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의 치매 간병 경험: 간병은 부모가 목숨 걸고 해주는 마지막 육아다.
어머니의 병을 확인한 딸은 나이 드신 아버지에게만 간병을 의존하는 것에 도덕적 부담감을 느낍니다. 국가의 보호를 요청하는 제도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모두 강하게 거부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2년의 세월을 보내면서 본인에게 우울증이 오는 것을 인식합니다. 작가가 어떻게 어머니의 치매에 어떤 도움을 받아 대처했는지를 알려줍니다.
치매환자에게는 적절한 자극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남에게 병을 알리는 것을 싫어하는 어머니와 귀가 들리지 않아 어머니의 요청에 즉시 대응 못 하는 아버지에 실망하여 대화가 끊어진 집에서는 치매의 진행이 빨라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데이케어센터에 나가거나,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는 것은 환자에게는 적절한 자극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가까이서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찰리 채플린)는 말이 이해됩니다.
같은 상황이라도 자신이 휘말릴 정도로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괴롭지만 멀리서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바라보면 웃음이 나면서 마음이 따뜻해진다고 작가는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지금 가족을 돌보는 분들은 ‘객관적으로 보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환자를 냉정하게 보는 시선을 가져야 간병하는 사람이 스트레스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추천합니다.
간병은 전문가와 공유하세요.
이 말은 작가가 치매 전문의에게 들은 말입니다. 굳이 내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일은 간병전문가가 훨씬 잘하니 전문가에게 맡기고 가족은 오직 가족만이 할 수 있는 일, 당사자에게 애정을 가득 쏟는 것을 자신의 본분으로 삼으라는 말입니다.
작가의 경험이 담긴 단 한 권의 책이 내 가족의 치매를 어떻게 진단할 수 있으며 치매에 걸린 가족의 간병을 너끈히 감당할 수 있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 날 도둑처럼 찾아오는 병마에 대한 이해와 함께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줄 수는 있을 듯합니다. 특히 내가 사랑하는 가족을 충분히 실효적으로 간병하지 못해 생기는 부담감이나 우울감을 극복하는 데에는 이 책이 많은 도움을 줄 것입니다. 작가는 간병을 하면서 부모를 더 잘 이해했고 한 사람의 성인으로서 다시 성장을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간병은 부모가 목숨 걸고 해주는 마지막 육아라고 표현합니다. 또 간병을 하는 과정을 통하여 어머니의 죽음을 평온하게 받아들일 준비를 했습니다. ‘평온하게 체념하는 죽음’을 준비할 수 있었다고 고백하면서 이를 ‘신의 친절’이라고 얘기합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스님의 법문이 생각났습니다.
“스님 어떻게 죽어야 편안할까요?” 대중의 물음에 스님이 답합니다. “늙어 병이 들어 한 서너 달 자식들을 고생시키고 죽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자식들은 부모의 죽음에 안타깝다며 애태우지 않고 보낼 수 있습니다. 자기 혼자 편하자고 밤새 안녕은 결코 좋은 죽음이 아닙니다.” 그렇다면 치매 역시 저주받을 병만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실제 작가의 어머니는 마음에 상처를 받아도 금방 잊어버리셨다고 합니다. 세상사 나쁜 것만 있는 일은 어디에도 없는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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