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를 닮은 사람, 가장 오래된 인류 화석: 사헬란트로푸스
인간도 동물계의 다른 동물들과 함께 진화한다는 문제는 항상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감정을 자극한다. 오늘날에도 상당수 미국인은 인간이 동물계의 다른 동물과 연관이 있다거나 인간도 한갓 동물종의 하나라는 생각을 종교적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오늘날 미국을 제외한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는 이 사실이 전혀 논란이 되지 않는다. 미국인 중에는 식물과 다른 동물의 진화는 받아들여도 인간의 진화만은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이 높다.
1960년대 후반에 DNA-DNA 혼성화라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 이 실험을 해보면, 각각의 동물이 인간과 얼마나 유사한지를 대략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그러면 침팬지의 DNA가 인간의 DNA와 사실상 동일하다는 결과가 또다시 나온다. 그러다가 지난 20년 동안 기술은 크게 약진했고, 중합효소 연쇄반응(PCR) 같은 방법으로 인간뿐 아니라 다른 여러 동식물의 DNA 서열을 직접 해독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렇게 해독된 인간과 침팬지의 서열을 비교하자, DNA-DNA 혼성화로 얻은 것과 완전히 같은 결과가 나왔다.
우리 DNA는 침팬지의 DNA와 불과 1~2퍼센트 정도만 다를 뿐이며, 고릴라와도 마찬가지다. 그 이유는 우리 DNA의 60~80퍼센트가 읽히거나 사용되지 않으면서 세대에서 세대로 그냥 전달되기만 하는 ‘쓰레기junk’이기 때문이다. 이런 쓰레기 DNA의 일부는 오래전에 우리의 먼 조상을 감염시켰던 바이러스 DNA의 잔재인 내인성 레트로바이러스다. 우리와 침팬지를 구별하는 1~2퍼센트의 유전자는 조절 유전자다. 일종의 ‘온-오프 스위치’라고 할 수 있는 조절 유전자는 유전체에서 나머지 다른 유전자들이 언제 발현되고 언제 발현되지 않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인간이 다른 유인원들과 유전자가 거의 같아도 모습이 크게 다른 까닭은 바로 조절 유전자 때문이다. 사건은 종결되었다. 인간은 살짝 변형된 유인원일 뿐이다. 해부학적 특징에서 나온 증거뿐만 아니라 유전자에서 나온 증거도 너무 강력하다.
그렇다면 인간과 유인원은 얼마나 오래전에 갈라졌을까?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두 가지 방식으로 접근했다. 하나는 인간이 아니라 유인원과 점점 더 비슷해지는 쪽으로 발달하는 화석을 찾는 것이다. 알맞은 시대의 알맞은 암석을 찾아내고, 그 속에 원시 호미닌 화석이 보존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거는 것이다. 인간의 뼈는 화석화가 잘 되지 않는 편이다. 일단, 호미닌 화석이 발견되면, 다음 할 일은 신뢰할 만한 연대를 결정하는 것이다.
지난 25년에 걸쳐, 고인류학자들은 더 과거의 호미닌 화석 기록을 찾기 위해서 세계 전역의 오래된 지층들을 열심히 연구하고 있었다. 1974년에 ‘루시Lucy’(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가 발견된 이래로, 중요하고 심지어 더 오래된 표본이 몇 년에 한 번꼴로 발견되었다.(…) 호미닌 화석 기록은 이제 최소 600만 년 전까지 확장되었다.
2001년 브뤼네와 세 명의 차드인 연구원이 발굴한 표본에 대하여 예비 분석 결과를 발표했고, 2002년 7월 11일 네이처에 주요 논문으로 소개되었다. 브뤼네는 이 표본을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라고 명명했다. 사헬란트로푸스는 침팬지나 다른 유인원보다는 확실히 호미닌에 더 가까운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자세한 설명은 책을 보세요). 언제라도 새로운 발견의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현재 호미닌 무리 중에서 가장 오래된 일원의 기록은 ‘투마이’(차드의 다징가족 언어로 ‘삶의 희망’이란 뜻이다.사헬란트로푸스를 이렇게 부른다)가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그 연대는 지난 40년 동안 분자생물학자들이 인간과 침팬지가 갈라진 시기로 예측하고 있는 700만~600만 년 전과 일치한다.
아래 이미지는 나무위키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 사헬란트로푸스 차덴시스의 머리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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