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공부,오늘묵상

땅끝 마을, '반석 농아 교회' 목사님 편지

무주이장 2023. 11. 7. 11:46

 제가 다니는 교회의 다락방에서 아주 작게 지원하는 교회의 목사님이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저는 아직 방문을 하지 않았지만 교회 모습이 눈에 선했습니다. 믿음은 사랑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고 믿습니다. 읽어보시면 어떨까 싶어 그대로 옮깁니다.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벧전2:9)

 할렐루야! 가을은 점점 깊어지고 있습니다. 가을이 깊어진다는 것은 겨울이 다가온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추수도 끝났고 어느덧 한 해를 마무리해야 할 때가 가까워 오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세월의 무상함을 보면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바로 영원한 영생에 들어갈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합니다.

 

 요 며칠은 계절이 걸맞지 않게 조금은 덥게 느껴지는 날씨였던 것 같습니다. 비가 오고 난 후에는 추워진다고 하니 모두가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교회 앞산은 이제 막 붉은색으로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 올해는 무엇을 위해 달려왔는지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짧은 인생을 하루 소풍에 비유한 천상병 시인은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말하며 자신의 삶을 하루 소풍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4:14절에도너희 생명이 무엇이뇨 너희는 잠간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고 했듯이 우리의 삶은 나그네이고 초로인생인데도 하나님께서 베푸시는 은혜를 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이경록 성도님이 많이 아프실 때는 본인의 잘못을 깨닫고 이제는 진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겠노라고 하시더니 하나님의 은혜로 점점 건강을 회복하니 이제는 다시금 하나님의 의가 아닌 자신의 의를 찾고 있습니다. 열심히 예배에 참석하시더니 요즘은 병원비를 많이 써서 돈이 없다며 주일에 일이 있으면 예배도 빠지고 돈 벌러 가신다고 합니다.  아프셔서 아무것도 하지 못할 때를 기억하며 믿음의 진보를 이루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지만 자신의 삶이 우선시 되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사람의 마음은 참 간사한 것 같습니다. 지난주에는 협회에서 믿지 않는 자신보다 10살은 많은 여자 어르신과 다툼이 일어나서 또다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여자 어르신의 아드님이 경찰에 고소한다느니 여러 말들이 있는 상황에서 해결책을 두고 기도만 하고 있습니다. 이경록 성도님이 정신을 차리고 정말 주님의 올바른 자녀가 될 수 있게 기도 부탁드리겠습니다.

 

 농번기라서 믿음이 없는 성도들은 주일도 이웃들의 품앗이로 인하여 예배를 빠질 때가 있습니다. 평소에는 한번도 예배에 빠지지 않고 열심히 예배에 참석하시던 최유심 성도님께서 주일에 이웃들의 품앗이로 인하여 예배에 불참하였는데 다음날 두 부부가 경운기를 몰고가다가 고랑에 빠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남편이신 박봉재 성도님은 허리수술을 받고 이제야 움직일 수 있는 상황이 되었었는데 경운기사고로 인하여 두 달 간의 입원 및 안전 가료가 필요하고 최유심 성도님도 허리를 다쳐 부부가 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중입니다. 내년1월 막내 따님의 결혼이 있어서 준비 중이었는데 온전히 회복되어서 결혼식도 잘 치루고 이번 일을 통하여 살아 계신 하나님을 느끼며 주일 성수 할 수 있길 기도 부탁드립니다.

 

 얼마전 우리 교회 최연장자시인 전인자 할머니 노영오 할아버지의 따님으로부터 협회로 전화가 왔습니다. 목사님께서 본인 아버지가 헌금을 조금한다고 예배시간에 막 혼냈다고 하는데 목사님이 어떻게 그럴 수 가 있냐는 전화였습니다. 통역사를 통하여 들었기에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목사인 제가 성도들이 헌금하는 것을 작다고 야단칠 수 있겠느냐고 반문을 했습니다. 통역사님도 목사님이 그런 적 본적도 없고 농아교회 교인들의 헌금으로 교회를 운영하지 못하여 목사님이 일을 다니면서 운영하는데 헌금으로 뭐라하실 분은 아니시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따님께서는 본인 아버지가 조금의 치매가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너무 사실적으로 말씀을 하셔서 긴가민가해서 전화를 드린 거라 합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곽기호 성도님께서 주보에 자기 이름 없다고 화내셨을 때 오해를 풀어드리면서 헌금함을 교회에 비치해 뒀으니 이제는 눈치 보지 마시고 마음 편하게 헌금을 드리라는 말을 할 때 제가 화를 낸 거로 오해하셨나 봅니다. 우리 농아인들은 수어와 함께 상대방의 몸짓과 표정을 보면서 그 사람을 마음을 파악하는지라 제가 혹시라도 그런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죄송하다고 헌금으로 화를 내는 목사는 없다고 오해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렸지만 마음이 편치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 스스로를 돌아보며 앞으로는 표정 하나하나 신경 쓰면서 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난주 월요일 아침 일찍 독감예방접종을 하였습니다. 광주에서 암수술을 하시는 농인분이 계셔서 심방 갔다가 집에 왔는데 그날 밤새 누구한테 얻어맞은 것처럼 온몸이 아프고 두통이 심해서 며칠을 누워 지내야 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금요일 미국에서 사시는 이모님 내외분과 따님이 한국에 잠시 귀국하였는데 저희 교회에 와서 하룻밤 자고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일을 나가지 않았기에 수중에 가진 돈이 없어서 걱정했습니다. 그래도 미국에서 오신 이모님인데, 제가 듣지 못하게 되었을 때 많은 사랑을 주신 이모님인데 대접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오후에 반가운 마음으로 맞이하고 땅끝마을을 관광시켜 드리는데 차량기름도 간당간당합니다. 하나님께 해결해달라고 맘속으로 기도합니다. 다음날 오전에 떠나시면서 30만원을 주고 가십니다. 너무 감사했습니다.

 

 이모 가족을 보내고 집사람과 교회청소를 하고 나니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김밥이 너무 먹고 싶어서 터미널 앞 분식집에 가서 김밥이랑 라면을 시켜서 함께 먹는데 그 맛이 참 별미였고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차량 기름도 가득 넣을 수 있었음에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또 채워주시는구나 감사를 드릴 수 있었습니다. 아픔도 어려움도 주님만 믿고 있으면 걱정할 것 없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우쳐 주심에 감사드리며 오는 추수감사절에도 많은 성도들이 살아 계신 하나님을 깨닫고 많은 감사의 제목들이 나올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추수감사주일 오후에는 성도들 하나하나 나와서 감사의 제목들을 나누기로 하였습니다. 진정으로 우러나오는 감사가 나오고 하나님의 은혜를 깨닫고 참된 믿음의 자녀가 되길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늘 좋은 소식 보다는 기도부탁의 소식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생각날 때마다 저희 성도들을 위해서 기도 해주시면 저희에게는 큰 은혜가 될 것입니다. 날마다 감사가 넘쳐나는 시간들이 되시길 기도하며 다음에 다시 소식 전하겠습니다. 

 

                                                                          2023115

 

주일예배 후 늦은 밤 반석 농아교회 정재현 목사, 허윤정 사모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