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에서 주로 아파트 분양이나 주택사업허가와 준공업무를 호구책으로 삼아 25년 남짓을 살았습니다. 저는 청약저축을 들지 않았습니다. 건설 경기라는 것이 5년 주기설이나 10년 주기설로 널뛰기를 하니 경기 하강 때 발생하는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하면 된다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집을 장만했습니다. 이제는 자식이 집을 장만하여야 하는데, 건설업에서 떨어져 나와 이제는 매트리스를 만드는 회사에서 노후를 준비하고 있어 아무래도 정보력이 떨어집니다. 당연히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를 들여다봅니다.
집값이 오를 것이다. 아니다 내린다. 주장들이 난무하더니 요즘은 대세 하강기라고 정리가 되는 중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경제지들은 계속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어 곧 다시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구라를 치고 있습니다. 이런 구라에 무주택자들은 긴장하고 초조해집니다. 작년도 그렇고 금년도 그렇고 연초 상반기에 거래량이 증가하는 것은 무주택자들의 초조함이 만든 주택거래량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하반기는 한정된 실수요자들의 거래가 다시 줄면서 거래량도 급감합니다. 현재 공급물량은 늘고 수요는 주는 것으로 보여 가격도 하반기에는 많이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에 저는 500원을 걸었습니다. 언제 어떤 집을 살 것인가? 묻지 않고 어떻게 살 것인가? 묻는 질문에 답을 한 책입니다. 이광수 복덕방 사장님의 책입니다.
부동산 정보를 알려주는 정보는 기본적으로 돈을 전제로 하기에 수치가 난무하고 기대와 희망이 배경화면을 채웁니다. ‘내려라’ 주문을 하고 있는 분은 그분들의 기대와 희망을, ‘올라라’ 주문을 하는 분은 그들 나름의 기대와 소망이 가득 배경화면에 묻어납니다. 그들의 전망을 보고 들으면서 마음이 푸근하고 따뜻한 느낌이 든 적이 별로 없습니다. 정보를 정해진 시간에 알려야 하기에 그럴 것입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 저자의 주장과 함께 그의 마음이 전달됩니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만든 책이고 자신의 주장을 정련하였기에 그럴 것입니다. 이광수 선생의 이 책을 읽고 마지막 쪽에 제 느낌을 적었습니다. “저자의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이상하지요?”
저자는 질문을 잘해야 올바른 답이 나온다고 설명합니다. 언제, 어디에 있는 집을 얼마의 가격에 사야 할까? 묻는 것은 좋은 질문이 아니라고 하면서 어떻게 살 것인가를 물으라고 합니다. 수요와 공급량을 확인하고 거래량을 확인하면서 관심을 가진 집에 대한 조사를 하라고 합니다. 집값은 공급자가 정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수요자는 어떻게 현상을 확인하고 행동을 할 것인가를 집을 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알려줍니다. 자산 가치의 변화로 인하여 빈부의 격차는 더욱 커졌습니다. 부자들은 비쌀 때 팔고 쌀 때 자산을 삽니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은 비쌀 때 사고, 쌀 때 팝니다. 이런 현상이 생기는 이유를 설명합니다. 저자의 설명을 듣고 이해했다고 해도 행동(투자는 행동이라고 저자는 설명하지요)을 잘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빈부 격차가 자꾸 벌어지는 것이 증명을 합니다. 노름판에는 판돈을 많이 가진 사람이 이깁니다. 부동산 투자시장은 투기시장이 되었고 모두가 한 건 해서 부자가 되려고 합니다만 판돈이 많지 않은 사람들이 이기는 경우가 별로 없습니다. 빚에 쪼달려 생활의 질이 떨어지고 고통의 아우성이 들립니다. 저자는 이런 현상을 극복하기를 희망하는 듯합니다. 저자는 투자를 통하여 모두가 부자가 되는 세상을 바란다는 말을 합니다. 그의 바람대로 무주택자가 감당 가능한 빚을 내어 적정한 가격에 집을 사는 시절이 향후 2~3년 내에 오기를 같이 기대합니다.
이제는 더욱 집값 안정을 정부에 기대할 수가 없는 시절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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