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와 고래
1. 이춘개 사건 개황
원적이 강원도 어래진인 이춘개는 1950년 원적지 어래진에서 강원도 향일포로 피난을 하여 정착한 이주민이다. 이춘개의 소유인 서른 자짜리 연안 자망 어선인 ‘어래호’의 선주, 선장으로서 향일포에서 조업을 하는 자로 일상미상의 어느 날, 오후 3시께 향일포를 떠나 명태를 건지러 나간 후, 다음 날 새벽 어래진으로 들어간 자이다. 어래호의 선원은 이춘개를 포함해 모두 4명으로 1차 심문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다 음
가. 어래호는 낡은 배로 엔진은 도요타 2기통 엔진을 장착했다.
나. 조업 당일은 늦은 오후부터 안개가 걷혀 시야는 양호했다.
다. 자정이 지나 조류가 세어지고, 새벽에 북동풍이 불어 조류가 북쪽으로 돌아섰다. 엔지의 힘으로 조류를 이기지 못했다.
라. 북쪽에서 조사를 받고 억류 6개월 만에 배는 억류된 채 귀향하였다.
마. 우리 수사기관은 5일 동안 조사하였으나 북한 간첩 등의 대공혐의는 없었다.
그러나 송환 후 6년이 지나, 북한 공작원들이 남파하여 향일포를 통하여 침투 후, 암약하던 중, 내륙에서 간첩 두 명을 체포하여 조사한 결과, 이들이 향일포의 지리에 능통하고 이 곳을 침투경로를 정한 것에 내부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의심하여 수사를 확대하였다. 수사 결과 향일포 거주 이춘개가 6년 전 북한에서 항일포의 상세지도를 그려서 준 것이 확인되어 이춘개를 체포하고 기소하여 징역 13년 10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삼일절 특사로 석방되었다. 유죄 확정에 선원 3명이 증언에 협조하였다.
2. 이춘개의 석방 후 행적 및 처리 결과
출감 후 2달 동안, 향일포 여인숙에서 거주하며 동양화를 그리며 소일하였고, 선착장에서 익사 후 발견되지 않아 부패된 시신이 스크류에 말려서 찢어지는 등 훼손이 심하였다. 자살로 처리하였고, 연고자가 찾아오지 않아 도립화장장에서 화장하였다. 이춘개의 사망으로 정기관찰대상에서 해제하였다.
이상이 김훈의 소설 '명태와 고래'에서 알게 된 이춘개에 대한 사건기록이다. 이어 2019년 북한 어민 북송사건의 개요를 대충 기록한다.
3. 북한 어민 북송 사건 개황
북한 내 주소지 불상의 북한 출신 어민 2명이 서해 NLL선을 무단 침범하였다. 우리 군은 이에 대응하여 조치를 취하려 했으나, 도주를 시도하는 어선을 나포하였다. 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타고 있던 어선의 다른 선원 16명을 살해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조사하는 과정에서 처음의 진술과는 달리 남한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이들이 어선에서 잡은 물고기들을 북한 내에서 파는 과정에서 공범 1명이 체포되어, 공범 2명이 도주하는 과정에서 우리쪽 NLL선을 침범하였고, 우리 군에 의해 발견 당시 도주를 시도한 것, 체포 후 심문과정에서 귀순의사를 처음부터 밝히지 않은 것을 근거로 북송하였다.(당시 국정상황실장 윤건영 의원의 인터뷰 중에서 정리함)
4. 국민의 힘과 청와대 쪽의 입장 추정
‘윤석열 대통령은 21일 문재인 정부 당시 '탈북 어민 북송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와 관련, "많은 국민이 의아해하고 문제 제기를 많이 해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는 기사가 나오고 국민의 힘에서 남한 귀순 의사를 밝힌 북한 어민을 북송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앞으로 전개과정을 얼추 알 것 같다.
“2010년 ‘진실.화해를 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 광복 이후 전쟁과 분단, 개발독재와 군부독재, 유신과 쿠데타의 시대를 거치면서 벌어진 학살과 고문, 인권침해의 사례들을 조사한 결과를 ‘종합보고서’로 발간했다. (중략) ‘명태와 고래’는 이 보고서를 읽은 후 두려움과 절망감 속에서 쓴 글이다.”(김훈의 군말 중에서)
찍 소리 한 번 못하고 가족이 절단나고, 인생이 절단되는, 과거사 속에 존재했던 무수한 이춘개들을 때려잡은 정권을 위해 애썼던 사람들의 뿌리가 끊어지지 않고 지금까지 끈질기게 이어졌다는 사실에 놀라면서, 그들이 북한과 관련하여 토하는 말이 또 누구를 죽이려는 구린 음모일까 염려가 되는 점에서 김훈 작가가 느낀 두려움과 절망감을 공유하게 된다. 해방 후부터 최근까지 이어져 온 분단의 논리가 아직도 살아 숨 쉬는 것에 한숨만 나온다. 박근혜는 개성공단 사업주들을 죽였다. 북한 정권을 죽인다며 우리 국민을 다치게 하더니만, 이번에는 북한 어민을 걱정하는 데, 누구를 죽이려고 하는 것일까 이것도 얼추 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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