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공과 : 로마서 15:14-16 영적 습관을 통한 시야 넓히기
이번 주 다락방 공과는 로마서 15:14-16절 말씀입니다. 바울이 로마교회의 신도들이 믿음이 좋은 성숙한 신자들이라면서 “이방인들이 성령으로 거룩하여지고, 하나님께서 받으실 만한 제물이 되도록 하기 위해,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제사장의 직무를 담당”(로마서 15:16 아가페 쉬운성경)하였다고 말합니다. 여기에서 바울은 크게 두 가지 권면을 하고 있다고 교재는 설명합니다.
첫째, 영적으로 좋은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나의 신앙생활에서 가장 기초적인 ‘구구단’을 연습하라는 것입니다. 둘째, 세상을 향한 영적 시야가 확장되어야 합니다. 바울은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은혜”(롬 15:15)에 감격해서 “이방인을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의 일꾼이”(롬 15:16) 되었다고 말합니다. 은혜가 자기 자신에게만 머물지 않고 세상을 향한 사명으로 확장된 것입니다. 그러면서 바울이 만약 나의 신앙생활을 관찰한다면 어떤 기초적인 조언을 해줄 것 같냐고 묻고, 나는 바울과 같이 세상을 향한 사명을 어떻게 실천하고 있느냐고 묻습니다. 그러면서 나라와 민족과 교회의 뉴스를 접하며 나의 마음이 가장 많이 머문 곳은 어디며, 어떤 중보기도제목을 발견했냐고 묻습니다. 너는 너의 작은 창문을 통해 어떤 세상을 바라보느냐고 따져 묻습니다.
“그 창문을 통해 넌 광대하고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넓은 세계를 보니?”
한때 불교의 가르침을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내가 무언가를 혼자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치는 젊은 시절, 깨달음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심취했습니다. 결국 나 스스로 무언가를 이루는 것은 보이지 않고 믿기지 않는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아프게 인식한 후에야 하나님이라는 존재를 믿기 시작했지만 지금도 성경을 보면, 불경의 가르침이 어른거립니다.
오늘 다락방 교재는 불교식으로 말하면 소승과 대승의 개념을 합하여 설명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넌 너를 알기 위해 무엇을 하니? 성경을 읽니? 감사노트는 쓰니? 가정예배는 드리니? 그러면 넌 행복하지? 그런데 세상을 위해서는 넌 하는 게 뭐니? 네가 깨달으려고 하는 것은 너 개인의 행복 때문이니? 아님 세상 사람과 함께 행복하려고 하는 거니? 세상사람과 함께 행복하려고 네가 구체적으로 하는 일은 무엇이니?”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성경도 읽습니다. 감사노트는 쓰다 말았지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려고 노력합니다. 미워하는 마음을 갖는 것은 미워하는 대상은 아무 불편이 없는데, 미워하는 내가 불편하니 손해 보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가정예배는 다행히 모든 가족이 믿음을 공유하여 같이 드립니다. 하지만 규칙적이지는 않습니다. 기념할 일, 좋은 일, 돌아가신 부모님을 기억하는 날은 같이 예배를 드립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과락은 아니라고 자부하지만, 세상을 향해 중보기도제목을 정하고, 나의 작은 창문을 통하여 광대하고 영광스러운 하나님이 넓은 세상을 보느냐는 물음에는 멈칫, 서고 맙니다.
나라와 민족과 교회의 뉴스는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누구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상의 지도자를 보지 않습니다. 남의 불행이 나의 불행이라며 물고 뜯고 씹는 말의 악취가 진동합니다. 누구나 미래의 소망을 말하면서 말버릇은 남을 탓하기만 합니다. 정치지도자가 법을 제대로 바꾸면 세상이 바로 선다는 기대를 버린 지는 오래됩니다. 시끄러운 사람일수록 믿을 게 없고, 전문가인양 자랑하는 사람일수록 속 빈 강정일 가능성이 큼을 아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질서 정연한 커뮤니티는 내부에서 압제가 있어서 그렇다는 의심을 할 줄도 압니다. 스스로 부정하여 맑지 못하고, 긍정을 배우지 못할 정도의 부정스러운 세상에서 살면서도 제가 소망을 놓지 않고, 세상이 망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득도한 큰스님의 가르침 때문일까요? 목사님의 간절한 기도 때문일까요?
제가 가진 집의 작은 창문을 통하여 저는 작은 사람들을 봅니다. 호구지책의 직업이지만 거기에서 소망을 보는 사람, 폼 나지 않는 일에서 사람들의 필요를 보는 사람, 고래고래 거리에서 자기를 알아 달라 소리치지 않고 가슴으로 말을 전하는 사람, 컨버전스라는 영화 속에 나오는 전과자 출신 봉사자, 병원 청소부, 병원 조리사, 평균 수명이 인근 다운타운에 비해 15년이 적은 열악한 지역사회를 위해 뛰는 마이애미 병원의 의사, 환자를 돌보다 중환자실에 누워 환자가 되어버린 페루의 의사들을 봅니다. 그리고 세상이 망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가집니다. 이것이 나의 작은 창문을 통하여 보는 내가 아는 하나님의 세계입니다. 제가 하나님을 믿으면서 생긴 눈입니다. 그럼 하나님을 믿지 않았을 때는 무엇을 봤냐고요?
큰 정치인을 봤습니다. 무얼 하든 누구도 비판하지 못하게 하는 큰 정치인. 큰 목사님을 봤습니다. 교회 안에서는 왕이고 거리에선 비루한 지탄받는 큰 목사님. 큰 장사꾼도 봤습니다.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며 사람을 조롱하는 큰 장사꾼. 남을 무시하는 잘난 놈, 곡학아세 하는 많이 배운 놈 등등. 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움직이는 것으로 보았습니다.
하나님을 믿으면서 평소 근거가 박약한 개인적인 생각이 하나님의 가르침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것을 한두 개 발견할 때마다 다리에 힘이 들어갑니다. 고맙고 미덥고 감사한 사람들은 어두운 골목 어딘가에서 조용히 자기 일을 하는 분들임을 믿습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을 여기저기 너무도 많이 있게 하신 하나님의 큰 뜻을 믿습니다.
다락방에서 시작한 묵상이 이렇습니다. 아직 멀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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