘 아이들의 책임감 없음과 공동체 의식 없음은 지금 어른들의 과거 그들의 젊은 시절과 비교하면 분명한 것처럼 언뜻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 말을 과거의 강요가 이제는 통하지 않는다는 말로 이해합니다. 아이들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이제 강요가 어렵습니다. 현장실습생이 실습할 장소는 산골의 학교가 아닌 이상 선택의 여지가 넓습니다. 정년이 훨씬 지난 늙은이도 받아들여야 하는 작은 공장의 입장에서는 젊은이는 언감생심 꿈도 꿀 수 없습니다. 그래서 유의하면 나은 실습장을 찾기가 어렵지 않습니다..

매일 에세이 2024.02.12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전승환 지음, 다산초당 간행 5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의 저자 전승환 작가에게 보내는 편지 작가님 안녕하시죠? 저는 작가님의 글을 읽은 독자입니다. 나이가 벼슬도 아닌 데 작가님의 글을 보고 쓴 글이 혹시 꼰대스러워 기분이 상하시지는 않았는지 염려가 되어 이렇게 편지를 보냅니다. 저는 작가님의 책을 소개받고는 젊은이들의 고민을 같이 공유할 수 있거나, 적어도 젊은이들의 고민을 알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에서 글을 읽었습니다. 조금은 단정적인 작가님의 글에 반발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시비를 거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시비가 아니라 작가님의 글에 대한 이견을 보이려고 애썼을 뿐인데 워낙 공격적인 환경에서 살아온 개인적 경험으로 인하여 제 글이 공격적으로 보였을까 염려했습니다. 작가님이 소개하는 문장은 어떤 ..

매일 에세이 2023.09.10

피땀눈물-아나운서-이선영, 상도북스 간행

피땀눈물-아나운서-이선영, 상도북스 간행 피땀눈물 책 중 세 번째 책을 들었습니다. 아나운서 이선영 씨가 방송국의 아나운서로서 18년의 시간을 공들인 사연들을 정리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어디서 그녀의 피와 땀과 눈물을 찾아야 할지 의아했습니다. 그러다 나온 게 있습니다. 작가의 글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방송일에, 꽃에, 책에, 쉼 없이 달리는 경주마 같은 딸이 레이스에서 즐길 수 있도록 빈자리를 든든히 채워주시는 엄마.’ 그랬습니다. 아나운서 이선영 씨의 피땀눈물보다는 어머니의 피땀눈물 이야기였던 것입니다. 이 나라의 여성 직업인들이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피할 수 없는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시간과 노력과 진심을 다 바친 어머님의 피땀눈물이 먼저 눈에 들어온 것입니다. 그런데 허전합니다. 이 ..

매일 에세이 2022.06.19

리모콘권을 둘러싼 정쟁 – 말과 행동의 부조화

리모콘권을 둘러싼 정쟁 – 말과 행동의 부조화 최근 병원에 입원하는 일이 있었다. 병실에는 따로 텔레비전이 비치되어 있지 않아 휴게실에서만 시청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리모콘을 사용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다. 이미 정해진 채널을 그냥 무심히 볼 뿐이다. 지루한 병원생활과 자신의 비참한 건강 상태에 지친 분위기이니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내가 리모콘을 잡아서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려보겠습니다” 혼잣말을 하고는 채널을 돌렸더니, 다른 환자와 얘기 삼매 중이었던 나이든 여자 한 분이 자기가 보고 있으니 돌리지 말라고 하더라. 뉴스가 방송 중이었고, 상대가 나이 드신 여자분이라 보지 않고 있다는 나의 선입견으로 인한 사고였다. 얼른 채널을 원래 방송으로 되돌려 놓았다. 그런데 뉴스에서 나오는 한 꼭지의..

매일 에세이 2020.0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