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 잠언 25: 15~25 원수를 먹이라
오래 참으면 관원도 설득할 수 있나니 부드러운 혀는 뼈를 깎느니라 (잠언25:15)
로마서 13장 1절에서 7절은 하나님이 주신 권세에 순종하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권세란 다른 사람에게 유익을 주는 정당한 권세를 말하는 것이기에 현대를 사는 저도 바울의 이야기에 별 반감이 들지 않습니다. 만약 하나님이 주신 권세라고 주장하며 타인을 괴롭히고 억압하고 차별한다면 그 권세는 하나님이 주신 권세가 아니기에 우리의 순종 의무는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위의 말씀을 해설한 매일성경의 구절을 읽다가 이를 어떻게 적용할까 묵상이 길었습니다. 일단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상급자가 지위와 권력으로 억누르려 할 때, 똑같이 힘으로 대항하지 않는 것이 지혜입니다. 날 선 말을 부드러운 말로 받아내는 오래 참음이 그의 꼿꼿함을 꺾을 것입니다. 사랑과 온유의 승리를 믿으십시오.’
참으라는 말입니다. 인내하고 원수를 먹이면 그가 부끄러워한다는 말입니다. 사랑과 온유가 지위와 권력의 부당하고 꼿꼿하고 꼬장꼬장한 힘을 부드럽게 만들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젊은 사람일수록 받아들이기 어렵겠지요. 하루하루 직장생활을 하든, 자영업을 하든 상급자라고 자칭하는 사람들에 의해 많은 고통을 겪는 경우를 심심찮게 보는 것이 심화된 자본주의 폐해를 가진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입니다. 그래서 저도 묵상이 길었습니다. 다음은 아버지와 딸의 대화입니다. 누가 상급자인가 보시기 바랍니다.
아버지 :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네 자리는 스스로 정리하고, 공부도 하여라. 공부하지 않으면 네 인생은 남의 심부름이나 하며 살아야 한다. 우리 때는 3당4락이라고 했다. 3시간만 자고 나머지 시간을 공부해라. 좋은 대학 가면 그때는 공부 안 해도 된다. 간판이 실력을 이기는 세상이다.
딸 : 아빠, 그러기 싫기도 하지만 못 하겠어요. 전 제가 좋아하는 춤을 배우겠어요.
아버지 : 그러면 난 너에게 지원을 하지 않겠다. 넌 내 말을 들어야 한다!
다른 딸 : 아빠, 술 끊고 담배 끊으세요. 내 방에 들어오실 때는 반드시 노크를 하세요. 술, 담배 냄새에 찌든 아빠는 제 방에는 들어오지 않으면 좋겠어요. 싫으시면 저 안 보시면 돼요.
다른 아버지 : 미안하다만, 접대를 피할 수가 없어 술은 못 끊는다. 담배는 끊어보려고 노력을 하겠다만 시간을 다오. 난 내 딸을 하루에 한 번은 봐야겠다.
다른 딸 : 안 돼요. 아빠! 난 아빠가 술과 담배를 끊지 않으면 말도 않을 거예요!
앞의 사례에서는 아버지가 딸에게 자신의 가치관을 강요합니다. 이때 아버지가 상급자이겠지요. 딸은 아버지를 온유와 사랑으로 인내하며 기다리라는 말씀입니다. 딸은 춤을 아버지 몰래 계속 배우고 익히면 되지 굳이 아버지에 대항해 가출하거나, 얼굴을 보지 않겠다며 집에서 아버지와 대면을 않거나 대화를 거부하는 방법은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뒤의 경우는 아버지가 상급자인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딸이 현실적 제약으로 인하거나, 의지박약 때문이거나 아버지가 어려워하는 일을 강요합니다. 아버지가 “세상도 모르는 것이…” 하며 딸을 겁박하는 방법은 옳지 않다는 말입니다.
아버지와 딸은 기본적으로 사랑의 관계라서 가능하지만, 직장에서는 적용이 안 된다고 하실 분도 있을 것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세상은 본시 힘을 가진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입니다. 그들을 보호하기 위하여 법이란 것이 처음 만들어졌다고 저는 봅니다. 공동이익을 위한다는 명분 뒤에는 누군가의 이익을 보호하는 기능을 숨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성경에서 질서를 말하고 순종을 말하면 부당한 이익을 강요하는 사람들 편을 든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세상이 바뀌면 어떻게 될까요? 전태일 열사는 당시 지켜지지 않던 근로기준법을 법대로 시행하라고 법전을 들고 분신을 했습니다. 아직도 지켜지지 않는 많은 경우가 있다고 하지만 근로기준법은 이제 모든 직장인들의 수호신이 되었습니다. 많은 경우, 상급자의 부당한 업무는 따르지 않아도 됩니다. 부당한 업무를 따르지 않아 뒤따르는 현실적 어려움을 겁내서는 세상은 바뀌지 않습니다. 사실 현실적 어려움을 푸념하지만 거기 뒤에는 본인의 출세 욕망이 숨어 있지 않은 지 살펴볼 필요도 있습니다.
상급자는 상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법륜 스님의 충고 중 기억나는 말씀이 있습니다. 직장을 고를 때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고액 연봉의 직장보다는 자기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이지만 낮은 월급을 주는 직장이 낫다는 것입니다. 사장이 지랄 맞으면 그만두면 되고, 직장을 잃어도 그런 직장은 아주 많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사장은 그런 직원을 계속 두려고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이때 상급자는 누구일까요?
성경을 공부하고 하나님을 믿으면 욕망이 바뀝니다. 경험하시면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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