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집착’이라는 제목의 글을 읽었습니다. 헛된 집착은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지만 잘못된 방향이 아니라 올바른 방향으로 집착한다면, 개인의 삶은 물론 사회와 국가, 나아가 인류에까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예를 든 것 중 하나가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입니다. 천지창조는 천재적인 재능의 산물인 동시에 엄청난 집착의 결과물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천재로만 알려진 미켈란젤로는 ~ 무려 4년 동안이나 천장에 매달린 채 발판에 누워 그린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 벽화 ~ 비록 관절염과 근육경련, 눈병 등에 시달렸지만 그 위대한 집착 덕분에 수백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우리는 그 놀라운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66~67쪽)라고 썼습니다.
올바른 방향의 집착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미켈란젤로를 예로 들고 그의 작품을 더불어 설명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과정까지 자세히 설명을 합니다. 미켈란젤로가 천장에 이르는 가설작업대를 설치하고 거기에 누워서 그림을 그렸다는 것은 저도 영화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영화인지 드라마인지 아니면 다큐멘터리였는지 그 장르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천지창조를 미켈란젤로가 누워서 그렸다고 알려졌지만 양정무 교수는 그림의 대부분을 미켈란젤로는 서서 그렸다고 설명합니다. 당시 미켈란젤로가 친구에게 쓴 편지의 내용이라고 합니다.
“허리가 창자 속으로 파고들어 균형을 잡으려면 말처럼 엉덩이를 뒤로 빼야 하고 장님처럼 걸어 다니고 있어 너무도 비참해진 나는 예술가가 아니라네” 미켈란젤로가 벽화를 그릴 당시의 모습을 표현한 내용입니다. 천장을 올려다보며 그림을 그리다 보니 머리가 등에 붙을 만큼 휘고 입속으로 떨어지는 물감 탓에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몸. 수련과 수행의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집착을 버리든, 집착을 가지든,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집착을 하자는 저자의 설명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만, 그렇지만 확실하지 않은 내용을 덧붙여 글을 만드는 바람에 그의 글에 신뢰감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단지 미켈란젤로는 4년 동안 천장화를 그리는데 집착을 했다고 글을 썼다면 그 그림을 모르는 사람도 없을 터, 충분히 저자의 뜻이 전달되었을 것인데, 글에 힘을 더 주다가 그만 기우뚱 한쪽으로 쏠렸습니다. 그렇다고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제가 그렇게 느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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