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의 중국 이해
이해찬이 이해하는 중국을 봅시다.
“중국이 지금은 아니지만 장차 패권국가가 될 가능성이 있어요. 내가 중국 정치인들 만나면 당신들이 패권주의로 가면 망한다고 말해요. 우리가 미국하고는 헤어질 수 있지만 중국하고는 헤어질 수가 없다. 우리가 이사를 갈 수가 없지 않느냐. 하지만 우리는 한 번도 당신들에게 예속된 적이 없다. 당신들이 패권국으로 가면 우리도 가만있을 수 없다. 이런 말을 하면 중국 지도자들은 절대 그럴 리 없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높아요.”
“지금 외교는 20세기 외교와는 달라요. 군사력이 있어도 쉽게 강점할 수 없어요. 군사력을 갖더라도 행사하지 못하게 해야겠지. 그런 게 국제사회의 외교적 연대예요. 2021년 3월에 중국하고 미국이 알래스카 고위급 회담에서 세게 붙었잖아요. 미국은 중국의 성장 속도를 늦추려고 해요. 중국은 미국하고 전면전을 할 생각은 없어. 그럴 역량이 부족하다고 보니까. 그래서 유연한 태도를 보이면서 건국 100주년 될 때까지 ‘소강 사회’를 구축하겠다, 그런 생각이에요.”
“옛날 같았으면 미중 갈등에 우리도 끌려들어 갔을지 몰라. 등거리 외교는 우리의 운명이에요. 진영 외교와 통상국가와의 관계 사이에서 깊은 고민이 필요해요.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외교를 해야 하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제일 큰 시장인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미중과의 관계 설정은 우리한테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야. 과거에 우리는 냉전을 강요받았어요. 그런데 세계화 속에서 통상국가로 성장했지. 지금은 80년대에 비해 대한민국의 자율성이 높아졌고 생존 전략을 선택할 수 있는 역량도 생겼다고 봐요.”
“2022년 7월에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방한했을 때, 중국 견제를 위해서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을 제안했잖아요. 그게 글로벌 경제체제에서 미국의 동맹국들끼리 핵심 부품이나 원자재 공급망을 만들겠다는 건데, 우리한테는 반도체가 핵심이에요. 한국을 포함해서 아시아 반도체 생산국들을 ‘칩4’(Chip4)로 묶어서 중국 반도체 산업에 고삐를 쥐려는 목적이야. 근데 우리로서는 여기에 선뜻 응할 수가 없어요. 우리 반도체 시장의 40%가 중국이고 홍콩까지 포함하면 그 비중이 더 커요. 민주당이 이런 문제에 대해서 성명을 내고 반대 입장을 밝혀야 된다고 봐요. 그게 윤석열 정부를 도와주는 거예요. 근데 민주당도 못했지…. 정부는 미국에 통화 스와프를 요구하더구만. 그게 지금 상황에서 현실성이 없어요. 미국이 달러를 회수 중이거든. 통화 스와프는 돈을 풀 때나 하는 거예요.”(536~5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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