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 화학, 진화생물학, 분자생물학, 지질학, 그리고 천문학 3
천문학은 태양계와 행성 그리고 위성을 설명하면서 우리 태양계가 위치한 은하 그리고 전체 우주에 있는 수조 개의 우주를 설명합니다. 우주의 첫 시작인 빅뱅도 설명하지요. 천문학은 빛에 의존하며 빛을 분석하는 학문입니다. 우주를 빛으로 이해한다는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납니다. 원자들은 고유의 빛이 있고 빛은 파장이 있으며 적색 편이 현상과 청색 편이 현상으로 빅뱅과 은하가 서로 다가섬을 알 수 있다는 설명은 단순하여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덩달아 도플러 효과를 이해하게 합니다. 저는 별도 수명이 있고 별이 어떻게 변하면서 수명을 다하는지는 들었지만 그 이유는 이 책을 통하여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부분만 정리하고자 합니다.
별은 스스로 빛을 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별이라고 하면 하늘에 떠 있는 모든 반짝이는 것들을 별이라고 하지만 항성만을 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항성은 어떻게 빛을 낼까요? 단순하게 생각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탄생한 별들은 빅뱅 때 만들어진 다른 원소들은 하나도 섞이지 않은 순수한 수소 덩어리였다고 생각합시다. 이 예로 든 별은 우리 태양보다 수백 배는 많은 수소가 압축된 덩어리로 모든 원자의 전자들이 양성자의 영향력에서 벗어난 극도의 플라스마 상태입니다. 중력은 주변의 모든 물질들을 한가운데에 있는 가상의 구심점으로 끌어당기기 때문에 깊은 곳으로 들어갈수록 쌓여 있는 수소 입자의 밀도는 더욱 커집니다. 뜨겁고 압력이 높은 중심부에 자리한 수소 원자의 핵은 빙글빙글 소용돌이치면서 압축되고 또 압축되어 전자기력이 버틸 수 있는 임계점을 넘어서고 그 결과 반발력은 사라지고 수소 입자들은 헬륨의 핵으로 융합됩니다.
이것이 수소 원자핵의 열핵융합반응입니다. 이때 발생한 열은 중심에서 바깥쪽을 향해 뻗어나가기 시작하고, 바깥쪽으로 뻗어나가는 열과 빛의 파장은 안쪽으로 향하는 중력의 힘을 상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이 진동하는 방사선, 핵융합반응의 산물이야말로 계속해서 쌓여가는 물질들 내부가 붕괴되지 않고 별이 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주역입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 태양만 해도 1초 동안 7억 톤이나 되는 수소를 헬륨으로 바꿉니다. 우리 태양은 이미 50억 년이나 빛을 내고 있으며 매 순간 여위어가고 있지만 빽빽하게 쌓여 있는 수소는 앞으로도 50억 년 동안은 계속해서 핵융합반응을 해나간다고 합니다. 걱정하지 말랍니다.
하지만 고대 별에서 수소가 고갈되면 중력으로 별이 붕괴되는 것을 막던 밖으로 향하는 에너지가 사라져, 별은 다시 중력의 영향만을 받으며 수축하기 시작합니다. 중심부를 향해 수축하는 핵의 온도와 밀도는 또다시 열핵융합반응의 임계점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해서 올라갑니다. 이전 핵융합반응의 부산물인 헬륨 입자들은 서로 융합해 탄소를 만들기 시작하고 또다시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해서 중력의 붕괴 작용을 다시 한번 막아냅니다. 그러나 헬륨이 모두 사라지면 별은 다시 붕괴되기 시작하고, 다시 어느 지점에 이르면 새로운 융합, 이른바 핵합성이 일어나 탄소보다 무거운 원자를 창조합니다. 별이 완전히 붕괴되지 않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질소, 산소, 나트륨, 인, 칼륨, 칼슘, 규소 등등 원소 주기율표에 적혀 있는 순서대로 작은 원자핵을 갖는 것부터 큰 원자핵을 갖는 것까지 원소들이 차례차례 만들어집니다.
핵합성 반응이 만들어내는 가장 안정된 원소는 철과 니켈입니다. 철과 니켈은 핵융합반응으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단계가 끝났음을 알려주는 표지 물질입니다. 철의 원자핵을 또 다른 철의 원자핵과 융합시켜도 에너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무거운 원자들이 하나로 합쳐지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투입되어야 합니다. 그 때문에 바깥쪽을 향해 자유롭게 날아올라야 할 복사에너지가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안으로 함몰됩니다.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해야 할 때가 온다는 뜻입니다.
이 시점이 되면 별의 중심핵에는 철과 니켈이 빽빽하게 들어서고 그 주위를 그동안 뜨겁게 달궈졌지만 타 없어져버리지는 않은 가벼운 원소들이 순서대로 둘러쌉니다. 결국 별의 핵은 버틸 힘을 상실하고 붕괴되며 바깥층은 안쪽으로 무너져 내립니다. 별의 내부는 자유 낙하 상태가 되어 플라스마 상태의 내부 물질들은 점점 중심에 있는 가상의 한 점을 향해 떨어져 내립니다. 정말 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태양만 한 넓이의 핵이 북아메리카 대륙 정도로 작아집니다. 갑자기 붕괴된 핵은 그 여파로 항성 전체를 뒤흔드는 충격파를 내보내고 그 결과 별의 바깥층을 감싸고 있던 가벼운 원소들은 모두 날아가버리고 맙니다. 초신성으로 폭발하는 무시무시한 생명의 마지막 순간에 우리의 별은 원소 주기율표에 나오는 백금, 탈륨, 비스무트(창연), 납, 텅스텐, 금 같은 진정한 헤비급 원소들을 만들어냅니다. 새로 만들어진 무거운 원소들은 이전에 만들어놓은 비교적 가벼운 원소들과 함께 우주 속으로 산산이 흩어집니다. 바로 이 산산이 흩어지는 금속 유탄들때문에 항성계가 폭발적으로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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