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 공부 : 세상에 물들지 않을 비결
오는 목요일 다락방 모임을 위해서 교재를 펼쳤습니다. 로마서 12:2 본문 말씀입니다.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성경에 기록된 말씀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는 말씀이라 나와 타인이 같이 들어야 하므로 쉽게 말씀을 남에게 전합니다. 그런데 이게 문제가 발생할 때가 많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불신, 종교인에 대한 불신을 가진 많은 사람들은 ‘너 나 잘하세요’ 하고 귓등으로도 들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계속 말하면 노골적으로 ‘자기 인생’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합니다.
법륜 스님의 즉문즉설에서 상담자에게 주는 법문은 상담 당사자에게만 해당하는 법문이라고 누누이 말하지만 켜켜이 누적된 스님의 법문을 들은 사람들이 함부로 남에게 충고를 하는 경우가 많은 모양입니다. 매번 경고의 말씀을 합니다. 그러나 아마도 그런 사례가 많이 줄어들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은 쉽게 남의 인생에 시비를 거는 것이 습관이 된 동물이니까요. 수도원의 수도승이나 스님들이 묵언수행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본문의 말씀을 듣고 저희 부부는 제가 낳고 기른 아이들에게 이 말씀을 전달하고 싶은 욕망이 생겼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들은 저희 부부의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매번 우리들의 충고는 공염불이 되고 헛된 기도가 되는 것으로 보이니까요. 이제 생각을 바꿔야 하겠습니다. 남들의 인생에는 개입 않았던 제가 자식들의 인생에는 개입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잘못된 것입니다. 남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엄격히 구분하면 남입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고 하는데 본받지 말 대상은 요한일서 2장 16절에 구체적으로 나옵니다.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 좇아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 좇아 온 것이라” 우리가 세상을 살면서 악착같이 구한 것들입니다. 이제 60을 넘기면서 조그만 월급을 연금이라 생각하며 자족하겠다는 결심을 하지만 이것도 하루에 몇 번씩 흔들립니다. 더 큰돈을 벌 방법을 상상하곤 하니까요. 내 젊은 시절, 육신과 안목의 정욕, 자랑거리를 찾느라 열심히 살았습니다. 나이 들어 건강을 상하고, 집 한 채 장만하고, 아이들을 대학 보내고, 결혼시킨 것이 그 결과였으니 하나님의 보살핌이 있었던 결과이며 그래도 다행이고 고맙게 생각하지만 아이들은 나의 자부심을 무겁게 생각하지 않는 눈치입니다. 사실 정욕을 좇아 큰 자랑거리를 얻은 것이 아니니 아이들의 평가가 객관적이긴 합니다. 온 인생을 바쳐 살았던 삶의 목표가 인생의 많은 것을 바치기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이라고 아이들에게 본받지 말라고, 그러지 않아도 인생에는 다른 가치 있는 일들이 많다고 말을 해주고 싶지만 아이들은 저들 만의 욕망과 자랑거리를 찾아 삶의 미로를 헤매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성공을 기도합니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이 상처입지 않았으면 하고 또 기도하기도 합니다. 아직 저는 버리지 못한 세상의 본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분별하도록 하다”에 사용된 헬라어 ‘도키마조’는 ‘진짜 맞는지 시험해보고 증명해보는 차원에서의 분별’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경험’을 통하여 분별하는 거랍니다.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를 삶에서 경험하면 뭐를 얻지요? 시편 34편 8절은 ‘너희는 여호와의 선하심을 맛보아 알지어다 그에게 피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이 세상의 욕망을 좇는 삶에서 살짝 피해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을 좇는 지혜가 이 세상에 널리 퍼지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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