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에세이

박문호 박사의 빅히스토리 공부. 박문호 지음, 김영사 간행 2.

무주이장 2022. 12. 23. 14:37

3. 광물과 생물의 공진화

초기 지구의 표층에는 광물뿐이었다. 대기, 대양, 대륙 어느 곳에도 생물은 없었다. 최초의 생명체는, 대략 40억 년 전에 출현했다. 수소가 탄소와 결합해 다양한 탄화수소 분자들이 만들어지면서 탄소 중심의 생명 현상이 진화했다. 탄소와 탄소 원자가 공유결합하여 사슬 구조와 고리 형태의 탄화수소 분자들이 생성되고, 이러한 탄화수소 분자들이 세포 속 유기분자들의 골격 구조를 만들었다. 20억 년 이전 지구의 대기와 대양에는 분자 상태의 산소가 존재하지 않았고, 산소 호흡을 하지 않는 원핵세포만 존재했다.(이때가 시생누대) 원핵세포는 전자를 획득하고 전자를 방출하는 산화-환원 호흡으로 에너지를 만들었다.

 

지구에 오존층이 생성되지 않은 약 27억 년 이전 대륙에는 자외선 때문에 생명체가 생존할 수 없었다. 20억 년 이후부터 대기 중에 산소가 축적되면서(원생누대의 특징이다) 지각의 광물들이 산소와 결합하여 산화 광물을 대량으로 생성해 왔다. 지각에서 가장 흔한 광물이 장석이다. 대륙에는 화강암이 풍부한데, 화강암은 석영, 장석, 운모의 세 가지 광물로 만들어진다. 화강암을 구성하는 석영, 장석, 운모에서 장석이 빗물에 녹으면 석영과 운모로 분리되는데, 이 과정이 바로 풍화다. 장석이 빗물에 녹으면서 금속 양이온들이 결정에서 빠져나와 바다로 흘러 들어간다. 바닷물 속에 풍부한 칼슘 이온과 나트륨 이온은 약 40억 년 전 최초의 원핵세포 속으로 확산되어 세포 생화학 작용의 핵심 이온으로 작용했다.

 

세포 속 유기물은 광합성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포도당에서 생성되는 탄화수소 구조에 질소, 산소, , 황이 결합한 화합물이다. 탄화수소 유기물과 질소가 결합해 20가지 아미노산이 출현하고, 아미노산이 결합해 단백질을 만든다. 아미노산을 결합하는 순서 정보가 바로 DNA 속의 유전자다. DNA가 생명정보를 저장하고 단백질이 생화학 반응을 촉진하는 생체 촉매로 작동하면서 세포의 생화학 진화는 가속되었다.

 

세포 속 탄화수소 분자들과 광물에서 빠져나온 금속 양이온들이 결합하여 생화학 작용이 일어난다. 그러므로 생물의 진화는 본질적으로 광물학적 현상이다.

 

토양은 흙, 모래, 자갈로 이루어져 잇는데, 흙은 모래보다 작은 광물 결정이 주성분이다. 흙의 구성 성분은 공기 25%, 25%, 유기물 5%, 광물 45%. 흙을 구성하는 광물은 주로 카올리나이트 혹은 고령석인데, 이는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이다. 흙을 구성하는 광물은 운모처럼 판상으로 쪼개지는 층상 구조의 광물이며, 흙을 고배율의 전자 현미경으로 보면 광물 결정의 층상 구조가 보인다. 그래서 흙은 일정한 형태 없이 부서지는 더미가 아니라 규칙적인 층상 결정구조를 이루고 있는 광물이 구성 요소다. 장석 성분이 많은 화강암 지각이 분해해 물, 공기, 유기물이 첨가되어 토양층이 생긴다.

 

20억 년 이전 지구 대륙에는 생명체가 거의 없었다. 고생대 실루리아기부터 녹조류에서 육상식물이 진화하고 절지동물이 육상으로 진출했다. 37,000만 년 전 고생대 데본기에 최초로 양치식물 숲이 강가에서 번성해 대륙에 본격적으로 토양층이 나타났다. 식물이 없을 경우 빗물에 의해 분해된 암석들이 토양이 되지 못한 채 모두 씻겨져 사라지지만, 식물이 숲을 이루면 식물 뿌리와 빗물에 의해 분해된 광물이 유기물과 결합하여 토양층이 생성된다.

  

고생대 이후 지난 5억 년간의 지구 표층 환경 변화의 두 핵심 사건은 광물과 생물의 공진화와 토양층의 생성이다.

얘수24에서 가져온 이미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