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은 구라를 치는 것이 아니라 증거로 설명하는 학문입니다.
생각은 단초가 주어지면 일어납니다. 벌떡. 그리고는 이어서 키가 크고, 근육이 늘어 몸피를 키웁니다. 간혹 끝 간 데 없이 달려가다 노루처럼 ‘내가 왜 뛰지?’ 자문하며 제자리에 서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곁길을 기웃거리기도 하고요. 삼천포에 들어가 나올 생각을 안 하기도 하지요(요즘 삼천포는 다리가 연결되어 왔던 자리로 다시 나올 필요가 없습니다. 옛날 쓰던 관용구인데 삼천포 시민도 이제는 들어도 사실이 아니니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될 듯하여 사용했습니다) 저의 고등학교 물리의 교과성적이 ‘가’였던 것 때문인지 과학책이 좋습니다(학생들이 물리 수업 시간에 강의를 듣지 않는다고 하여 혼자서 칠판을 보고 수업을 하시고는 칠판이 가득 차면 교실을 나갔던 물리 선생님이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시험을 치면 문제를 읽지 않고 객관식에만 아무 답만 쓰고는 시험 시작 5분 만에 교실을 나왔더랬습니다) 논리가 정연한 것이 그 이유이고요. 주장하는 바를 증거를 이용해서 증명하는 것이 말이 믿을 만해서 더욱 좋습니다. 요즘은 말인지 방귀인지 모를 자기 멋대로 쓰는 말들로 인해 우리말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고 있지 않습니까? 앞에 한 말과 뒷말이 서로 호응을 하지 못해 듣는 사람이 자기 귀를 의심하게 하는 요즘이니 과학책을 읽기를 권합니다. 과학지식도 늘리지만 그보다는 말은 이래야 한다는 용례를 보며 공부하면 좋겠습니다.
최근 1-2년 사이에 과학책을 선별하여 읽기 시작한 것은 ‘창조과학’이라는 유사과학을 과학이라며 강변하던 자칭 교수라는 분의 강의를 듣고서 가진 의심 때문이었습니다. 저는 종교가 과학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반대합니다. 신념이 작용하는 종교와 증거가 작용하는 과학은 다른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창조과학이 진화의 증거를 대라며 윽박지르는 주장이 맞을까? 그래서 지구에 관한 책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고, 진화에 대한 책들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전공책을 읽기는 버거워 일반인을 위한 쉬운 책을 찾기를 희망했지만 책을 고르는 것이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공룡 이후’라는 책을 찾은 것은 다행입니다. 진화의 과정을 어떻게 설명하는가를 알 수 있었고, 이런 연구를 진행한 사람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증거를 모았으며 지금도 어떻게 논쟁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과학은 지겨울 정도의 성실과 인내가 필요하고 하나님의 은혜가 있는 행운이 있어야 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창조과학이 구라라는 것을 확신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계속해서 이런 책들을 읽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진화를 설명하는 것에 하나님의 은혜가 고생물학자들에게 있었다는 것을 창조과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알면 얼마나 놀랄까요.
이 책은 백악기 공룡이 살았던 시대가 멸종되고 이후 시대를 설명합니다. 공룡 이후의 시대를 신생대라고 합니다. 전체 지구의 지질시대 분류를 볼 때는 잘 외지도 못했지만 신생대 만을 분류하니 조금 눈에 들어왔습니다. 신생대는 ‘팔에올마플플’로 나눕니다. 6500만 년 전부터 1만 년 전까지의 시대를 신생대라고 합니다. 과학책이라서 제가 읽다가 관심을 가지게 된 부분을 중심으로 정리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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