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진화의 산증인, 화석25. 도널드 R. 프로세로 지음. 뿌리와 이파리 간행 23

무주이장 2023. 4. 16. 19:34

물속으로 걸어 들어간 동물, 고래의 기원: 암불로케투스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이 경탄해온 가장 놀라운 바다 생물은 고래와 돌고래와 그 친척들이다. 고래와 요나의 이야기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성경 속 이야기 중 하나다. 당시의 사람들 대부분은 고래를 물고기의 한 종류로 여겼고, 그래서 고대인들은 고래와 돌고래를 물고기로 분류했다. 고래가 물고기가 아니라는 것을 가장 먼저 깨달은 사람은 다름 아닌 현대적인 생물분류학의 창시자인 스웨덴의 자연사학자 칼 폰 린네다.

 

 상태가 좋은 고래 화석들은 19세기 초반에 처음 발견되었지만, 애석하게도 이 화석들은 자격을 갖춘 과학자에 의해 연구되지 못하고 장사꾼들에게 잘못 이용되었다. 그러나 다른 고래 화석들은 진정한 자연학자들 손에 들어갔다. 1834, 해부학자인 리처드 할런은 몇 개의 거대한 뼈에 바실로사우루스(황제 도마뱀)라는 이름을 붙였다. 할런은 이 뼈들 역시 당시에 막 발견되고 있던, 오늘날 우리가 공룡이라고 부르는 거대 도마뱀들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1839, 영국의 위대한 해부학자 리처드 오언 경은 바실로사우루스의 표본을 보고 공룡이나 파충류가 아니라 거대한 고래라는 것을 알아챘다.

 

 더 훌륭한 표본이 발견되면서, 바실로사우루스가 고대고래라는 사실이 뚜렷해졌다.  이 표본은 오늘날의 일부 고래와 닮았지만, 어떤 현생 고래보다도 훨씬 원시적이었다. 고대고래의 앞다리와 앞발가락은 노 모양으로 변형되었지만, 미국에서 발굴된 불완전한 화석에서 뒷다리는 발견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1990년에 뼈들이 온전하게 연결되어 있고 뒷다리가 제자리에 있는 고대고래의 골격이 이집트에서 발견되었다.

 

 고래의 기원에 관한 의문은 1세기 넘게 어정쩡한 상태에 머물러 있었다. 여러 화석 수집품 속에는 거대한 고대고래의 화석들이 많았지만, 부분적으로만 수생 동물인 더 원시적인 고래의 화석이나 완전히 육상동물이지만 고래와 비슷한 특징이 있는 포유류 화석은 거의 없었다. 한편, 더 원시적인 화석 고래의 특색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운 좋게 파키스탄에서 연구를 할 수 있는 넉넉한 자금이 생긴 고생물학자들은 육상 포유류에서 고래가 실제로 진화한 장소와 시대를 찾아내기에 이르렀다. 고래는 에오세 초기(5500~4800만 년 전)에 테티스해라고 알려진 얕은 열대 바다에서 진화했다.

 

 고래의 진화에서 중요한 최초의 전이화석은 깅그리치와 그의 동료들이 1983년에 보고한 파키케투스였다. 파키케투스는 연대가 약 5000만 년 전인 강 퇴적층에서 발견되었다. 이것은 이 동물이 기본적으로 육상동물이었고, 대부분의 시간을 물속에서 보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들은 주로 달리기와 도약을 하기 위해 적응한 짧은 발가락이 달린 긴 다리를 갖고 있었지만, 다리뼈가 유난히 두꺼워서 바닥짐 역할을 할 수 있었다. 따라서 파키케투스는 물속에서 헤엄을 친 게 아니라 기본적으로 걸어 다녔을 것이다.

 

 그러나 가장 큰 약진은 1994년에 한스 테비슨이 암불로케투스 나탄스를 발견해 학계에 보고하면서 찾아왔다. 이 학명은 말 그대로 걷고 헤엄치는 고래라는 뜻이다. 파키스탄의 상부 쿨다니층(4700만 년 전에 형성된 연안 해양 퇴적층)에서 발견된 이 화석은 고래와 육상 포유류의 딱 중간에 있는 동물의 골격을 거의 완벽하게 보여준다.

 

 암불로케투스가 발견되고 몇 년 후, 달라니스테스라는 이름의 거의 완벽한 고래 화석이 또 발견되었다. 테비슨이 암불로케투스를 보고한 해인 1994, 필립 깅그리치와 그의 동료들은 파키스탄의 발루치스탄 남부 지역에 있는 4700만 년 전의 지층에서 더 발달된 형태의 다른 전이 고래를 발견했다. 로도케투스라는 이름의 이 원시 고래는 돌고래 크기의 원시 고래 무리인 프로토케투스류에서 가장 대표적인 동물이다. 로도케투스가 발견된 이래로, 타크라케투스와 가비오케투스 같은 수많은 다른 형태의 전이 고래도 발견되었다. 육상동물에서 시작된 고래의 기원은 1980년까지만 해도 완전히 불가사의였지만, 이제는 화석 기록이 가장 잘 남아 있는 진화의 전이 과정 사례로 꼽힌다.

 

 1990년 대 후반, 분자생물학자들은 여러 포유류 무리의 DNA 서열 분석과 함께, 중요한 분자를 만드는 특정 단백질의 서열도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고래가 현존하는 다른 어떤 포유류보다 우제류와 가까울 뿐 아니라 우제류의 후손이라는 증거가 반복적으로 나왔다. 고생물학자들은 더 풍부해진 해부학적 증거와 새로운 분자생물학적 증거를 활용해서 고래에 대한 분석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다. 곧바로, 고래는 우제류이며 하마로 갈라지는 가지에 속하는 한 집단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 일치를 보았다. 분자생물학적 증거에 따르면, 고래는 헤엄치는 곰에서 진화한 것도 아니고 점점 물고기가 된 것도 아니다. 고래는 안트라코테레, 하마와 함께 공통조상으로부터 나온 후손이다. 파키케투스, 달라니스테스, 암불로케투스, 로도케투스, 인도히우스 같은 화석들로 이루어진 화석 기록에는 고래가 육상동물로부터 진화된 과정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아래 이미지는 나무위키에서 가져온 암불로케투스의 골격과 복원도입니다.

나무위키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 암불로케투스 골격입니다
나무위키에서 가져온 암불로케투스의 복원도입니다
예스24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