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 이승우, 마음의 부력(2021 44회 이상문학상 수상작)
우리나라에는 많은 문학상이 있습니다. 문학상 수상작을 선정하면 작품집을 내곤 합니다. 제가 처음 접한 문학상 작품집이 이상문학상이다 보니 매년 수상작이 선정되고 작품집이 출간되면 사서 읽습니다. 나름 이유는 문학작품 속에서 그 해 어떤 세상이 보였을까를 짐작하고 사회의 변화를 읽어보려는 의도도 있습니다. 작년 44회 수상작이 선정되고 작가와 문학상 선정사 사이에 저작권을 양도하라는 요구 때문에 갈등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갑이 을을 옥죄는 규정을 강요하다가 수상작가인 김금희 씨가 수상을 거부하였고, 이어 최은영과 윤이형 작가도 김금희 씨와 뜻을 같이 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수상작을 통해 세상을 보려던 나의 의도는 세 분의 작가가 수상을 거부함으로써 충족되었습니다. 세상은 이제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는 을을 갑이 함부로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김금희 씨의 수상 거부 작품이 무엇인지 알아보려고 했지만 쉽게 검색하질 못했습니다. 문학사상사 측에서 자세한 정보를 정리해서 올려 주시면 좋겠습니다. 더 나아가 세 분의 수상 거부 작가의 작품을 반성의 의미로 출간을 하는 것은 어떨까요? 세상의 변화를 의미 있게 받아들이기 위해 고민하는 인간의 내면을 알리는 것도 소설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면 갑이 지배하던 세상이 위협받는 상황을 만드는 을의 변화를 알리는 것이 문학사상사 측의 의무일 수가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아니면 말고요^^
2021년 44회(2019년이 43회이니까 2020년 수상 거부 사건으로 작품집이 출간되지 못해서 그렇지 수상자는 선정되었던 것이니까 45회) 이상문학상의 수상작은 이승우의 마음의 부력입니다.
제가 종교를 가진 것이 얼마 되지 않아서 성경말씀에 순종하지 못하는 줄 알았습니다. 성경 속의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으로부터 사랑도 받지만, 벌도 받기도 하고 억울한 일도 당하는 모습에서 저는 하나님의 모습보다는 하나님의 종인 사람의 모습이 늘 자주 보였습니다. 이번 수상작의 작가는 늘 사랑받았던 주인공이 사랑받지 못해 독립적이 된 죽은 형을 회상하면서 중력을 거부하고 떠오르는 힘인 부력을 차분히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죽은 형의 이름을 산 동생에게 부르는 어머니는 충분히 사랑하지 못한 형에 대한 부채감을 치매를 앓는 중에도 잊지 못하고 며느리에게 전화를 해서 빌려준 돈을 이제는 갚으라고 합니다. 어머니의 마음과 자신의 마음에서 중력을 거부하고 작동하는 부력을 설명하면서 에서와 야곱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성경 속의 사랑의 이야기가 어떻게 현실에 발을 딛고 사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회한과 후회를 만들어내는지를 이야기할 때 저는 작가의 생각에 쉽게 동화되었습니다. 이렇듯 성경은 사람들에게 중력만이 아니라 부력도 느끼게 한다는 것에 소중함이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처음 알게 된 작가이고 작품입니다. 바로 이웃 교회에 계신 성도를 만난 듯한 착각에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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