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진화의 산증인, 화석25. 도널드 R. 프로세로 지음. 뿌리와 이파리 간행 12

무주이장 2023. 4. 2. 13:32

개구리의 기원: 게로바트라쿠스

 

 우리는 데본기 후기에 양서류가 어떻게 육기어류에서 생겨났는지를 알아보았다. 그런데 이 양서류는 우리에게 친숙한 개구리, 두꺼비, 도룡뇽 같은 오늘날의 양서류로 어떻게 진화했을까? 여기서 다시, 화석 기록은 이런 진화 역사의 단계들을 보여주는 놀라운 표본들을 생산해 왔다. 현존하는 양서류는 엄청나게 다양해서 5700종이 넘게 알려져 있다. 그중 4800종 이상은 개구리와 두꺼비이고, 도룡뇽과 영원은 655종에 불과하다. 게다가 모족영원류라는 제3의 양서류 무리도 약 200종이 있다. 현존하는 양서류의 화석 조상은 어땠을까?

 

 양서어류에서 시작된 양서류는 석탄기(35500~3억 년 전)와 페름기(3~25000만 년 전)에 온갖 다양한 종류로 엄청난 진화적 폭발을 일으켰다. 대부분은 멸종된 3대 주요 무리에 속하지만, 한때 이들은 육상에서 가장 크고 가장 번성한 동물이었다. 그러다가 페름기 초기에 파충류가 등장해서 그 역할을 이어받았다. 페름기 초기의 양서류와 당시 육상동물을 채집하기 가장 좋은 장소는 텍사스 북부의 붉은 지층이다. 그중에서도 위치타 폴스와 시모어 일대(그리고 오클라호마주 경계에 걸쳐서까지)가 특히 최적의 장소다.

 

 고생대 후기의 양서류 세 무리 중에서 가장 흔하고 가장 인상적인 종류는 (예전에는 미치류로 불렸던) 분추류였다. 최초의 분추류는 길이가 1미터에 불과했지만, 페름기가 되자 분추류는 지금까지 지구에 살았던 가장 큰 육상동물 중 하나가 되었다. 페름기 초기의 텍사스 붉은 지층에서 나오는 가장 흔한 화석 중 하나인 에리옵스는 완전한 골격이 여러 개 알려져 있는 대형 분추류다. 페름기 후기가 되자, 대형 육상 분추류는 완전한 물속 생활로 물러나게 되었다. 당시 육상에 살던 단궁류 포식자와의 경쟁 때문이었을 것이다.

 

 두 번째 멸종 양서류 무리는 공추류다. 공추류는 석탄기 초기부터 페름기 초기까지 유럽과 북아메리카에만 살았다. 대부분의 공추류는 같은 시대에 살았던 분추류보다 몸집이 작았고, 도룡뇽처럼 길쭉한 몸에 작은 다리가 달려 있어서 주로 수중 생활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 번째 멸종된 양서류 무리는 탄룡류라고 알려져 있다. 탄룡류는 파충류로 이어지는 계통에 있는 더 발달한 양서류를 한꺼번에 묶은 잡동사니 분류군이다. 텍사스의 붉은 지층에는 놀라운 화석들이 가득한데, 그중에는 3미터 길이의 하마만 한 초식동물인 디아덱테스와 파충류와 아주 흡사한 세이모우리아(붉은 지층의 중심에 있는 텍사스 시모어에서 딴 이름)가 포함된다.

 

 텍사스의 붉은 지층으로 몰려들었던 20세기의 거물들은 이제 모두 세상을 떠났지만, 그들의 후학들은 지금도 그곳을 계속 찾아와서 중요한 화석을 채집하고 있다. 그중 지금은 고인이 된 스미스소니언협회의 니컬러스 허튼이 있다. 전해진 이야기에 따르면, 허튼은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의 보조 학예사인 피터 크롤러가 발견한) 어느 특별한 화석 하나의 중요성을 알아채고 “개구리Froggie”라고 쓴 종이와 함께 자신의 주머니에 보관했다. 그러나 허튼은 1999년에 사망했고, 그 화석을 연구하거나 발표할 기회가 없었다. 5년 후, 한 무리의 젊은 과학자들이 허튼의 소장품들 중에서 연구되지 않은 이 표본을 찾아낸 다음, 많은 시간을 들여서 화석을 완전히 노출시키기 위한 보존 처리를 끝냈다(허튼이 입수했을 당시에는 화석이 부분적으로만 보였다). 마침내 2008년에 허튼의 개구리는 발견된 지 14년 만에 기재되고 발표되었다.

 

 표본 자체는 거의 완벽한 골격이었다. 오늘날의 분류군에는 속하지 않고 그 분류군들 사이의 정확히 중간에 자리를 잡은 화석이야말로 진정한 전이화석이며, (조금 엉뚱하게) “빠진 연결고리(missing link, 잃어버린 고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게로바트라쿠스는 개구리와 도룡뇽을 연결하는 완벽한 전이화석이다. 표본은 현생 양서류와 멸종된 일부 다른 양서류에만 나타나는 독특한 특징을 보여주었다(자세한 내용은 책을 참조하세요).

 

 29000만 년 전, 게로바트라쿠스는 개구리와 도룡뇽 계통의 어떤 종류보다도 더 오래되었고, 특징이 지나치게 원시적이어서 개구리 또는 도룡뇽이라고 부를 수 없었다. 이런 사실은 개구리와 도룡뇽이 별개의 종류로 창조된 것이 아니라 공통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는 것을 입증하는 데에 보탬이 되었고, 그런 공통조상 중 하나가 게로바트라쿠스일 수도 있다.

게로바트라쿠스의 화석입니다. 나무위키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
예스24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