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지식이 풍부한 역사학자입니다. 저자의 지식을 얻으려 다시 책을 열었습니다. ‘전우용의 근현대 박물지’라는 부제가 있는 책입니다.
1. 훈민정음의 뜻
글로 가르치는 것이 교(敎)고, 말로 가르치는 것이 훈(訓)이며, 글을 알고 나라에 충성하는 사람이 인(人)이고, 무지렁이로 땅에 붙어사는 사람이 민(民)이라고 합니다. 훈민정음은 세종이 한자를 모르는 ‘어리석은 백성’을 위해 특별히 만든 표음문자입니다. 우리가 늘 쓰는 교훈과 인민이 어떤 의미인지 알았습니다.
2. 위인전
근대 세계의 위인들에 관한 정보는 1880년대 서양식 학교가 설립될 때부터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해 신교육과 신서적 보급이 확대된 1890년대 후반쯤에는 지식인이 갖춰야 할 필수 지식 중 하나가 되었다고 합니다. 어린 시절 위인전은 어린 마음에도 ‘뻥’이 아닐까 생각되어 읽지 못한 장르의 책입니다.
3. 내신 성적표의 신(申)
하급자가 상급자에게 보고하는 것을 우리나라에서는 ‘신(申)’이라고 했는데, 내신(內申)도 일본식 한자어로서 ‘외부에 공개해서는 안 되는 내밀한 상신’이라는 의미입니다. 대학 입학에서도 사용되는 내신 성적에는 생활기록부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거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생활기록부를 동의 없이 공개한 것이 문제가 되었는데, 내신이라는 말을 이해하면 위법성이 더욱 선명해집니다. 일본식 단어가 과거 난무했던 현장이 공사판이었습니다만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습니다. 법률용어에도 일제의 잔재가 묻어 있는 단어가 많았지만 여기도 개선이 많이 되었습니다. 최근 조국혁신당 강미정 대변인은 윤갑근 변호인이 윤가의 변호사 ‘선임계’를 냈다는 말에 일본 법원에 제출하는 것이 ‘선임계’라고 비판을 했습니다. 우리 법원에서는 ‘선임서’를 낸다고 합니다. 윤갑근은 무엇 하나 마음에 드는 게 없습니다. 과거 그가 검사질을 했다고 하는데, 대충 자기 마음대로 해 먹던 검사질이 상상되었습니다.
4. 기상 관측 기기
“오늘 서울에 벚꽃이 피었습니다” 혹은 “오늘 서울에 첫눈이 내렸습니다”라는 기상청의 발표가 있으면 ‘서울’은 어디를 말하는 것일까요? 라테, 자대 배치를 받으면 선임(선임)이 어디서 왔냐고 물었습니다. “부산에서 왔습니다”라고 대답하면 한 대 맞았습니다. “부산이 다 네가 살던 곳이냐 부산이 넓잖아” 낄낄거리면서 그랬습니다. 서울은 부산보다 넓은 곳인데 어딜까요? 기상청 서울관측소를 말합니다. 서울관측소도 이사를 자주 했는데, 정확히는 1998년 대방동으로 이전했던 곳을 말한다고 합니다.
5. 온도계
화씨와 섭씨로 온도계는 나뉩니다. 화씨를 섭씨로 바꾸는 방법을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온도계의 섭씨와 화씨는 어떤 연유로 그런 이름을 갖게 되었을까요? 중국인들이 화씨온도계를 만든 독일 태생이며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던 기기 제작자 가브리엘 파렌하이트에게 화씨(華氏)라는 중국 성을, 섭씨온도계를 만든 스웨덴의 천문학자 안데르스 셀시우스에게 섭씨(攝氏)라는 중국 성을 임의로 붙여주었기 때문에 생겼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런 사실을 어떤 문헌을 통해 알았을까 궁금해졌습니다.
6. 마천루
한자 문화권에서는 건물의 위계를 사람의 위계와 등치 했습니다. 폐하(陛下)의 폐는 섬돌을 뜻하며, 전하(殿下), 합하(閤下), 각하(閣下)의 전, 합, 각은 모두 건물의 규모와 격식을 가리키는 글자랍니다. 가장 높은 사람이 사는 건물보다 더 높게 지어야 했던 것은 신이 사는 건물, 즉 신전(神殿)이었습니다. 안중근 의사에게 총 맞아 죽은 이토 히로부미는 영화 안중근에서 합하로 불리는 것으로 기억납니다.
7. 드론
고대인들은 하늘을 지배하는 신이 혼돈의 세계인 땅에도 질서를 부여한다고 믿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땅에 사는 무수한 생명체 중 인간만이 신의 속성 일부를 가졌고, 신의 의지를 이해할 수 있다고도 믿었습니다. 조선시대 어린이용 학습서였던 ‘동몽선습’이 ‘천지지간 만물지중에 유인(唯人, 오직 사람)이 최귀 하니’라는 문장으로 시작한 것이나, 기독교 성경 창세기에 ‘하나님이 아담과 이브에게 바다와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것을 다스리라’고 기록된 것이나, 모두 같은 생각의 소산이었습니다. 사람의 생각이란 게 동서를 막론하고 비슷한 생각을 하였다는 것에서 동족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무엇이 어떤 것보다 낫다는 생각은 동족상잔을 초래합니다. MAGA를 주장하는 트럼프의 미국이 과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지 아니면 천년 왕국을 꿈꿨던 로마처럼 무너질지 궁금합니다. 말처럼 된다면 인간 세상 무에 어려운 일이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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