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인계철선. 리 차일드 지음. 다니엘 J. 옮김. 오픈하우스 간행

무주이장 2024. 7. 31. 16:55

 더운 여름입니다.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모처럼 제주도를 다녀왔는데 숙소가 있던 산방산 근처 펜션은 습기와 싸우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자 제습기 소리가 요란했습니다. 방은 제습의 열기로 뜨끈했고요. 제주도의 어디를 가야 더위를 피하고 휴가를 즐길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작년 여름 세계 잼버리 대회 참가자들이 고생을 하고 있을 때 저는 친구와 함께 여름휴가를 전라북도로 갔습니다. 전북에는 둘러볼 데가 많아 조그만 도시들을 방문하면서 지역의 멋과 맛을 즐길 계획이었습니다. 불볕더위를 고려하지 못했던 우리는 차에서 내려 거리로 나설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걷고 보는 것은 포기하고 점심과 저녁을 먹을 곳, 숙소가 있는 곳을 포인터로 정하고 이동 거리에 맞춰 드라이브만 했습니다. 에어컨 없는 곳은 갈 수 없었습니다. 식당과 식당, 숙소와 숙소를 메뚜기처럼 이동했습니다. 제주라고 다를 게 없었습니다. 그래도 절물오름을 가서 숲 속을 산책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여행을 다녀와서 남은 시간은 선풍기를 틀고 책을 읽었습니다. 배가 고프면 빵도 먹고 밥도 먹고 치킨도 먹고 책을 읽었습니다. 더운 여름에 가벼운 추리물이나 미스터리물이 읽기 쉽습니다. 인기가 많은 책이라고 하여 이 책을 빌렸습니다. 잭 리처는 영화를 통해 이미 알고 있는 인물입니다. 톰 크루저가 주인공인 잭 리처잭 리처 네버 고 백을 재미있게 봤습니다. 그런데 책에서 본 잭 리처는 키 큰 근육맨으로 총알도 가슴을 관통하지 못하고 비껴가는 사람으로 묘사됩니다. 그렇다면 톰 크루저보다는 미드인 잭 리처 백의 주인공인 앨런 리치슨이 더 적격인 것으로 보입니다. 미드는 다 보지 못했지만 책도 읽었으니 챙겨 볼 생각입니다.

 

 추리물을 읽으면서 불만이 생길 경우는 작가가 스토리를 끌고 가면서 독자를 위한 정보 제공에 인색할 경우입니다. 리처와 빌런이 등장하는 이야기의 처음에는 긴장감이 있고 호기심이 생기는 것에 비해 이야기가 진행되는 중간부터는 이야기의 힘이 떨어진다고 느꼈습니다. 살인자의 신분 세탁이 노출된다고 하더라도 빌런의 존재가 위협을 받을 것이라는 필연성이 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영화에서는 액션이 시원해서 다른 생각 없이 시간을 소비할 수 있었지만 소설은 싱겁게 느껴졌습니다. 하드 보일드다, 장르물이다 인기가 있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추리와 복선이 정교한 본격 추리소설보다는 못하다는 게 저의 느낌입니다. 리 차일드의 소설은 영화가 더 나을 것 같습니다.

 

 뒤 이어 읽은 책은 비슷한 분량임에도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건 다른 꼭지로 정리하겠습니다.

예스24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