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후기 : 요나스 요나손,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2
요나스 요나손과 그의 딸, 놈베코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 2
스웨덴의 작가 요나스 요나손이 쓴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의 여자’를 읽고 있습니다. 그의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읽지 못하고 영화를 통해 줄거리를 알고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상황들이 연결되어 전개되는 기상천외한 이야기였습니다. 언뜻 현실감이 없는 듯하다가도 삶의 지혜가 간단하게 설명되는 것에서 이야기의 현실감이 살아나고, 작가의 삶을 대하는 지혜가 보였습니다. 어려운 표현을 쓰지도 않고, 지루하게 끌지도 않으면서 아까운 소재를 한 줄로 소비하는 자신감이 보였습니다. ‘이 정도쯤이야… 내 속에 많다’는 자신감은 혹부리 할아버지 같았습니다. 할아버지의 혹부리에는 이야기가 가득했지요. 그 이야기를 듣고 우리는 세상 사는 지혜를 배웠습니다. 이제 그에게서 직접 삶의 지혜를 들어보지요.
호색한의 성추행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소웨토 지역에 타보라는 호색한이 살았더랬습니다. 주방장이요 시인이기도 했던 한 에스파냐 선원에 의해 강제로 읽는 법을 배웠고, 배에서 쫓겨난 에스파냐 선원이 가진 많은 책을 모두 물려받았던 사람입니다. 그는 아는 시를 이용해 많은 여성들과 일시적인 사랑을 했던 자였습니다. 그가 샤워 칸 문 하나를 잘 못 열었다는 이유만으로 놈베코는 타보의 허벅지에 가위를 박았습니다. 그런 아픔을 겪고도 타보는 놈베코에게 접근합니다. “놈베코, 넌 아주 예뻐. 알리의 아내보다 훨씬 더 예뻐. 어때, 우리 한번 사귀어 볼까? 우리, 함께 어딘가로 떠날까?” 그는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두르면서 은근히 말했습니다.
‘놈베코는 (어딘가로 떠난다)는 말이 달콤하게 느껴졌다. 그곳이 어디든 상관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음탕한 사내와는 절대로 아니었다. 이날의 수업은 이미 끝난 뒤였다.
놈베코는 타보의 왼쪽 허벅지에 가위를 박아 주고 그곳을 나왔다.’ (37쪽)
많은 성추행범들은 고발을 당하거나 고소를 당하면 범행을 부인합니다. 범행이 증명되면 이번에는 상대가 성추행 후에도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고 어쩌면 이를 즐겼다는 둥 피해자에게 덮어 씌우기도 합니다. 가위를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혹 화장실 문을 잘못 열었거나, 어깨에 팔을 두르면 준비한 가위를 상대의 허벅지에 박아두시면 됩니다. 확실한 증거가 생김으로 인하여 향후 법적 대응이 수월합니다. 그것보다 성추행범이 두 번 다시 당신 근처에 얼씬거리지 않는 효과가 생깁니다.
타보도 놈베코에게 가위를 두 번 허벅지에 박히고 나서는 얼씬거리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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